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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러너스

2026년 9월 달리기, 자신의 방식대로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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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만큼 힘들었던 8월 여름 달리기가 끝났다. 여름이 물러가고 선선해지면 더 잘 달릴 거라고 예측하지 마라. 계절은 꽃이나 곡식에게 그런 도움을 주지, 사람에게는 절대 그런 일을 만들지 않는다.   

 

달리기는 거리와 빠르기를 떠나 누구에게나 힘들다. 항상 힘들 거라고 예상한다. 성실한 러너들은 힘들지 않으려고 훈련하는 게 아니라, 고통을 견딜 수 있도록 훈련한다. 제법 오래 달렸고, 서브 4를 달성한 러너면서도 여전히 난 초보 러너다. 아직 더 성장하고 더 멀리 달려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9월 1일 화요일

 

비가 내려 개인 훈련으로 한다고 했지만 달리러 나갔다. 다른 팀은 많이 나왔고, 러닝 강의에도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참석했다. 육체적으로 점점 죽어가는 기분, 무언가 이겨내려고 애쓰는 마음, 사람들과 부딪히며 살아가야 한다는 의지가 점점 약해지는 것들이 바로 늙어가는 직접적인 증거다. 거부한다.

 

9월 4일 목요일

 

감독과 춘자 선배의 도움으로 인터벌 10회 훈련을 잘했다. 마음에 드는 훈련을 하면 늘 충만하다. 그 기분을 유지한다.

 

9월 5일 토요일 자봉

 

대부분의 오래된 마라톤 클럽은 훈련할 때 자원봉사를 둔다. 자봉 운영은 모든 팀마다 운영하는 방식은 다르다. 우리는 일 년에 한 번 정도 맡아서 식수를 준비하고, 짐을 지키는 일을 한다. 그러니 정모에서 훈련은 하지 않는다. 자봉은 식수와 약간의 먹을 것을 준비한다. 준비는 자봉이 마음대로 결정하는 것이라서 많이 준비해도, 적게 준비해도 누가 뭐라 하지 않는다. 간혹 자봉이 빠지거나 바쁠 때는 교체도 하지만 미처 대체하지 못할 경우는 운영진에서 하기도 한다. 

 

사회에서 성공하는 사람일수록 자기가 속한 그룹에 헌신적이고 잘 돌본다는 연구가 있다. 맞는 말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그룹이나 커뮤니티의 일부로 인식하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받는다. 자기가 원하는 정치인을 지지하듯이 공유된 정체성, 가치 또는 목표를 동일하게 가지고 있을 경우 그룹은 강력한 지지기반이 되기도 한다. 모든 일은 아니더라도 항상 열심히 참석하고, 활동을 지지하고, 강한 팀워크를 생각하는 사람이 당연히 사회에서 하는 일도 동일한 구조를 따른다. 요즘 그룹은 그런 면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매 그 모양이다. 개인주의가 아니라 스스로의 능력을 무시하고, 팀에 헌신하지 않으므로 육체적, 정신적으로 마땅히 누리고, 스스로 가져야 할 것들을 얻지 못한다. 

 

9월 6일 일요일 32km

 

관문체육공원 80회전, 32km를 달렸다. 

한동안 장거리 훈련을 달리지 못했다. 운동보다 잠을 자는 것이 건강에는 더 좋다. 6시에 나가 동료들이 달리는 대열에 천천히 몸을 풀고 합류했다. 이른 아침 붉은 노을이 반짝하다 사라졌다. 하늘은 너무 좋았고, 달리기에 좋은 날씨다. 정확히 32km를 달리고 마무리했다. 분노나 증오, 수준이 어떻든 욕망으로라도 늘 성장해야 한다. 그 연료로 좀 더 나가기로 한다. 

 

 

 

 

 

 

 

9월 26일 토요일

 

운영진에서 누군가 그만둔다고 통보한다. 불편한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사람의 품성 또한 늘 사소한 것에서 모두 드러난다. 절차와 태도, 예의 바름, 마찰을 해결하는 과정 같은 것들 말이다. 그룹에 나와 웃고, 떠들고, 손뼉 쳐주고, 챙겨주고 하는 일들은 누구에게나 즐겁다. 하지만 그곳에서 책임을 지게 되면 다른 사람이 된다. 누리는 즐거운 것들을 모두 누리지만 그 대가를 치르는 사람은 드물다. 대가란 꼭 나중에 닥칠 위기나 고통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자기가 얻은 것을 돌려주고, 그만큼 또 다른 사람을 위한 행동도 포함한다. 물론 함께 일하는 불편함이 클 수도 있다. 사람은 모두 불완전하다. 결과는 통제하지 못한다고 해도 일어나는 방식이나 과정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다. 

