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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의 서재

우리 내부에 있는 공포가 모든 혐오를 조장한다.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우에노 치즈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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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을 찾은 '여성혐오를 혐오한다'의 저자 우에노 치즈코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가 4일 '여자들의 사상을 말하다'(소통과 치유 주최) 토크 콘서트에서 말한 내용을 5가지로 정리했다.


우에노 교수는 강남역 살인사건으로 한국사회의 여성혐오 현상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에 대해 "한국 여성들의 메시지에 압도당했다"며 아래와 같이 말했다.


"그동안 여성들이 강간당하고 협박당했던 일이 너무나 많았다. 하지만 분노가 이렇게까지 표출된 것은 역사상 없었던 일이라 생각한다. '분노'란 여성에게 있어서 가장 금지된 감정이라는 말이 있는데, 지금 한국에서는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성혐오: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성적 주체로 결코 인정하지 않는 여성의 객관화, 타자화를 '여성 혐오'라고 한다.(출처: 우에노 치즈코의 책 '여성혐오를 혐오한다')


1. '여성혐오'는 3종 세트다


: "'여성혐오'는 '여성멸시' '남존여비'라는 표현과 비슷하지만 좀 다른 점이 있다. 바로, '여성혐오'는 3종 세트로 이뤄져 있다는 것이다. '여성혐오'는 남성 간의 사회적 유대를 의미하는 '호모소셜'(Homosicial), 그리고 동성애 혐오증인 '호모포비아'(Homophobia)와 늘 함께 다닌다.


'호모소셜', 즉, '남성 간의 유대'란 '남자가 남자로서 인정한 남자들끼리의 유대/관계'를 의미한다. 남자가 '남자'임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여성이 아님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여성혐오'는 여기서 필연적으로 나오는 부산물이다. '호모포비아' 역시 남성들 간의 집단적인 사회 안에서 '여성스러운' 혹은 '계집애스럽다'고 이야기되는 남성을 배제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배제되지 않기 위해, 남자는 항상 자신이 남성스럽다는 것/여성스럽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것이다."




2. '여성혐오'는 아주아주 오래전부터 있었다


: "여성혐오가 최근에 강해진 것이냐고? 아니다. 여성혐오는 아주아주 예전부터 있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여성혐오'가 두드러져 보이는 이유는 '신자유주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신자유주의 시대의 패배자인 남성의 불안과 위기감은 신자유주의를 전개하고 있는 권력층을 향해야 하지만, 거꾸로 '약자'에게 향해 있다. '요새 여자들이 말을 안 듣는구나' '여자가 적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과거와 비교할 때 현시대의 여성들은 분명 변했고, 페미니즘도 성과를 낸 부분이 있다. 최근의 여성혐오 현상은 이에 대한 '반동'(反動, rebound)의 성격이 짙다."


3. '남성혐오'는 성립하지 않는다


: "'여성의 남성혐오가 성립하느냐?'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는다. 하지만 제 대답은 'NO'다. 남성혐오는 이론적으로 성립할 수 없다. 왜 성립하지 않는지 그 이유는 '여성혐오'의 3종 세트로 돌아가 설명할 수 있다. '여성혐오'와 한 세트인 '남성들 간의 유대'(호모소셜, Homosocial)를 보라. 이것은 '권력'을 독점하기 위한 남성들 간의 집단적 행위를 의미한다. 그런데 사회적 자원, 권력이 없는 여성들끼리의 유대로 남성과 같은 유대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 불가능하다. 젠더간 비대칭성, 압도적인 권력 차이를 생각해 보면 '남성혐오'는 성립하지 않는다."


4. '미러링', 적절한 전략이 아니다


: "(여성혐오 문화에 대응하는 하나의 전략으로서 미러링 mirroring에 대해) 언어학적으로 보면 '패러디'라고 할 수 있다. 상대의 언어를 빼앗아, 그대로 되돌려준다는 뜻이다. 패러디는 물론 싸우는 도구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패러디를 하면 본인의 레벨을 상대의 레벨로 낮추게 되는 결과도 낳을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젠더간의 압도적인 권력 차이를 생각해 볼 때 '미러링'은 적절한 전략이라고 할 수 없다. 남성들이 남발하는 반동적인 전략에 똑같이 휩쓸릴 수 있다."


5. 여성혐오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


: "여성혐오는 남성에게도, 여성에게도 굉장히 내면화된 것이기 때문에 극복하기 굉장히 어렵다. 여성혐오는 어떤 상대에게 성적 욕망을 갖느냐에 대해서까지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 예를 들어, 여성이 자신보다 힘 있는 남성(예: 몸집이 크다/재력이 있다/똑똑하다 등)을 파트너로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는 한 '여성혐오'를 하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남성들이 자신보다 힘없고 지배하기 쉬운 여성을 만나고 싶어 하는 것도 '여성혐오'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나갈 수 있을지, 함께 생각해볼 문제라고 생각한다.


다만, '연애'에 있어서 여성혐오를 극복하는 하나의 방안이 있다면 '상대방이 나를 존중하는지'를 기준으로 관계를 돌이켜보는 것이다.


일본의 젊은 여성들이 저에게 상담하러 온다. 예를 들어, '남자친구가 피임을 안한다'는 것을 저에게 의논하고 불만을 털어놓는다. 이럴 때, 저는 여성에게 '나한테 말하지 말고 그 남자한테 가서 말하라'고 한다. 그런데, 그 여성은 왜 나에게 와서 의논할까? 남자친구에게 그 이야기를 못 하기 때문이다. 피임조차 요구할 수 없는 남성을 '연인'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당신의 남자친구는 당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고 말하면, 여성이 운다. 왜 울까? 불편한 진실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남성의 지배와 집착을 '사랑'이라고 착각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있다면, 연애 상대를 고를 때는 자신을 존중하는 사람을 고르라는 것이다.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 모든 사람에게는 'NO'라고 말해야 한다."


기사와 사진 출처 : http://www.huffingtonpost.kr/2016/06/07/story_n_10330084.html 

허핑턴포스트코리아  |  작성자 곽상아


* 연구 학습을 위해 인터뷰 내용을 옮겨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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