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의 서재

감히 세상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네가 없기 때문이다.- 밀란 쿤데라

지구빵집 2019. 11. 2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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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데라 전집 목차

쿤데라 전집 01 농담
쿤데라 전집 02 우스운 사랑들
쿤데라 전집 03 삶은 다른 곳에
쿤데라 전집 04 이별의 왈츠
쿤데라 전집 05 웃음과 망각의 책
쿤데라 전집 06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쿤데라 전집 07 불멸
쿤데라 전집 08 느림
쿤데라 전집 09 정체성
쿤데라 전집 10 향수
쿤데라 전집 11 소설의 기술
쿤데라 전집 12 배신당한 유언들
쿤데라 전집 13 커튼
쿤데라 전집 14 만남
쿤데라 전집 15 자크와 그의 주인

쿤데라 전집의 모든 작품 표지에는 르네 마그리트(René François Ghislain Magritte, 1898~1967)의 작품이 쓰였다.

 

쿤데라 전집 01 농담

아무것도 용서되지 않는 세상,
구원이 거부된 세상에서 산다는 것은
지옥에서 사는 것과 같으니까요.

무엇을 바로잡는 일은 망각이 담당할 것이다. 그 누구도 이미 저질러진 잘못을 바로잡지는 못하겠지만 모든 잘못이 잊혀 갈 것이다. 농담 한마디 잘못했다 “삶의 길 밖으로 내던져진” 루드비크는 십오 년 만에 고향을 찾았다가 한때 그토록 사랑했던 여인 루치에와 마주치지만 그녀는 루드비크를 알아보지 못한다. 당에 자신의 공적인 삶과 사적인 삶 모두를 바쳤던 파벨은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고, 파벨과 헤어진 후 루드비크와 사랑에 빠진 헬레나는 그에게 이용당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죽음을 택하지만 인생은 그녀에게 비웃음을 보낸다.

쿤데라 전집 02 우스운 사랑들

“내 삶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을 투영하기에
어느 것보다 애착이 가는 작품.” -밀란 쿤데라

우리는 눈을 가린 채 현재를 지나간다. 기껏해야 우리는 현재 살고 있는 것을 얼핏 느끼거나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나중에서야, 눈을 가렸던 붕대가 풀리고 과거를 살펴볼 때가 돼서야 우리가 겪은 것을 이해하게 되고 그 의미를 깨닫게 된다. 자신의 논문이 잡지에 실린 것을 연인과 함께 축하하는 ‘나’는 한 학자로부터 논문 평가를 부탁하는 편지를 받아 들고 희극일지 비극일지 알 수 없는 모험으로 뛰어든다. 이제 막 시작한 한 연인은 히치하이킹으로 우연히 만난 낯선 남녀 놀이를 시작하지만 이 게임은 감춰졌던 두 사람의 본성을 자극하고 새로운 세계로 그들을 이끈다. “눈을 가린 채 현재를 지나가기" 때문에 우리 삶이 농담인지 함정인지 알지 못하는 인간 삶의 희극성을 담은 소설집이자 “쿤데라가 가장 사랑하는”, 그리고 쿤데라 문학의 근간을 이루는 작품.

쿤데라 전집 03 삶은 다른 곳에

그래, 미친 짓이지.
사랑은 미쳤거나
아니면 사랑이 아닌 거야.

누군가의 가슴에 총알을 하나 박는다면 그것은 마치 우리 자신이 그 가슴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리고 상대의 가슴, 그것은 바로 세상이다. 야로밀의 어머니는 자신의 몸과 젊음과 아름다움을 바쳐 아들을 사랑하고, 아들은 그런 어머니의 품 안에서 시인의 삶, 화가의 삶, 일상 저 너머에 있는 삶을 그린다. 그는 자신이 선택된 존재라 확신하지만 너무 어리고 여성스러운 외모 때문에 여자들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자신의 모습에 자괴감과 분노를 느낀다. 그리고 야로밀의 성장과 변화를 지켜보던 엄마는 더욱 아들에게 집착한다. 절망과 슬픔 속에서 야로밀은 문득, 충동적으로, 도망치기 위해, 새로운 삶을 발견하기 위해, 진짜 삶을 누리기 위해, 혁명의 한가운데로 뛰어들 것을 결심한다.

