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진실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려면, 글을 읽고 써야 합니다. 반드시!>
1. “저(=한강 작가)는 (스스로를) 쓰는 사람이기 전에, 읽는 사람이라고 느낍니다. 고단한 날에도 한 문단이라도 읽고 잠들어야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2. “다행인지 불행인지 소설을 쓰고 있다 보면 부담을 잊게 됩니다. 짧든 길든 소설 한 편을 완성하는 일이 늘 어렵다 보니, 아마 부담이 들어올 자리가 남지 않는 것 같습니다"
3. “대학을 졸업하고 ‘샘터’에 입사해 일하던 때 영종도로 직원 수련회를 갔는데, 해질 무렵 썰물이 빠져나간 모래펄에 녹슨 닻들이 박혀 있는 것을 보고 그 풍경 앞에 서 있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소설로 쓰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4. “(그렇게) 첫 단편집 ‘여수의 사랑’에 묶인 소설들을 쓰던 시기에는 ‘(삶의) 고단함’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인간이 어떻게 삶을 버티고, 떠나기를 몰래 꿈꾸고, 저마다 홀로 피로와 시련을 감당해 내는가 하는 것이 관심사였습니다”
5. “저에게 소설들은 계속해서 이어지는 어떤 것입니다. 이야기가 이어진다기보다는 질문들이 이어지는데요. 어느 시기에든 골몰하는 질문이 있고, 그 질문을 진척시켜 보는 방식으로 소설을 쓰게 됩니다” (한강 작가식 세계관=질문의 연속)
6. “(그래서) 대답을 찾았다기보다는 그 질문의 끝에 다다랐다고 느낄 때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게 되고요”
7. “(저는 창작에 대해 거창하게 생각하기보다는) 생각하고 서성이고 고민하고 질문하고 길을 잃고 우회하고 되돌아오고.. 그런 일이 소설을 쓰는 일이라고 지금도 느낍니다. 그렇게 질문들을 다루는 방식으로 글을 쓰는 것이라고요”
8. “(그리고 사람들은 한국 작품에 대해 말할 때, 한국어가 가진 한계에 이야기하지만 본질적으로) 문학이라는 것이 원래 연결의 힘을 가지고 있지요. 어디에든 읽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한 한국 작가들의 작품들이 그 독자들을 만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9. “(더불어) 인간은 변하는 존재이지만, 동시에 어떤 본질은 변하지 않는 존재이기도 하니까, 변하지 않은 마음들이 그 시공간에 있어서 제 글이 닿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10.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저에게 작가들은 일종의 집합체처럼 느껴졌습니다.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자신이 다루는 것들에 골몰해 있고, 뚫고 나가려 하는 사람들의 집합체요. 그들 전체의 이미지로부터 깊은 영향을, 때로 감동을 받습니다”
11. “우리는 일상 속에서 정말 깊은 진실을 보거나 보여주기 쉽지 않잖아요? 친구와 밥을 먹다가 ‘나는 요즘 산다는 게 뭔지 생각하고 있어’라고 고백하기는 어려운 것처럼요"
12. “꺼내기 쉽지 않지만 표면 아래에서 우리를 흔드는 중요한 감정들, 깊은 의문들, 감각들을 문학이 다루면, 그걸 읽는 사람들은 문득 자신 안에 있던 그것들을 다시 발견하게 됩니다”
13. “읽고 있는 소설 속 사람이 되어보며 자신으로부터 벗어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순간을 반복하면 자아에 틈이 벌어지면서 투명하게 자신을 직시하는 경험도 하게 되고요. 그렇게 소설은 여분의 것이 아니라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 우리를 연결하는 실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한강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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