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의 서재

안에선 하얀 눈이 흩날리는데, 구 바깥은 온통 여름일 누군가의 시차를 상상했다. 바깥은 여름 - 김애란 단편소설

지구빵집 2018. 3. 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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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의 "바깥은 여름"은 총 7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소설집이다.

 

“아이들은 정말 크는 게 아까울 정도로 빨리 자랐다. 그리고 그런 걸 마주한 때라야 비로소 나는 계절이 하는 일과 시간이 맡은 몫을 알 수 있었다.” -18p 입동

 

"비로소 정착했다고 안심한 곳이 허공이었구나 싶었다." - 33p 입동

 

“있잖아 에반. 나는 늘 궁금했어. 죽는 게 나을 정도로 아픈건 도대체 얼마나 아픈 걸까?” -62p 노찬성과 에반 

 

"용서가 머야? 없던일로 하자는 거야? 아님 잊어달라는 거야? 그냥 한번 봐달라는 거야." -44p 노찬성과 에반 

 

"네가 네 널굴을 본 시간보다 내가 네 얼굴을 본 시간이 길어... 알고잇니?" -62p 노찬성과 에반 

 

“-이수야. -응. -나는 네가 돈이 없어서 공무원이 못 돼서 전세금을 빼가서너랑 헤어지려는 게 아니야. -...... -그냥 내 안에 있던 어떤 게 사라졌어. 그리고 그걸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거 같아.” -115p 건너편

 

"아무렴 한창때가 지났으니 나물 맛도 알고 물맛도 아는 거겠지. 살면서 물 맛있는 줄 알게 될지 어찌 알았던가." -87p 건너편

 

"도화는 잘 개어놓은 수건처럼 반듯하고 단정한 여자였다. 도화는 인내심이 강했고, 이내심이 강했기 때문에 쾌락이 뭔지 알았다. 이수는 도화의  그런 몸을 사랑했다." -97p 건너편

 

“이 안에서 어떤 이들은 고독 때문에 또 어떤 이들은 고독을 예상하는 고독 때문에 조금씩 미쳐갔다.” -130p 침묵의 미래

“호오가 아니라 의무지. 몫과 역을 해낸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사람 재는 자가 하나밖에 없는 치들은 답이 없어요. 아주 피곤해.” -162p 풍경의 쓸모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 가진 도덕이 가져본 도덕이 그것밖에 없어서 그래.” -199p 가리는 손

 

“나는 어떤 시간이 내 안에 통째로 들어온 걸 알았다. 그리고 그걸 매일매일 구체적으로 고통스럽게 감각해야 한다는 것도.” -242p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대학은 대학인지라 봄에는 연두가, 가을에는 주황이 어여뻤다. 애들은 애들인지라 순수한 동시에 예민했고 가끔은 탄식이 나올 정도로 교만하거나 무지했다". -159p 풍경의 쓸모

 

"그럴 땐 과거가 지나가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차오르고 새어나오는거란 생각이 들었다.살면서 나를 지나간 시간 내가 경험한 시간 감내한 감정들이 지금 내 눈빛에 관여하고 인상에 참여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결코 사라지지않고 표정의 양식으로 분위기의 형태로 남아 내장 깊숙한 곳에서 공기처럼 배어나왔다." #풍경의쓸모

 

좋은 순간은 금방 지나가고 자주 오지않기에 붙박아둬야 한단다. 문득 나는 왜 지금을 붙들고 있을까생각한다. 곧 겪게 될 상실을 맞을 준비가 안된 탓일까. 뭘 잃어버리게 될지 몰라 지금 순간을 아쉽게 생각하는걸까. 둔감하고 몽롱하게 보낼 시간을 아깝다고 느끼는걸까. 

 

*적당히 반응하고 적당히 무덤덤해지고... 그렇게 마땅히 맞춰가다 보면 나에게 마땅찮은 인간이 되어있지 않을까. 내가 얼마나 풍경에 희석되어 살고 있나 반문해본다. 하지만 지루한 풍경이 견딜만한 삶의 배경이 되는 순간이 올 때. 우린 그 때를 가장 경계해야한다. 삶에서 먹고사니즘을 뺀 나머지가 남기 시작하면서 우린 이런 질문조차 멈추게 될테니까. 

