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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청년의 날 기념식 방탄소년단(BTS) 연설 전문

지구빵집 2020. 9. 2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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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제1회 청년의 날 기념식 방탄소년단(BTS) 연설 전문

 

'청년의 날'은 청년의 권리와 책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청년에 대한 책무 등을 정하도록 한 [청년기본법]에 따라 매년 9월 셋째주 토요일로 지정된 법정 기념일이다. 19일 청년의날 청와대에서 방탄소년단은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린 청년리더’로 참석해 대표연설을 했다.

 

다음은 BTS의 연설 전문.

 

RM (김남준)

 

안녕하십니까.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입니다. 오늘 <제 1회 청년의 날>을 맞아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초대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 탄생한 <청년의 날>이 19년 후 진짜 청년이 되는 날, 문득 그날을 한 번 떠올려봅니다.

 

저희는 오늘, 미래의 주인공이 되어있을 그 날의 청년분들께 메시지를 전해보려고 합니다. 미래의 청년 여러분, 잘 지내고 계십니까. 먼저 전 세계 어딘가에서 지금도 도전을 멈추지 않고, 용기 있게 삶을 이끌고 계실 대한민국의 모든 청년분들께 응원의 말씀을 전합니다.

 

지금부터는 스물일곱, 많지 않은 나이지만 롤러코스터와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어느 일곱 청년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만약 미래의 삶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면, 2020년 저희의 이야기가 작은 힘이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제이홉 (정호석)

 

빌보드 1위 가수. 글로벌 스타. 저희는 요즘 이런 멋진 표현들을 듣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너무 비현실적인 기분입니다. 사실 시대와 관계없이 아이돌, 아티스트라는 직업은 이정표가 없는 길과 같습니다.

 

음악이란 큰 꿈 하나 메고 떠나지만 내가 걷는 길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이제부터 오르막인지 내리막인지, 한참 가다가 너무 힘들어 멈췄을 때 조금만 더 가면 코앞이 낙원일지, 낭떠러지인지 알 수 없습니다. 저희의 시작은 그랬습니다.

 

 

슈가 (민윤기)

 

네, 그렇습니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인 데뷔 초, 방탄소년단은 오기와 패기, 열정과 독기를 무기 삼아 감히 예측도 할 수 없는 그런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누구보다 더 성공하고 싶었습니다.

 

작은 회사에서 데뷔해 많은 어려움, 걱정과 맞서가며, 어쩌면 무모하고, 어쩌면 바보 같을 만큼 앞뒤 돌아보지 않고 열심히 했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몰랐지만 먼 훗날 다 추억이 될 것이고, 지금 힘든 것들은 다 지나갈 것이다, 그렇게 절실하게 주문을 외웠던 것 같습니다.

 

 

지민 (박지민)

 

쉬지 않고 달린 것 같은데, 분명 열심히 하고 있는데, 참 오랫동안 동안 제자리였던 것 같습니다. 서로 예민해지고 다투고, 지쳐갈 때쯤 일곱 명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그때 항상 저희의 일을 도와주시던 형들이 해 주셨던 말이 있었습니다. "너희를 다 이해할 순 없지만 마음이 많이 아프고 같이 힘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어쩌면 그 말이 굉장히 그냥 지나갈 수 있는 그런 말일 수 있지만 저희에게는 굉장히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 한 마디가 어디로 가야 할 지 모르는 청년들에게 큰 불빛이 됐습니다.

 

 

진 (김석진)

 

그 시절, 스무 살이 갓 지났던 저는 또 다른 현실과 싸워야 했습니다. 데뷔하기 전엔 노력만 하면 뭐든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데뷔를 하고 보니 노력보다는 재능이 필요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친구들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고 저의 자신감, 자존감은 크게 아파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순간, 문득 깨닫게 됐죠. 진짜 내 모습은 뭘까? 지금 내 모습에 더 당당해져도 되지 않을까? 자신을 믿어보자.

 

 

제이홉 (정호석)

 

어느새 방탄소년단이 걷던 길은 조금씩 넓어지고, 밝아졌습니다. 팬들의 행복한 얼굴도 보이고, 그렇게 마냥 괜찮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큰 사랑과 관심, 저희의 그림자도 점점 크고 무거워졌습니다. 음악을 사랑했던 우리의 마음까지, 짓누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누구인가? 또 어떤 사랑을 받고 있는가? 치열하게 자신을 다그치며 되물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뷔 (김태형)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쳤었던 것 같습니다. 이젠 내가 어디로 가야 되는 건지, 좋아 보이는 이 길도, 이 길이 원치 않게 되는 것인지. 목표를 잃어버린 듯 했습니다. 행복하지 않았고, 공허함이 밀려왔습니다.

 

감정의 늪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스스로에게 솔직해지자. 감정 하나 하나까지 안고, 느끼고, 쏟아내자.

 

 

정국 (전정국)

 

그리고 마치 거짓말처럼, 멤버들과 팬들을 생각하며, 다시 한번 힘내보기로 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길에서 시작했는데, 이제는 서로가 서로의 이정표가 된 것 같았습니다.

 

함께하는 것이 고맙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그 마음이 우리의 할 일이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알게 해줬습니다. 혼자 걸었다면 이렇게 멀리 오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즐겁게 춤추며 노래하며 달려가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RM (김남준)

 

2018년 무렵, 과분한 성공을 얻고, 일곱 멤버가 모두 방황하던 때가 생각납니다. 걷고 있는 길에 꽃밭이 펼쳐지고, 탐스런 열매가 떨어져도, 저희는 그 길이 늘 그럴 것이다, 절대 믿지 못합니다. 언제 다시 내리막이 시작되고, 또 폭우가 쏟아질지 모르기 때문이죠.

 

그런 불안과 우울의 끝에서 저희 일곱은 다시 한번 소년이 된 듯, 서로에게 꿈과 믿음을 불어넣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바야흐로 2020년 8월이 되었습니다.빌보드 1위. 그리고 또 한 번 빌보드 1위.

우리가 다시 일어서게 되었을 때 주신 이 상들, 우리 일곱 명 모두가 눈물을 흘리며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더욱 감사한 것은 지난 십 년 동안, 포기와 낙오의 순간에 서로 단단히 붙잡고 의지가 되어 준 우리 멤버들과 팬들입니다.

 

 

진 (김석진)

 

미래의 청년 여러분, 미래가 되어 우리가 서로 청년과 어른으로 마주하게 되어도 이쪽이 맞는 길이다. 방법은 이게 좋다. 이런 삶이 훌륭하다. 이것이 정답이다라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늘 강하고, 대단했습니다. 대신, 순간의 행복과 불행이 인생 전체를 좌우하지 않도록, 2020년의 방탄소년단이 해낸 것처럼, 항상 스스로 일어설 수 있게, 지켜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이 함께 돕고 의지하며 갈 수 있게 격려해드리겠습니다.

 

어제의 청년들처럼, 오늘의 청년들처럼,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멈추지 않고 계속 씩씩하게 걸어가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훌륭한 생각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그보다 더 미래의 청년을 위해 앞장서 시대의 불빛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방탄소년단이 대한민국의 모든 청년분들을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제1회 청년의날 기념식에서 방탄소년단(BTS)으로부터 음악적 성과물과 메시지 등을 담은 '2039년 선물'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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