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생각 바른 글

분산하는 관심을 줄이고 집중하는 방법밖에는 없어.

지구빵집 2021. 4. 12.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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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호수에 돌을 던져 동그랗게 퍼지는 동심원을 3개 그린다. 가장 가까운 것들부터 점점 멀어지는 것들 순서로 배치한다. 가장 중심에는 지금 닥친 일을 배열하고 약간 시간이 걸리는 일들을 중심으로부터 점점 멀리 배치한다. 원 3개를 넘는 일은 모르는 일이다. 아주 멀리 있어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생각하지 않기로 한다. 분산하는 관심을 줄이고 집중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무엇보다 집중하는 일이 기본이고, 한 마리씩 한 마리씩 그려나가면서 순서와 절차를 밟는 일이 두 번째고, 세 번째는 반복이다. 끝까지 가는 일만 남는다. 이건 공식이라서 외우고 몸으로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선(禪)은 특히 동양에서 고요히 앉아서 참선(좌선)하는 것을 말하며, 인도에서 오래전부터 요가 등에서 행하던 수행법으로 석가모니가 이후 불교의 실천 수행법으로 발전시켰다. 이후 도가나 도교의 양생법 그리고 무술 유파 등 많은 곳에서 고대 명상의 맥락에서 정신수양 또는 심신수양의 수련방법으로 이를 채택해오고 있다. 현대에는 스포츠 등에서도 이를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 한편 현대에는 '마음을 한 곳에 모아 고요히 생각하는 일'을 의미하는 '정신집중' 또는 '명상'을 일반적으로 가리킬 때도 '선'(禪)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선(禪)에서는 인간이 경험하는 모든 두려움은 두 가지, 즉 애착과 무지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가르친다. 애착은 사람의 마음, 감정, 욕망을 자기가 아닌 외부의 어떤 대상에 고정시키는 감정이기 때문에 인간을 취약하게 만든다. 여기서 첫 번째 두려움이 발생한다. 애착이 가는 것의 상실에 대한 두려움이다. 반면에 무지는 우리를 불확실하고 알 수 없는 상태에 빠지게 만든다. 이런 상태에도 역시 겁이 나기 쉽다. 정확하게 인식할 수 없는 위험이나, 인식은 되지만 해결 방법을 모르면 인간은 불안과 두려움을 느낀다. 선의 가르침에 따르면 애착과 무지라는 원천에서 세 종류의 두려움이 발생한다고 한다. 바로 죽음, 자기 상실, 고통이다. 

 


너의 가장 나쁜 두려움은 가장 오래된 두려움이다.

 

가장 오랜 시간 가지고 있던 두려움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죽음, 병, 사고, 불구, 장애를 갖는 것, 삶에 대해 통제력 상실, 자유를 잃는 것, 외로움, 이별, 사랑의 상실, 가족 해체, 굴욕, 열등감, 의존성, 경멸, 경제적 가난, 실패, 사회적 단절, 배제, 도태, 소멸 등이라고 적고 보니 오래된 것을 고르기는 어렵지만 하나도 두렵지 않은 것이 없다. 

 

뱀에 대한 인간의 본능적인 공포를 진화론적으로 설명하는 가설로 ‘뱀 탐지 이론’이 있다. 이에 의하면 영장류를 포함한 포유류 동물에게 가장 위협적인 포식자가 바로 뱀이다. 뱀은 1억 년 전부터 초기 포유류인 작은 설치류를 잡아먹었다. 이 같은 뱀의 위협이 진화 압력으로 작용해 인간은 나뭇잎 사이에서도 뱀을 찾아낼 수 있도록 커다란 시각중추를 보유하게 됐고, 결국 뇌가 진화했다는 이론이다.

 

미국의 진화생물학자 재레드 다이아몬드에 의하면, 인간은 자신의 종을 대량 학살하는 유일한 종이다. 이국인에 대한 두려움과 경계심은 현대 국가의 국빈 환영 의식에도 그대로 남아 있다. 국빈이 공항에서 내리면 잘 훈련된 의장대의 사열과 함께 예포를 쏘아대는 의식이 바로 그것. 원시 부족사회에서 외지인이 방문했을 때 온몸에 무늬를 그린 전사들이 창과 활 같은 무기를 든 채 춤을 추는 환영 의식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이국인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자기의 힘을 상대에게 과시하는 행위인 셈이다.

 

제노포비아(Xenophobia)는 낯선 이 혹은 손님을 뜻하는 그리스어 xénos와 두려움 혹은 공포를 뜻하는 그리스어 phóbos가 합쳐져 만들어진 단어다. 즉, 외국인 공포증 혹은 이국인에 대한 두려움이란 의미를 지닌다.

 

일본의 로봇공학자 모리 마사히로는 로봇이 인간과 닮을수록 호감도가 상승하지만, 너무 닮으면 도리어 사람들에게 극도의 반발심이나 거부감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거부감을 느끼는 구간의 하락된 호감도를 그래프로 그리면 계곡 모양이 된다고 해서 ‘언캐니 밸리’라고 명명됐다. 언캐니(uncanny)는 ‘섬뜩한, 기분 나쁜’이라는 뜻으로서, ‘친숙한, 편안한’이라는 뜻을 지닌 캐니(canny)의 반대말이다.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친숙한 것이 그 일상성을 탈피할 때 가장 섬뜩하고 두려운 것이 된다고 ‘언캐니’의 의미를 해석했다.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가설이긴 하지만 제노포비아와 마찬가지로 언캐니 밸리 역시 미래 기술의 발전 과정에서 우리가 극복해야 할 현상 중 하나인 셈이다.   

 

커피를 많이 마셔서 그런지 두려운 느낌이 든다. 부품 이름을 외운다든가 하는 일부터, 무엇인가 익혀서 익숙해지려면 많이 보고, 쓰고, 말해야 한다. 기억하기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못해본 일이다. 아니 몇 번 프로젝트를 따고, 돈을 벌고,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혼자서 열심히 매달려 한 일과는 다르다. 시스템을 만드는 일은 쉬울 리가 없다. 시스템이 아주 정교하고, 수익을 낼 수 있다면 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두려워하는지도 모른다. 갈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몇 번 취하면 된다. 술김에 달려가는 방법도 있다. ^^ 

 

 

참고

인간이 극복해야 할 진짜 두려움

두려움에 관한 젠의 가르침

 

 

가장 오래된 두려움은 최악의 두려움입니다. 트위터 @archillect

 

로봇들은 왜 모여있는 걸까? 사람도, 꽃도, 나무도 마찬가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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