쿤데라 전집 04 이별의 왈츠

미적 기준이란 신에게서 온 게 아니라,
악마에게서 왔다고 확신해요!
천국에선 누구도 추함과 아름다움을 구분하지 않았죠.

아름다움은 정의보다 더 우위에 있고 진실보다도 더 우위에 있다는 것, 아름다움은 더 생생한 현실이며 더 명백하며 또한 더 다가가기 쉽다는 것 유명한 트럼펫 주자 클리마는 아름다운 온천 도시를 방문하고 온천장에서 일하는 간호사 루제나와 하룻밤을 보낸 후 프라하로 돌아간다. 그 후 루제나는 자신이 임신했음을 알게 되고 클리마는 루제나가 아이를 지우도록 하기 위해 거짓 사랑을 연출한다. 그리고 루제나의 오랜 연인 프란티셰크는 질투에 사로잡혀 두 사람을 집요하게 뒤쫓는다. 한편 오래전 고향을 떠났던 야쿠프가 옛 친구이자 한때 자신을 위해 독약을 만들어 주었던 의사 슈크레타를 찾아오고, 한 알의 푸른 독약은 조용한 온천 도시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쿤데라 전집 05 웃음과 망각의 책

역사는 망각으로 이어지고
삶은 웃음으로 빛난다. 

"이것은 웃음과 망각에 관한, 망각과 프라하에 관한, 프라하와 천사들에 관한 책이다.” 즈데나를 사랑했던 과거를 지운 채 역사에 기억되고 싶은 미레크, 남편과의 추억을 간직하려 하지만 자꾸만 망각 속으로 빠져드는 타미나, 귀찮게만 여겨졌던 ‘엄마’라는 존재에 의해 완성되는 우스꽝스러운 사랑, 천사와 악마의 웃음으로 가득한 세상, 그리고 신념, 믿음, 역사, 그 어느 것도 의미가 없는, 이 세상의 경계선 밖으로 밀려나 잊혀 버리는 존재들. 일곱 편의 이야기, 웃음과 망각으로 변주되는 우리 삶의 여정들.

쿤데라 전집 06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참을 수 없는 생의 무거움과 가벼움을 오가는
우리들의 슬픈 자화상

역사의 상처라는 무게에 짓눌려 단 한 번도 ‘존재의 가벼움’을 느껴 보지 못한 현대인, 그들의 삶과 사랑에 바치는 소설 토마시와의 만남을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테레자는 고향을 떠나 그의 집에 머문다. 진지한 사랑을 부담스러워하던 토마시는 끊임없이 다른 여자들을 만나고, 질투와 미움이 뒤섞인 두 사람의 삶은 점차 그 무게를 더해 간다. 한편 토마시의 연인 사비나는 끈질기게 자신을 따라다니는 조국과 역사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고 싶어 하며, 안정된 일상을 누리던 프란츠는 그런 사비나의 ‘가벼움’에 매료된다.

쿤데라 전집 07 불멸

소설 속의 소설이요
가장 슬프고 에로틱한 사랑 이야기

불멸을 향한 인간의 헛된 욕망, 그리고 그 불멸로 인해 더욱 깊어지는 고독 예순두 살의 괴테는 지적이며 야심 찬 스물여섯 살 베티나를 만난다. 베티나는 끊임없이 괴테 주위를 맴돌며 자신의 존재를 그에게 각인한다. 하지만 베티나의 사랑은 괴테를 향한 사랑이 아니라 불멸을 향한 갈구다. 자신에게 죽음, 즉 불멸이 성큼 다가와 있음을 느낀 괴테는 베티나의 욕망을 눈치채나 눈앞의 쾌락을 포기하고 그녀를 멀리한다. 하지만 결국 베티나는 괴테의 젊은 연인으로 영원히 역사에 기록된다. 불멸을 향해 베티나가 던지는 몸짓은 아녜스에게서 로라로, 로라에게서 다시 폴로 이어진다. 자신을 아는 모든 이들의 기억 속에 남기를, 그리하여 불멸하기를 원하는 로라는 자신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며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어 간다. 로라의 이러한 욕망은 평안하면서도 무미건조한 일상들을 이어 가던 언니 아녜스와 형부 폴의 삶에 미묘한 균열을 일으킨다.