 

#그리고 그렇게 사진속에 붙박힌 무지. 영원한 무지는 내 가슴 어디께를 찌르르 건드리고는 한다. 우리가 뭘 모른다 할 때 대체로 그건 뭘 잃어버리게 될지 모른다는 뜻과 같으니까. 무언가 주자마자 앗아가는 건 사진이 늘 해온 일 중 하나이니까. 그러니 오래전 어머니가 손에 묵직한 사진기를 든 채 나를 부른 소리. 삶에 대한 기대와 긍지를 담아 외친 "정우야"라는 말은 그 이상하고 찌르르한 느낌 언젠가 만나게 될 당장은 뭐라 일러야 할지 모르는 상실의 이름을 미리 불러 세우는 소리였는지 몰랐다. #김애란 #공허함에 

 

"좋은 일은 금방 지나가고, 그런 순간은 자주 오지 않으며, 온다 해도 지나치기 십상임을 아는 사람들 같아서였다." -182p 풍경의 쓸모

 

십상이다.

 

①공부하지 않으면 시험에 떨어지기 십상이다.

②대자리는 무더운 여름, 잠자리에 깔면 십상이다.

 

예문 ①과 ②에 쓰인 '십상이다'의 뜻을 사람들에게 물었더니 정확히 알고 있는 이가 많지 않았다. 첫째와 둘째 예문 모두 한글로는 똑같이 '십상'이라고 적지만 의미가 다르다.

 

①에 쓰인 '십상'은 '거의 예외 없이 그럴 것임'이라는 뜻으로 추측을 나타내는 말이다. 어떤 사실이 '열 가운데 여덟이나 아홉 정도로 거의 대부분임'을 강조할 때 '십중팔구(十中八九)'라는 단어를 흔히 사용한다. 이와 비슷한 성어에 '십상팔구(十常八九)'가 있다. 이 십상팔구를 줄인 말이 '십상(十常)'이다.

 

②에 사용된 '십상'은 의미가 첫째 것과 전혀 다르다. '일이나 물건 따위가 어디에 꼭 맞거나 잘 어울림'을 뜻하는 것으로, 한자어 '십성(十成)'에서 온 말이다. 여기서 '-성(成)'은 은이나 황금의 순도를 나타내는 접미사다. 순도를 기준으로 품질을 10등분할 때 순은이나 순금이 십성이다. "이 방은 신방으로 쓰기에 십상이다" "인품을 보니 그가 우리 지도자로 십상이다"가 그런 뜻으로 쓰인 예다.

 

중앙일보 어문연구소 홈페이지 - http://korean.joins.com/

 

"그럴땐 과거가 지나가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차오르고 새어나오는거란 생각이 들었다.살면서 나를 지나간 시간 내가 경험한 시간 감내한 감정들이 지금 내 눈빛에 관여하고 인상에 참여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결코 사라지지않고 표정의 양식으로 분위기의 형태로 남아 내장 깊숙한 곳에서 공기처럼 배어나왔다." #풍경의쓸모

 

* 강의를 마치고 돌아올 때 종종 버스 창문에 얼비친 내 얼굴을 바라봤다. 그럴 땐 과거가 지나가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차오르고 새어나오는 거란 생각이 들었다. 살면서 나를 지나간 사람 내가 경험한 시간 감내한 감정 들이 지금 내 눈빛에 관여하고 인상에 참여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표정의 양식으로 분위기의 형태로 남아 내장 깊숙한 곳에서 공기처럼 배어 나왔다. 어떤 사건 후 뭔가 간명하게 정리할 수 없는 감정을 불만족스럽게 요약하고 나면 특히 그랬다. 그 일 이후 나는 내 인상이 미묘하게 바뀐 걸 알았다. 그럴 땐 정말 내가 내 과거를 먹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소화는 배치는 지금도 진행중이었다. #풍경의쓸모

 

바깥은 여름인데 날이 차다. . 

 

🔸 온전히 자기가 하는 선택이 어디있어 결과적으로 그렇게 보일뿐이지. p.255 . 

 

🔸 사소하고 시시한 하루가 쌓여 계절이 되고 계절이 쌓여 인생이 된다는 걸 배웠다. -입동 中- 

 

🔸 그럼 저... 삼만원 아니 이만 오천원어치만 검사해주세요. -노찬성과 에반 中- 

 

🔸 어쩌면 그 날 그 시간 그곳에선 삶이 죽음에 뛰어든게 아니라 삶이 삶에 뛰어든게 아니었을까.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中- . 

 

김애란은 "바깥은 여름" 말미에 이렇게 적었다.

 

“누군가의 손을 여전히 붙잡고 있거나 놓은 내 친구들처럼 어떤 것은 변하고 어떤 것은 그대로인 채 여름을 난다. 하지 못한 말과 할 수 없는 말 하면 안 될 말과 해야 할 말은 어느 날 인물이 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내가 이름 붙인 이들이 줄곧 바라보는 곳이 궁금해 이따금 나도 그들 쪽을 향해 고개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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