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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러너스

2024 시즌 마감 마라톤 하프 완주 1시간 48분 47초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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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4일 토요일 9시 30분에 출발해 11시 20분 정도에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다. 한강은 얼지 않았고, 반환점을 향해 갈 때 맞바람이 약간 불었다. 한강을 달릴 때 물 위로 솟아오른 것들을 잡지도 못할 텐데 잡으려고 손을 뻗는다. 한강 물결이 높게 인다. 바람이 스칠 때 한 번도 같은 물결이 일지 않고, 같은 강물에 발을 두 번 담글 수 없다. 똑같은 날은 하루도 없다. 매 순간 보살피고 돌아보고 소중히 한다. 

 

이 남자는 항상 생각한다. 우드, 슈드, 쿠드를 되뇐다.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한 일, 해야만 했는데 하지 않은 일, 할 수 있었는데 여전히 하지 못한 일이다. 모든 것에 후회가 있지만 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은 일에 대한 후회는 죽을 때까지 가져간다. 왜냐하면 할 수 있었는데 못한 일이 유일하게 자신이 통제할 수 있었던 일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가지면 안 되거나, 결국 가져도 행복하지 않을 것에는 아예 주의를 쏟지 않는 게 인생을 사는 편한 방법이다. 이 남자는 삶에서 여지없이 보여주었었던 순환을 끊어내기로 한 것에 대해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두 번째로 살고 싶은 삶이 있다면 무자비해야 한다. 열심히 노력하고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며, 어떠한 고통도 이겨내고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면 이 세상에서 가지지 못할 것은 없다. 이 남자는 무엇을 그렇게 갖고 싶었나. 피니시 라인에 들어와 옷도 갈아입지 않고 잠바와 짐을 챙겨 나오니 20분 후에 하프 완주 기록 메시지가 왔다.

2024 시즌마감마라톤 완주를 축하드립니다.
김봉조 님 기록은 01:48:47.99입니다. 

 

 

생각보다 근사한 기록이다. 목표는 1시간 45분이었지만 날이 춥고, 추위에는 아주 쥐약인 남자는 움츠렸다. 반환점까지 잘 달렸고 한참 앞서 달리던 1시간 50분 광화문 페이스 메이커를 19킬로미터에서 따라잡았다. 돌아올 때 74 러닝 크루 회원 중 한 명을 끈질기게 따라 달렸다. 급수대를 그냥 지나치면서 몇 번 앞섰지만 어느새 따라와 앞지르면 다시 따라붙었다. 마라톤에서는 순간적인 파워와 빠르기로 앞서 나가는 것은 의미가 없다. 같은 속도록 쉬지 않고 일정하게 달리는 일이 중요하다. 

 

이 남자는 달릴 때 발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혼자 달릴 때도 발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함께 달릴 때는 착착 착착 발 딛는 소리를 듣는다. 같은 빠르기로 달리니 서로의 발은 자연스럽게 동기 되어 리듬이 된다. 이럴 때는 그 발소리가 너무 정겨워 침묵하게 되고, 그 리듬을 깨기 싫어 속도를 줄이거나 뒤처지기 싫은 마음이 든다. 한 동안 아주 긴 거리를 맞춰 달릴 수 있다면 아주 좋은 러닝 동료다.  

 

두려움은 실체가 없다고 단지 감정일 뿐이라고 동기부여 팟캐스트를 듣다 보면 자주 나온다. 그런데도 꼭 실체가 있는 것 같다. 두려움과 마주하면 사라진다고 하고, 두려움과 맞서 싸우면 자유로워진다고 말하는 데 우리는 마주치는 것뿐만 아니라 그 후의 일까지 걱정을 하니 더 두렵다. 

 

삶에서 우리가 하는 가장 큰 실수 중에 하나는 우리가 시간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왜 그럴까?

 

 

메달 참 촌스럽다. 돈이 많이 들어서 일부러 후지게 만드나?

 

 

눈부시다. 그 말 말고는 달리 설명한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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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좋은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