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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을 맞은 이명박 시대의 20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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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uid=218412&table=seoprise_12#top

재앙을 맞은 이명박 시대의 20대들
(서프라이즈 / 두 아들 아빠 / 2010-12-06)


이제 막 성인이 된 젊은 세대는 우리 가정과 사회가 길러냈으며 미래사회의 희망 세대다. 그런데 ‘20대 개새끼론’까지 나왔다. 도무지 사회와 민주화에 관심이 없을 뿐 아니라 자신들의 문제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으며 행동하지 않는다고 그랬다.

중고생 동생들이 촛불 시위에 나서는데 방관하고, 이후 민주주의가 거꾸로 가고 있는데 도무지 저항은커녕 눈을 꾹 감고 있었다. 반면에 촛불 시위를 막기 위해서 동원된 20대 전투 경찰들 중에는 평화적 시위대에 폭력을 휘둘렀다. 같은 또래의 넘어진 여대생의 머리를 군홧발로 차고, 짓밟기도 했다.

국가의 지원금을 받아먹으면서도 그 돈을 감시할 기구가 없는 게 한국의 사학이다. 참여정부가 썩은 사학을 정화하려고 한, 사학법 개정에 정작 당사자들인 20대는 외면했다. 그뿐 아니라 학교 재단이 엄청난 현금을 쌓아 놓고도 계속 등록금을 올리고 있는데 단 하루, 등록금 인상 반대 데모를 하고 그만두었다. 그렇다고 선거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 그래서 20대(80년대 생)는 자기 밥그릇도 찾아 먹지 못하는 ‘개새끼들’이라고 했다.

▲ 연세대와 고려대, 이화여대 등 21개 대학 총학생회 소속 대학생들이 지난 4월 11일 서울 연세대에서 ‘대학생 유권자연대’ 발족식을 갖고 6·2지방선거 투표 참여율을 높이고 20대의 요구를 실천할 후보자에게 투표하자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경향신문

과연 그럴까?

촛불 시위에 동원되어 무더운 날씨, 비좁은 전경버스 안에서 몇 달간을 고생한 세대는 모두 80년대 생들이다. 천안함에서 수장된 병사들도 거의 그렇고, k-21 장갑차 침수, 남해안에서 고속정 충돌 사건, 남한강 단정전복 사건, 연평도 포격으로 전사한 병사들도 거의 다 20대들이다.

참여정부에서 마련한, 군 의무복무기간을 점차적으로 18개월로 단축하는, 계획이 중단되고 24개월로 환원해야 한다고 군 미필 정권은 주장하고 있다. 연평도 사태는 군인의 머릿수와 숙련이 문제가 아니라 장비의 열세였다.

중고등학교 때와 대학에서 과중한 공부와 학점의 압박 속에 있었지만 그들이 맞이한 사회의 현실은 참혹했다. 완벽한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세대를 이루며 취업이 됐다 하더라도 88원만의 비정규직이다. 미래 희망의 끈을 잡지 못하고 자살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다 맞는 말이라고 할 수 없지만, 지금의 386세대 이상의 기성세대는 10대를 인질로 잡고, 20대를 착취한다고 한다. 제한적 해석을 하자면 10대들에게 일제고사로 압박을 주고 무상급식으로 여야는 장난을 치고 있으며, 20대 전체를 비정규직으로 삼아 착취하고 있다.

현재의 10대는 단군 이래 학업에서 가장 높은 압력을 받고 있으며, 20대는 가히 재앙적 상황을 넘어서 집단적으로 작살나고 있다. 부모가 공부만 잘하면 잘 먹고 잘살 수 있다고 했는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서민들의 자식들은 사회 진출 전에 이미 대학등록금으로 빚쟁이가 되었고 부모의 빽이 취업을 결정짓고 있다.

이런 상황과 성향은 그들 세대만의 잘못은 아니다. 80년대생들의 부모세대인 50년대생들이 조장한 면도 없지 않다. 50년대생들은 한강의 기적을 이룬 세대이기도 하지만, 천박하고 그악스러운 부동산 투기 창궐세대다. 그 결과 오로지 집 한 칸 부여잡고 집값이 오르기만 바라며 수도권의 기성세대들은 한나라당과 이명박을 찍어 주었다. 집값이 오르면 자기 자식들이 당장 힘들어 할 것을 모른다는 말인가!

20대의 부모세대는 불의한 국가권력에 변변히 저항 한번 해보지 못한 비운과 비굴의 세대들이다. 유신의 압제가 가혹했기에 20대를 ‘통블생’(통기타, 블루진, 생맥주)문화를 즐기며 장발에 미니스커트, 대마초나 피우는, 당시의 기성세대들에게 나약하기 짝이 없고, 미풍양속까지 해치는 형편없는 세대로 낙인 찍혔었다.

그뿐 아니라 세대가 집단적으로 기회주의 성향이 강하다. 이들 세대와 살아온 길과 정서가 전혀 다른 이해찬과 유시민은 왕따일 수밖에 없다. 그런 그들이 자식들에게 저항의식을 심어 주었을 리 만무하다. 그뿐 아니라 박정희 향수에 젖어서 독재자의 딸 박근혜까지 지지를 보내고 있다. 경기도지사 김문수(51년생)가 나서서 말이다.

20대들이 보기에 여야, 보수와 진보는 별로 구분이 가지 않는 한 덩어리의 그냥 ‘구태’일 뿐이다. 그래서 선거에 관심과 흥미가 있을 수 없었다.

현재 20대들의 사회 진출과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당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하나는 결국 인건비를 착취하는 것으로 귀결되는 IMF의 여파를 제대로 맞고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베이비 붐 세대인 50년대 말~ 60년대 중후반 세대가 정체를 일으켜서 30대(70년생)들은 서행을 했고 20대에서는 정지가 되었기 때문이다.

태풍이 피해만 주지 않는다. 대도시의 오염을 날려 주고, 연안의 썩은 바닷물을 순환시켜준다. 이명박 시대의 재앙은 정치와 민주주의에 무관심했던 젊은이들에게 그것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러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두 아들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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