쿤데라 전집 08 느림

어찌하여 느림은 사라져 버렸는가?
아, 어디에 있는가, 옛날의 그 한량들은?

민요들 속의 그 게으른 주인공들, 이 방앗간 저 방앗간을 어슬렁거리며 총총한 별 아래 잠자던 그 방랑객들은? 시골길, 초원, 숲 속 빈터, 자연과 더불어 사라져 버렸는가? ‘나’와 아내 베라는 호텔이 된 파리의 옛 성으로 여행을 떠난다. 아름다운 정원을 산책하고 훌륭한 저녁 식사를 한 후 베라는 잠이 들고, ‘나’는 창가에 서서 이백여 년 전의 관능적인 사랑 이야기를 목격한다. 18세기 한적한 시골 성이었던 그곳에서 T 부인과 한 젊은 기사는 느리지만 섬세하고 우아하며, 열정적이고 감미로운, 그렇기에 결코 잊히지 않을 사랑을 나눈다. 한편 20세기 말의 이 호텔에서는 지식인 베르크와 뱅상, 체코 학자 체호르집스키가 각자 자존심과 명예, 쾌락을 쟁취하기 위한 싸움을 벌인다.

쿤데라 전집 09 정체성

내가 감히 이 세계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은
네가 이 세상에 없기 때문이다.

그녀는 장마르크에 대한 참을 수 없는 향수를 느꼈다. 향수? 바로 눈앞에 있는데 어떻게 향수를 느낄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눈앞에 있는 사람의 부재로 괴로워할 수 있을까? 어린 아들이 죽은 후 샹탈은 남편과 이혼하고, 연하의 연인 장마르크와 살고 있다. 자신이 늙어 간다는 사실에 서글퍼하던 샹탈은 어느 날 장마르크에게 “남자들이 더 이상 날 쳐다보지 않아.”라는 말을 던지고, 장마르크는 샹탈을 기쁘게 해 주기 위해 시라노라는 이름으로 그녀에게 편지를 보내기 시작한다. 낯선 남자의 편지에 샹탈은 묘한 즐거움과 설렘을 느끼고, 장마르크는 존재하지도 않는 그 남자의 존재를 질투한다.

쿤데라 전집 10 향수

체코어로 표현된 가장 감동적인 사랑의 문장은
‘나는 너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다.’이다.
이는 ‘나는 너의 부재로 인한 고통을 견딜 수 없다.’라는 뜻이다.

너는 멀리 떨어져 있고 나는 네가 어찌 되었는가를 알지 못하는 데서 생겨난 고통, 내 나라는 멀리 떨어져 있고 나는 거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하는 고통, 향수는 무지의 상태에서 비롯된 고통으로 나타난다. 이레나는 망명지 파리에서 프라하로 가는 중 한때 자신을 설레게 했던 남자, 조제프와 마주친다. 하지만 조제프는 이레나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오랜만에 만난 고향 친구들 역시 예전의 그 친구들이 아니다. 공산정권의 협력자가 된 형 부부와는 달리 덴마크로의 망명을 택했던 조제프는 고향으로 돌아와 가족을 만난다. 하지만 그들에게 있어 조제프는 가족을 버리고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난 낯선 사람일 뿐이다.

쿤데라 전집 11 소설의 기술

소설이란
“아직도 인간이 삶과 부대낄 수 있게 해 주는 마지막 보루”다.

이론의 세계는 나의 세계가 아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한 실무자의 고백일 뿐이다. 이론가도 철학자도 아닌, 단지 한 소설가로서 사색하고 탐구하는 밀란 쿤데라의 소설 창작론. 젊은 시절 문학보다 음악에 큰 관심을 가졌다는 쿤데라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웃음과 망각의 책』, 『삶은 다른 곳에』 등 자신의 작품 속에 숨겨진 리듬과 화성의 놀라운 법칙을 이야기한다. 또한 카프카, 플로베르, 조이스, 톨스토이, 세르반테스, 곰브로비치 등 당대 최고의 문학가와 그들의 작품을 아우르며 소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대담, 연설문, 에세이가 정교한 날실과 씨실처럼 엮여 완성된 이 작품은 밀란 쿤데라의 소설을 새롭게, 보다 근본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초석과 같다.