 

요즘은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던 좋은 기질들을 모두 버리고 있다. 친절함, 헌신, 충성, 명예, 약속, 신뢰, 지지, 응원, 희생, 돌봄, 배려, 예의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거부하기도 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은 분명히 존재한다. 순간적인 마찰이나 불편함으로 우리가 가진 좋은 것들을 버리는 일은 어리섞은 일이다. 친절함은 그것을 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에게나 어울리는 행동이다. 

 

9월 27일 일요일 

 

7월부터 시작한 여름 장거리 훈련이 끝났다. 그 뜨거움이 부러웠다. 자주 참석은 못했지만 그런대로 잘 달렸다. 마지막 대공원 3km 코스를 5회전 달렸다. 아직 화요일 마지막 훈련이 남았다. 삶이 우리에게 주는 것들은 모두 사소하지만 장기적이고, 꾸준한 행동이 준다. 작은 습관, 매 순간의 루틴, 절제가 중요한 이유다. 

 

 

 

9월 29일 화요일 훈련

 

관문 운동장 마지막 훈련을 10km 지속주로 마무리했다. 낮의 뜨거움은 곧 식는다. 운동장엔 아주 많은 사람이 나와 운동한다. 도시공사 러닝 클래스, 일반 사람, 아픈 사람, 연인들, 아이를 데리고 함께 걷고 달리는 젊은 부모들.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훨씬 더 많이 필요하다.

 

친절과 배려에는 다른 모든 감정들과 마찬가지로 에너지가 든다. 마찰 같은 것들이다. 우리는 그것을 피할 게 아니라 극복해야 한다. 지금 세대들은 모든 마찰을 피하려고 한다. 감정적인 피해나 에너지 소모를 극도로 거부하는 경향이 있다. 홀로 고립되기를 좋아하는 것처럼 보인다. 

 

싸워야 한다. 아무리 다른 사람이 관계를 정리하라고, 피해만 본다고 말해도 그런 조언이나 마치 삶의 원칙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사람들과 싸워야 한다. 못된 사상과 대단한 것처럼 떠드는 관계론에 결코 속지 말고 대항해야 한다.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훨씬 더 많다. 마음의 근육을 얻고, 교훈을 얻고, 심지어 연민을 가져야 할 대상을 우리는 현명하게 알아낼 수 있다. 희생과 대가를 치르지 않고 배우는 게 세상에는 없다. 어쩌면 우리가 비싼 수업료를 내며 배우는 것은 가치가 없을지도 모른다. 돈으로 우리는 마음의 평화와 굳게 새겨진 정신을 얻을 수는 없다. 

 

10월은 대회가 두 개나 있다. 국제 평화 마라톤이 5일에 있고, 춘천 마라톤이 25일에 있다. 한참을 달리지 않고 지내다가, 어느 날 주로에 설 때면 막 기운이 나서 질주하게 된다. 폭발하듯 달리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훈련이 없다면 순간에 불과하다. 모든 달리기 훈련을 더 많이, 더 자주 이어간다. 건강해지려고 달리는 게 아니라, 잠시라도 얻는 평화와 즐거운 기분이 중요하다.

 

원하는 것을 얻거나, 결과를 알게 되면 허무해진다. 그러니 여정이 전부다.   

 

 

 

 

 

 

2026년 9월 러닝 일지, 기록하지 않으면 죽는다. 기록도 규율이다. 그것도 아주 일 순위 규율이다.

 

일 월 화 훈련 수 목 훈련 금 토 정모 합계
    1 2 3 4 5  
거리
페이스
  10.4km
6:46
  15km
6:06
  자봉 25km
6 7 8 9 10 11 12  
장거리 훈련
32km
5:43
  13km
6:17
  12.5
6:46
  10km
6:05
67km
13 14 15 16 17 18 19  
    15km
5:38
  일하고   27주년 창립 행사 15km
20 21 22 23 24 25 26  
    13.7km
6:05
  13.2km
6:00
  일하고 26km
27 28 29 30        
15km
6:43
  13.7km
6:31
        18km
               
              151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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