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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기 나무는 영어로 judas tree라고 부른다.

지구빵집 2021. 4. 1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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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의왕 고속도로를 나와 안산 방향으로 차를 몰아가는 순간 8차선 도로 가운데 300미터가량 피어있다. 키는 작지만 뭉텅뭉텅 매달려 있는 진한 분홍색 꽃은 미처 담기도 전에 도로에서 끝나버린다. 자주 보는 꽃이긴 한데 무슨 꽃인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박태기나무 꽃이었다. 전혀 모르던 꽃들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일이 재미있다. 

 

박태기나무라는 이름은 꽃 모양이 밥알과 닮은 데서 유래한 것이다. 정확히는 꽃이 피기 직전 꽃망울 모양이 밥알을 닮았다. 밥알을 ‘밥풀떼기’ 또는 ‘밥티’라고 부르는 곳도 있지만, 지역에 따라 밥알을 ‘밥태기’라고 부르는 곳도 있다. 밥과 관련해서 지은 나무의 이름은 또 있다. 하얀 쌀밥을 닮았다 해서 쌀밥 즉 이밥에서 온 이팝나무, 좁쌀처럼 작은 밥이라 해서 조밥 즉 조팝나무가 있다. 

 

박태기나무는 원산지가 중국이지만,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다. 4월 중순쯤 잎도 나기 전에 홍자색 작은 꽃들이 다닥다닥 피는 모습이 장관이다. 매우 화려하고 모양이 독특해 화단이나 공원에 많이 심는다. 다만 꽃색 등이 너무 튀기 때문에 다른 나무들과 함께 심기보다는 따로 한 그루 심거나 아예 이 나무들끼리 모아 심는 경우가 많다. 이 나무들만 모아 심어 생울타리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햇빛을 좋아하지만 반그늘이 져도 잘 살며, 특히 콩과 식물이기 때문에 메마른 곳에서도 뿌리혹박테리아가 질소를 고정해 살아갈 수 있다.

 

꽃은 이른 봄에 잎이 나기 전에 길이 1~2센티미터 정도의 홍자색 꽃이 7∼30개씩 한 군데 모여 달린다. 잎은 계수나무 잎과 비슷한 심장형이고, 좀 두껍고 반들반들하다. 꽃이 지고 나면 10센티미터쯤 되는 꼬투리 모양의 열매가 달린다. 꽃처럼 열매도 다닥다닥 달린다.  

 

 

"나는 내 몸이 한 그루의 박태기나무가 된 것 같았다. 봄날 느닷없이 딱딱한 가장귀에서 꽃자루도 없이 직접 진홍색 요요한 꽃을 뿜어내는 박태기나무, 헐벗은 우리 시골 마을에 있던 단 한 그루의 꽃나무였다. 내 얼굴은 이미 박태기꽃 빛깔이 되어 있을 거였다. 나는 내 몸에 그런 황홀한 감각이 숨어 있을 줄은 몰랐다. 이를 어쩌지, 그러나 박태기나무가 꽃피는 걸 누가 제어할 수 있단 말인가. 나의 떨림을 감지한 대학생은 당황한 듯 내 손을 뿌리쳤다." - 박완서「친절한 복희 씨」 중에서 

 

"생오지 마을은 깊은 산골이라 ‘무등산 벚꽃이 다 지고 난 후에야 봄꽃들이 폭발하듯 피어나는 곳’이다. ‘개나리, 산수유, 매화, 산벚꽃, 벚꽃, 철쭉, 목련, 살구, 자두, 복사꽃, 박태기꽃, 앵두꽃, 탱자꽃, 이팝꽃 등이 골짜기의 산과 들에 한꺼번에 피어나면 꽃 폭죽을 터트린 것처럼 울긋불긋 황홀한 꽃 세상’을 이룬다." p.202 <홍자색으로 피어나는 부푼 꿈, 박태기나무 꽃> 중에서 

 

(콩과에 속하는 나무로 가지마다 진분홍색 꽃이 가득 피는 나무. 영어로는 judas tree 라고 하는데 성경에 나오는 유다가 예수를 팔고 이 나무에 목을 맸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참고 

진한 사랑의 나무 '박태기나무'

홍자색으로 피어나는 부푼 꿈, 박태기나무 꽃

문학이 사랑한 꽃들-김민철 

 

 

트위터 우면산 @mckim15

 

교보문고, 홍자색으로 피어나는 부푼 꿈, 박태기나무꽃

 

교보문고,&nbsp;홍자색으로 피어나는 부푼 꿈, 박태기나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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