쿤데라 전집 12 배신당한 유언들

도덕적 판단을 중지한다는 것,
그것은 소설의 부도덕이 아니라 바로 소설의 도덕이다.

내가 사랑하는 이를 절대 죽은 사람으로 여길 수가 없다면, 그의 현존은 어떻게 나타나게 되는가? 내가 잘 알고 충실하게 지킬 그의 의사를 통해서다. 라블레, 세르반테스 이후 발자크와 프루스트, 카프카를 거쳐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유럽을 무대로 활동해 온 작가들. 뿐만 아니라 작곡가, 음악가, 번역가, 지휘자 등 예술의 역사에 등장해 깊은 울림을 전했거나 혹은 곡해되고 잊힌 채 역사 너머로 사라져 간 비운의 예술가들, 그들의 삶과 작품이 남긴 위대한 유언들을 좇는다. 오늘날 우리들의 자의와 몰이해에 의해 변형되고 뒤틀리는, 즉 ‘배신당한 유언들’을 통해 만나 보는 예술 작품의 세계, 그리고 쿤데라의 아주 특별한 사유.

쿤데라 전집 13 커튼

예술의 역사는 덧없다.
하지만 예술의 지저귐은 영원하다.

존재에 대한 세 가지 질문과 함께 소설이라는 예술의 역사가 열린다. 정체성이란 무엇인가? 진실이란 무엇인가? 사랑이란 무엇인가?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배경에 따라 감춰지고 가려질 수밖에 없는 소설의 본질이 밀란 쿤데라만의 날카로운 시각과 풍부한 지식, 문학에 대한 끝없는 열정으로 탐색된다. 우리는 누구인가? 사랑은 무엇인가? 그리고 진실은 어디에 있는가? 우리가 늘 품어 온 생의 본질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들, 밀란 쿤데라는 그 대답을 인간의 지식과 인류의 역사,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위대한 소설들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쿤데라 전집 14 만남

나는 만남이라고 표현했다.
교류도 아니고 우정도 아니며, 동맹조차도 아니다.
만남, 다시 말해 스파크고 섬광이고 우연이다.

오늘날 너무 많은 작품들이 우리를 두렵게 하기를 원하지만 단지 우리를 지루하게 할 뿐이다. 소설가이자 극작가, 에세이스트이자 망명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간’ 밀란 쿤데라의 영혼을 뒤흔든 세기의 만남들. 쿤데라의 첫사랑, 위대한 음악가 야나체크, 인간 본연의 모습을 난폭하게 드러내는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 미국적 에로티시즘을 하나의 역사로 그려 낸 소설가 필립 로스, 그 어떤 작가도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언어적 자유를 누린 샤무아조, 소설사의 또 다른 시대를 연 카프카……. 예술-이후의 시대, 예술의 필요성, 감수성, 예술에 대한 사랑이 사라지기 때문에 예술조차 사라져 가는 이 시대, 쿤데라의 날카로운 시각가 풍부한 지식, 신랄한 유머를 통해 만나는 현대 예술계의 거장들.

쿤데라 전집 15 자크와 그의 주인

또한 나는 「자크와 그의 주인」이 각색이 아니라는 말을 하려는 것이다.
이것은 온전히 나의 작품이고, 내 고유의 변주이다.
두 작가의 만남이자 두 세기의 만남, 또한 소설과 희곡의 만남이다.

젊은 시인, 자네에게 경고하겠네. 신들도, 인간도, 표지판조차도 시인의 편범함은 용서한 적이 없었어. 자크와 주인의 여행이라는 토대 위에 세 가지 사랑 이야기가 놓인다. 주인의 사랑, 자크의 사랑, 그리고 포므레 부인의 사랑. 자크의 사랑 이야기는 여인숙 여주인이 들려주는 포므레 부인의 사랑 이야기로 중단되고, 기사와 후작, 비그르와 아가트, 데농이 무대 위 한자리에 모인다. 그리고 주인의 사랑 이야기는 자크와 주인을 기이한 결말로 데려간다. “긴긴 러시아의 밤을 마주대”하고 서양 문화의 거친 종말과 대작별을 체험했던 쿤데라는 본능적으로, 진지함을 벗어 버린 디드로의 소설 속에서 위로를, 지지를, 숨 쉴 여유를 찾았다. 「자크와 그의 주인」은 18세기와 20세기, 두 영혼과 기질의 만남이자 아주 독창적이고 자유로운 “온전히 나(쿤데라)의 작품이고, ‘디드로에 대한 변주’이며, 또는 존경을 담아 ‘디드로에게 바치는 오마주’다.” - 교보문고 책소개, 책은 품절

