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러너스

시즌오픈 하프마라톤 21.0975km 1시간 49분 13초

지구빵집 2019. 1. 1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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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말했어요. 인생은 초콜릿 상자 같은거란다. 누가 뭘 잡을지 아무도 몰라."

"많이 피곤하네요. 집에 갈래요." - 포레스트 검프


시즌오픈 하프마라톤 21.0975km 1시간 49분 13초


  아침부터 고민이 많았다. 정모가 열리는 토요일이다. 올해 달리기의 시작을 겸하는 단배식이 있었고, 바로 이어지는 주말 정기모임에  빠지기가 좀 찝찝했다. 딱히 참석한 분에게 부탁은 하지만 그런 일은 결과가 나타나야, 글이 올라와 봐야 아는 일이다. 미세먼지가 얼마나 기승인지 아침까지도 확인했지만 달리기에 좋은 하늘은 아니다. 날씨는 많이 춥지 않았다. 겨울은 아침 일찍 보다는 항상 밤이 더 추운 것 같다. 그러니까 가장 추운 시간이 한 밤중이니 날이 새면 그만큼 덜 춥게 느껴진다.  


  한 해를 마라톤을 시작하는 의미를 가진 시즌오픈 하프마라톤이 열렸다. 동호회 정기모임에 빠지고 잠실 운동장 옆 청소년 광장으로 간다. 9시 까지 모이고 10시에 출발이다. 초반 8km 까지 5분 30초로 달리다가 서서히 속도를 높였다. 조금 단축 했다. 이전 1시간 55분에서 6분 정도 줄인 기록이다. 조금만 줄여서 만족하는 결과다. 하프가 1시간 40분대로 진입했다. 1시간 49분 13초 기록이다. 기록이 줄어드는 것은 기쁜 일이다. 그러나 천천히 조금씩 조금씩 줄어가면 좋겠다. 그 사이에 행복한 기쁨을 자주 누리고 싶다. 한꺼번에 다 쏟아내는 게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더라도, 겉으로는 통쾌하고 멋져 보일지 모르겠지만 남기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런 순간이 다시 온다는 보장도 없다. 지금 여기에, 누리고 있는 모든 순간에 올인한다. 


   달리는 과정을 즐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천천히 여유를 부리며 옷을 갈아입고, 맡기고, 차근차근 출발을 기다리는 과정이 매끄럽게 흘러간다. 준비 운동을 하고, 사람들을 구경하고, 오늘은 어떤 전략으로 달려야 할 지 틈틈이 생각한다. 목요 훈련에 나온 과천 마라톤클럽 선배에게 물었더니 하프를 7킬로미터로 나누어서 3번에 걸쳐 뛰라는 말을 해주었다. 훌륭한 러너는 지도하는 방법이나 설명하는 데 군더더기가 없다. 간단명료하고 알기 쉽게 설명 해준다. 달리기는 단순한 운동이면서 과학적인 운동이다. 아무리 잘 달리는 러너라도 늘 배워야 할 게 많은 운동이다. 


  급하게 생각할 일은 없다. 달리기를 생활과 일치하도록 노력하고, 달성하고 성취하는 일도 느긋하게 해나가려 한다. 작은 마음의 행복을 자주 얻는 일에 집중하기로 한다. 오늘도 달리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얼음 벌판을 보며 달리진 않았다. 물이 넘실넘실 흐르는 한강을 보며 달렸다. 과천 마라톤클럽 선배와 함께 한참을 이야기 하며 달리느라 후반에 약간 힘 든 점을 제외하고 잘 달렸다. 나의 팔과 다리 심장에게 감사한다. 늘 목표는 즐겁게 달리고, 걷지 않고, 골인하는 것이다. 그리고 목표를 반드시 이루는 것이다. 혼자 가방을 메고 와서 가볍게 달려주고 가방을 척 들쳐메고 떠난다. 왠지 멋지다. -見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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