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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인공지능과 인간

코드는 3배 빨리 작성, 사람들이 쓰는 소프트웨어는 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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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는 3배 빨리 쓰게 됐는데, 정작 사람들이 쓰는 소프트웨어는 거의 늘지 않았습니다. fb 임경묵

 

이번 주 나온 NBER 워킹페이퍼(Demirer·Musolff·Yang) 이야기입니다. GitHub 개발자 10만 명의 실제 AI 사용 기록을 분석해, AI 코딩 도구가 생산성을 얼마나 끌어올리는지 도구 세대별로 추적한 연구입니다. 앞부분 결과는 기대대로입니다. 코드 작성량(커밋)은 도구가 발전할수록 가파르게 늘었습니다.

 

· 자동완성: +40%

· 대화형 코딩 에이전트: +140%

· 자율 에이전트: +180%

 

AI가 코딩이라는 ‘작업’ 자체를 강력하게 가속한다는 건 분명합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이 +180%는 생산 과정을 한 단계씩 올라갈 때마다 빠르게 줄어듭니다.

 

· 코드 작성: +180%

· 프로젝트 수: +50%

· 실제 출시(릴리스): +30%

· 앱 마켓 전체 사용량: 사실상 0%

 

코드 쓰는 속도는 3배가 됐지만, 출시 단계에선 효과가 6분의 1로 쪼그라들고, 사용자가 실제로 쓰는 단계에선 거의 사라집니다.

 

연구진은 이걸 ‘약한 고리(weak-link)’ 문제로 설명합니다. 무언가가 세상에 나오려면 여러 단계를 모두 통과해야 하는데, 전체 속도는 가장 느린 단계가 결정합니다. AI는 이미 빠른 단계(코드 작성)를 더 빠르게 만들 뿐, 느린 단계, 즉 무엇을 만들지 정하고 통합하고 출시하고 사용자에게 가닿게 하는 일은 그대로 둡니다. 이미 강한 고리를 더 강하게 만들어도, 사슬 전체는 약한 고리에서 멈춥니다.

 

흥미로운 건 AI와 사람의 관계입니다. 연구는 둘 사이의 대체 정도가 매우 낮다고 추정합니다. 쉽게 말해 AI는 사람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보완합니다. AI가 코드를 아무리 쏟아내도, 그걸 받아 판단하고 출시로 옮기는 사람의 시간이 늘지 않으면 산출은 거기서 막힙니다. 이론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버가 지금 이 곡선을 실시간으로 보여 줍니다.

 

우버는 작년 12월 엔지니어 약 5,000명에게 강력한 AI 코딩 도구를 풀고, 사내 사용량 순위표까지 만들었습니다. 그러자 도구 사용률은 넉 달 만에 32%에서 84%로 뛰었고, 지금 우버가 커밋하는 코드의 약 10%는 AI가 직접 씁니다. 코스로샤히 CEO는 직원들이 ‘초능력’을 얻었다고 표현했습니다.

 

그런데 출시와 성과 쪽은 다릅니다. 우버는 2026년 AI 예산을 단 넉 달 만에 소진해 예산을 다시 짜고 있고(엔지니어 1인당 월 API 비용이 500달러에서 2,000달러), COO 앤드루 맥도널드는 AI 지출과 소비자 제품의 실제 개선 사이의 연결고리가 “아직 없다”고 말했습니다. AI 사용 지표와 ‘사용자에게 더 유용한 기능을 실제로 출하했다’는 결과 사이에 선을 긋기 어렵다는 겁니다.

 

정확히 논문의 곡선입니다. 우버처럼 가장 공격적으로 AI를 도입한 회사에서도, 병목은 코드가 아니라 사람과 조직이 판단하고 출시하는 자리에 있습니다.

 

여기서 세 가지를 짚을 수 있습니다.

 

첫째, 가치는 강한 고리에서 약한 고리로 이동합니다. 코드 작성 능력 자체는 빠르게 흔해집니다. 희소해지는 건 무엇을 만들지 정하고, 만든 것을 실제로 세상에 내보내는 판단력입니다. 진로든 조직이든, 자기 자리를 빠른 고리가 아니라 막히는 고리 쪽에 두는 편이 유리합니다.

 

둘째, ‘AI가 작업을 빠르게 한다’와 ‘AI가 경제적 가치를 만든다’는 다른 명제입니다. 지금 데이터는 앞은 보여 주지만 뒤는 아직 보여 주지 못합니다. AI에 쏟아붓는 막대한 투자가 정당한지 따질 때 봐야 할 지점이 바로 이 간극입니다.

 

셋째, 다만 연구진도 ’지금까지는(thus far)’이라는 단서를 답니다. 이 정체가 생산 과정이 아직 적응하지 못한 일시적 현상인지, 사람의 시간이라는 구조적 한계인지는 더 지켜봐야 합니다. 관전 포인트는 ‘AI가 병목에서 막혔다’가 아니라, ‘병목이 어디로 옮겨가고 무엇이 그것을 풀어낼 것인가’입니다.

 

코드를 쓰는 것과 그것을 실제로 출하해 쓰이게 하는 것은 다릅니다. AI는 전자를 이미 바꿨고, 후자는 아직 사람의 몫입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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