 

담배 피는 사진이 좋다. 이유는 모르겠다. 멋져 보인다.
18 November 2016 Bruno Zalubil

사진출처: Through Brno: Finally finding the legend

 

저자 밀란 쿤데라는(Milan Kundera, 1929년 4월 1일~)

1929년 4월 1일, 체코 브르노의 한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 루드비크 쿤데라(Ludvik Kundera, 1891~1971)는 체코의 주요 음악학자이자 피아니스트로, 체코 작곡가 레오시 야나체크(Leoš Janáček, 1854~1928)의 제자였으며, 1948년부터 1961년까지 체코 브르노 음악학교의 교장을 지냈다.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피아노를 배우고 음악학을 공부한 쿤데라에게 있어 음악의 의미는 결코 간과하기 어려우며, 이 영향은 그의 작품에서도 발견된다.

1948년 브르노의 트리다 김나지움에서 중등 교육을 수료했다. 이 무렵 체코슬로바키아 공산당에 가입했다. 이어 프라하 카렐 대학교에 진학하여 문학과 미학 학사 과정을 들었으며 2학기를 마칠 무렵, 프라하 공연예술대학교 영화학부로 전공을 옮겨 영화 연출과 시나리오 공부에 매진했다.

1950년 정치적인 간섭으로 잠시 학업과 연구 활동이 중단되었다. 이때 체코 소설가 얀 트레풀카(Jan Trefulka, 1929~2012)와 함께 ‘반공산당 활동’이라는 죄목으로 공산당에서 추방당했다. 얀 트레풀카는 후에 이 사건을 주제로 중편 『그들에게 내린 행복』(1962)을 썼으며, 쿤데라 역시 이때의 인상을 『농담』(1967)에서 풀어냈다. 그는 당시 체코슬로바키아 공산당에 많은 영향을 받았으며, 이후에도 입당과 탈당을 반복했다.

1952년 프라하 공연예술대학교를 졸업했다. 같은 학교 영화학부에 강사로 임용되어 학생들에게 문학을 가르치며 시나 에세이, 희곡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활발히 창작 활동을 하고 《리테라르니 노비니(Literární noviny)》나 《나로드니 리스티(Národní listy)》 같은 문학잡지를 편집했다.

1956년 체코슬로바키아 공산당에 재가입했다.

1958년 프라하 공연예술대학교 영화학과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시와 희곡을 집필하면서 같은 주제로 강의했는데, 이때 밀로시 포르만(Miloš Forman, 1932~ )을 위시하여 장차 체코의 누벨바그계 영화인이 될 사람들이 두루 그의 제자들이었다.

1962년 희곡 「열쇠의 주인들」을 집필했다. 이 작품은 1969년 프랑스에서 출간되었다.

1963년 단편집 『우스운 사랑들』이 체코에서 출간되었다.

1967년 체코에서 첫 번째 장편 소설 『농담』을 발표하고 희곡 「프타코비나」를 집필했다. 『농담』은 이듬해 불역되어 쿤데라는 프랑스에서 명작가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농담』 프랑스어 판 서문에서 루이 아라공(Louis Aragon, 1897~1982)은 쿤데라를 “금세기 최고의 소설가 중 한 사람으로 소설이 빵과 마찬가지로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것임을 증명해 주는 소설가.”라고 격찬했다. 체코 작가연맹상을 수상했다.

