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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협 충청대협 회장인 형이 느닷없이 나랑 어디 좀 가자고 말했다. 어디요? 가보면 알게 된다.고속버스도 아닌 조치원 기차역으로 가서 기차를 타고 서울역으로 간다. 택시를 타고 연세대로 갔다. 대충 어디선가 저녁을 먹고 총학생회 사무실에 도착한 시간이 밤 10시다. 나는 가드니까 옆 사무실에서 기다린다.
마침 기다린 곳이 총여학생회 사무실이다. 여학생들의 일기와 메모장, 쓰레기통이 나뒹군다. 여하튼 복잡하다. 비망록같은 것들이 눈에 띈다. 아무거나 잡아 읽는다. 애인 이야기, 시위와 집회 이야기... 그러다 이 글을 읽었다.
내가 혼자 견디는 방법은 대개 이러하다. 그 여자가 대충 혼자 견디는 법
날씨가 좋은 날 일렁이는 기분에 남자에게 연락을 하지 않는 것, 당신의 하루를 궁금해 하지 않는 것, 잠을 잘 자는 것, 외로운 마음에 누군가를 만나러 가지 않는 것, 힘들 때 그림을 그리는 것, 지나간 사진을 보지 않는 것,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진 누군가의 시를 읽는 것, 새벽에 홀로 깨어있지 않는 것, 나를 위한 선물을 사는 것, 다른 생각이 나지 않도록 여유롭게 살지 않는 것, 핸드폰 전원을 꺼 놓는 것, 내가 놓으면 끝날 관계에 대해 억울함을 품지 않는 것, 나를 스쳐간 사람들을 생각하지 않는 것, 감정을 절제하는 것, 과거를 생각하지 않는 것, 바로 앞의 일만 생각하는 것, 세 끼니를 온전히 제 시간에 다 하는 것, 잠깐의 슬픔이 하루를 망치지 않게 하는 것.
남자가 혼자 견디는 법은 대게 이러하다.
날씨가 좋은 날 일렁이는 기분에 여자에게 연락을 하지 않는 것, 당신의 하루를 궁금해하지 않는 것, 밤에 술 마시지 않고 잠을 잘 자는 것, 외로운 마음에 누군가를 만나러 가지 않는 것, 힘들 때 미루었던 공부를 시작하는 것, Dropbox에 저장한 지나간 사진을 보지 않는 것,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진 누군가의 시를 읽는 것, 새벽에 홀로 깨어있지 않는 것, 나를 위한 작은 선물-하얀색 와이셔츠, 러닝 바지, 향수, 속옷-을 사는 것, 다른 생각이 나지 않도록 여유롭게 살지 않는 것, 약속시간에 일찍 도착해서 책을 읽는 것, 클래식 음악을 10분 이상 듣는 것, 자주 핸드폰 전원을 꺼 놓는 것, 내가 놓으면 끝날 관계에 대해 억울함을 품지 않는 것, 나를 스쳐간 사람들을 생각하지 않는 것, 감정을 절제하는 것, 과거를 생각하지 않는 것, 바로 앞의 일만 생각하는 것, 세 끼니를 온전히 제시간에 다 하는 것, 잠깐의 슬픔이 하루를 망치지 않게 하는 것.
상황이 훨씬 주옥같아도 이겨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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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좋은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