1968년 극작가 바츨라프 하벨(Václav Havel, 1936~2011)과 함께 ‘프라하의 봄’에 참여했다. ‘프라하의 봄’이 소비에트 침공으로 좌절되는 8월까지 알렉산드르 둡체크(Alexander Dubček, 1921~1992)가 추진한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 운동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개혁적 낙관주의의 짧은 봄날이 소비에트 침공으로 막을 내리고, 이어지는 정부 주도의 숙청으로 쿤데라는 모든 공직에서 해직당하고 저서가 압수되는 수모를 겪었다. 그의 책들이 도서관에서 사라지고, 그가 쓴 연극 상연은 중지되었으며, 그 밖의 모든 집필과 강연 활동이 제한당했다. 『농담』이 프랑스에서 출간되었으며 체코 작가 출판사상을 수상했다.

1969년 희곡 「프타코비나」가 프랑스에서 공연되었으며 『농담』이 영화화되었다. 쿤데라가 각본을 쓰고 연출은 체코 영화감독 야로밀 이레스(Jaromil Jires, 1935~2001)가 맡았다.

1970년 공산당에서 두 번째로 추방당하고, 그의 저작들은 체코에서 출판이 금지되었다. 거짓말, 농담, 웃음 등, 사랑의 다양한 형태를 포착한 일곱 작품을 실은 단편집 『우스운 사랑들』이 프랑스에서 출간되었다. 쿤데라 특유의 에로티시즘과 사색적인 즐거움이 가득한 『우스운 사랑들』은 프랑스에서 공식적으로는 『농담』보다 늦게 출간되었으나, 정식 등단 이전에 써 온 작품들을 모은 것으로, 후에 쿤데라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1971년 희곡 「자크와 그의 주인」을 집필했다. 프랑스 작가 드니 디드로(Denis Diderot, 1713~1784)의 『운명론자 자크와 그의 주인』(1796)을 다시 쓴 작품으로, 쿤데라는 이 작품이 그 “고유의 디드로에 대한 변주”이며, 존경하는 마음으로 쓴 “디드로에게 바치는 오마주”이자 “온전히” 그 자신의 작품이라고 밝혔다. 장편 소설 『이별의 왈츠』 집필을 끝내며 스스로 이 작품이 자신의 “마지막 소설”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1973년 『삶은 다른 곳에』가 프랑스에서 출간되어 프랑스 메디치 상 외국 작품 부문을 수상했다. 『삶은 다른 곳에』는 자신의 젊음과 아름다움을 바쳐 아들을 사랑한 어머니와, 그 애정의 안온하고도 갑갑한 테두리 밖으로 뛰쳐나오기로 결심하는 아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로, 인간이라면 누구나 아프도록 고민해 봤음 직한 ‘삶의 이유’를 탐색하는 작품이다.

1975년 아내 베라(Vera Kundera)와 함께 프랑스로 망명한 후 브르타뉴의 렌 대학교에서 객원 교수로 지내며 비교문학을 강의했다. 이때부터 그의 작품 대부분이 프랑스어를 기반으로 쓰였고, 초기 작품들 역시 작가가 직접 프랑스 번역을 개정하고 다듬기 시작했다.

1976년 『이별의 왈츠』가 프랑스에서 출간되었다.

1978년 『이별의 왈츠』로 유럽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이탈리아의 문학상 프레미오 레테라리오 몬델로 상을 수상했다.

1979년 장편 소설 『웃음과 망각의 책』이 프랑스에서 출간되었다. 역사와 정치, 삶에 있어서 망각의 본성을 다루는 이 작품에서는 음악적 요소가 두드러진다. 쿤데라가 각본을 쓴 「여인의 빛(Clair de Femme)」을 그리스 영화감독 코스타가브라스(Costa-Gavras,1933~ )가 영화화했다. 체코 시민권을 박탈당했다.

1980년 파리 대학으로 옮겨 교편을 잡았다. 1981년 희곡 「자크와 그의 주인」이 프랑스에서 출간되었다. 커먼웰스 상을 수상했으며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다. 1982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집필을 마무리했다. 유러피안 문학상을 수상했다.

1983년 그의 문학적 공로를 높이 평가한 미국 미시건 대학으로부터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4년 대표작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출간되었다. 1968년 ‘프라하의 봄’을 배경으로 역사의 상처라는 무게에 짓눌려 단 한 번도 ‘존재의 가벼움’을 느껴 보지 못한 현대인의 삶과 사랑을 다룬 이 소설로 쿤데라는 명실공히 세계적 작가로 인정받게 되었다.

1985년 예루살렘 상을 수상했다.

1986년 프랑스어로 쓴 첫 에세이 『소설의 기술』을 발표했다. 이 책에는 소설과 소설 쓰기라는 행위에 대한 쿤데라의 사유와 철학이 오롯이 담겨 있다. 사이먼 캘로(Simon Callow, 1949~ )가 「자크와 그의 주인」을 영역하고, 이듬해 상연되었으며 미국 현대언어협회 명예회원으로 추대되었다.

1987년 아카데미 프랑세즈 비평상, 오스트리아 유럽 문학상을 수상했다.

1988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미국 영화감독 필립 코프먼(Philip Kaufman, 1936~ )이 영화화했다. 후에 쿤데라는 같은 책의 체코 개정판을 통해 작중 인물의 성격이나 소설의 근본적인 주제와 영화 사이에 유사성이 없음을 애석해하며, 이를 계기로 그의 저작물의 어떤 변용도 허락하지 않게 되었다고 밝힌다.

1989년 공산 통치의 종식과 자유화를 요구하는 벨벳 혁명이 일어난 결과 바츨라프 하벨이 대통령으로 선출되었고, 쿤데라는 체코로 임시 귀국했다.

1990년 전작들보다 성찰과 철학적 농도가 깊어진 장편 소설 『불멸』을 발표했다. 지난날 오스트리아 소설가 로베르트 무질(Robert Musil, 1880~1942)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쿤데라가 어렴풋이 느꼈던, 불멸을 향한 인간의 헛된 욕망과 그로 인해 더욱 심화되는 고독에 천착한 작품이다.

1993년 『배신당한 유언들』을 발표했다. 라블레, 세르반테스 이후 발자크와 프루스트, 카프카를 거쳐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유럽을 무대로 활동해 온 작가, 작곡가, 지휘자 등 여러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이 남긴 위대한 유언들을 좇는 에세이집이다. 같은 해, 에세이 『저 아래에서부터 당신은 장미 향기를 맡을 것이다』가 출간되었다.

1994년 18세기와 오늘날의 사랑을 대비하여 현대가 상실한 느림의 미학을 강조한 장편 소설 『느림』을 발표했다. 전작들에 비해 그 길이가 짧으면서도 호흡이 완만한 작품으로, 속도와 망각의 정도는 비례한다고 생각하여 일부러 텍스트 밀도와 속도를 낮추고 그 보존력을 높인 작가 특유의 시도가 돋보인다. 야로슬라프 사이페르트 상을 수상했다.

1997년 장편 소설 『정체성』을 발표했다. 쿤데라식 서사 구조를 정통적으로 보여 주는 작품으로, 순간과 영원, 자기와 타자 사이의 모호한 경계를 다룬다.

2000년 스페인에서 처음으로 장편 소설 『향수』가 출간되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 헤매는 보헤미안 연인들의 애처로운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자신의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고향, 그 기원을 상실한 우리 모든 망명 세대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을 2002년 린다 애셔(Linda Asher)가 영역하여 2003년 스콧 몬크리프 상을 수상했다.

2001년 아카데미 프랑세즈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2005년 『소설의 기술』, 『배신당한 유언들』에 이어 유럽 소설에 관한 에세이를 담은 『커튼』을 발표했다. 오늘날 현대 소설이 지닌 역사적, 사회 문화적, 정치적 의의를 쿤데라만의 날카로운 시각과 풍부한 지식, 문학에 대한 끝없는 열정으로 담아낸 책이다.

2006년 1989년 공산 정권 붕괴 후 출판 금지 조치가 해제되었으나 미루고 있었던 모국에서의 작품 출간이 이루어졌다. 정본으로 인정한 유일한 판본이었던 갈리마르 출판사 판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바탕으로 체코어로 다시 쓴 책이 브르노에서 출간되었다.

2009년 소설의 미학을 자신의 날카로운 시각과 풍부한 지식, 신랄한 유머로 풀어낸 에세이집 『만남』을 발표했다. 소설뿐 아니라 야나체크의 음악과 프랜시스 베이컨의 회화 등 타 영역 예술로의 접근을 통해 보다 큰 미학적 관점과, 궁극적으로 쿤데라가 소설을 통해 지향하는 바를 가늠해 보게 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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