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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침팬지의 공통점: 종족간의 유혈분쟁과 끝없는 영토확장 야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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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침팬지의 공통점: 종족간의 유혈분쟁과 끝없는 영토확장 야욕

 

KISTI 미리안『글로벌동향브리핑』 2010-06-28

 

동물학자들은 1980년대 중반 이후 제인구달과 그 동료들의 관찰 덕분에 침팬지들이 이웃을 살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침팬지가 폭력을 행사하는 이유는 지금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예컨대 탄자니아의 곰베스트림 국립공원에서는 한 무리의 침팬지가 일련의 무자비한 공격을 통해 이웃의 영토를 점령하는 것으로 관찰되었는데, 이는 침팬지가 영토확장을 위해 살상을 서슴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러나 곰베 국립공원의 경우 두 침팬지 종족은 본래 같은 종족에 속해 있었고, 인간에게 먹이를 공급받아 왔기 때문에 침팬지가 실제로 야생에서도 그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더욱이 침팬지들이 연구자들과 접촉함으로써 야성을 잃고 돌출행동을 하게 되었을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어 왔다. 이와 관련하여, 침팬지가 폭력을 행사하는 이유를 밝히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0여년 동안 침팬지들을 관찰해 온 영장류 동물학자(primatologis)들은 Current Biology 최근호에 기고한 논문에서, "우간다의 침팬지 수컷들이 힘을 합해 이웃의 다른 종족 침팬지들의 본거지를 습격해 그 중 21마리를 살해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발표했다. 미시건 대학교의 존 미타니 박사(John Mitani, 영장류 동물학)와 예일대학의 데이비드 왓츠(David Watts)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1999년부터 2008년까지 우간다 키발레 국립공원에서 느고고(Ngogo) 지역에 서식하는 수컷 침팬지들을 추적해 왔다.

 

연구진은 수컷 침팬지들이 약 2주에 한번 씩 동료들을 규합하여 무리를 짓는 것을 유심히 관찰하였다. 무리를 지은 수컷 침팬지들은 주변에 홀로 떨어져 있는 수컷의 소리를 들으면 숲을 헤치고 조용히 - 그러나 신속하게 - 달려가 그 수컷에게 접근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외톨이 수컷 중에는 나이어린 침팬지도 있었는데, 연구진은 이 침팬지 무리가 외톨이 침팬지를 주먹으로 때리고 이빨로 물어뜯어 살해하는 광경을 무려 열여덟 번이나 목격하였다. 그리고 다른 세 번의 경우, 연구진은 침팬지 무리가 직접 상대를 공격하는 장면을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왁자지껄하는 소리를 듣고 달려가 본 결과, 갈갈이 찢긴 침팬지의 시체를 발견하거나 방금 살해된 어린 침팬지의 고기를 먹는 침팬지 무리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연구진이 관찰한 총 21건의 사례 중 13건은 동일한 지역, 즉 느고고 침팬지들이 장악하고 있는 지역의 인근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느고고 침팬지들은 자신들의 영토를 벗어나 주변의 다른 종족이 지배하고 있는 영토를 침입·점령함으로써 영토를 확장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관찰결과를 종합하면 결론은 매우 명백하다.

 

침팬지들은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 주변의 종족들을 공격하는 것이 확실하다."라고 미타니 박사는 말했다. "이번 연구는 침팬지의 공격 목표가 단지 `다른 종족을 제거하는 것`을 넘어 `그들의 영토를 차지하는 것`임을 의미한다."고 하버드 대학의 리처드 랭엄 박사(Richard Wrangham, 영장류 동물학)는 논평했다. 랭엄 박사는 키발레 국립공원의 다른 지역에서, 두 침팬지 종족이 영토를 사이에 두고 유혈분쟁을 벌이는 것을 관찰한 바 있다.

 

그렇다면 침팬지들이 영토를 확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침팬지들이 보다 많은 과실나무와 새로운 암컷을 획득하기 위해 다른 종족의 영토를 침략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느고고 지역은 150마리의 침팬지들이 먹고 살 수 있는 비옥한 지역이며, 아직까지 피점령 종족의 암컷이 느고고 종족에 합류한 사례는 없기 때문에, 느고고 침팬지들이 이웃 종족을 침략한 목적이 무엇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이번 연구결과를 접한 전문가들은 "느고고 종족이 많은 수컷을 보유하고 있으며, 수적 우세를 바탕으로 하여 영토를 확장할 여력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뉴멕시코대학의 영장류 동물학자인 마틴 뮬러(Martin Muller) 박사는 다음과 같은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침팬지는 자신이 약하거나, 억압받거나, 교란되어 있거나, 스트레스틀 받고 있거나, 굶주리는 경우에는 공격성을 띠지 않으며, 오직 주변의 취약한 종족들을 제압할 만한 힘이 있을 때만 침략을 감행한다.

 

종족의 수컷 침팬지들은 기존의 파워를 바탕으로 하여 새로운 영토를 합병함으로써 종족의 크기와 힘을 확대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내 종족의 영토와 재산을 왜 다른 종족과 나눠 갖기 싫어하는 마음은 인간이나 침팬지나 똑 같다." 이번 연구는 인간이 갖고 있는 끊임없는 영토확장 욕구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인간과 침팬지는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종분화(speciation)된 후 500만 년 이상 따로 진화해 왔지만, 아직도 공통으로 갖고 있는 특징이 하나 있다. 그것은 "두 종(種)의 수컷이 모두 편을 갈라 패권다툼을 하며, 영토확장을 위해서라면 다른 편(인간 또는 침팬지)을 살해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단지 `살아남거나 또는 먹고살기 위해` 다른 종들과 목숨을 걸고 싸우는 여느 야생동물들의 본능적 행위와는 근본적으로 차원이 다른 것처럼 보이며, 인간과 침팬지를 다른 하등동물들과 구별짓는 핵심적인 특징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인간은 오랜 조상으로부터 이어받은 영토확장 욕구를 더욱 발전시켜, 정복왕조를 세우고 오늘날의 인류문화를 건설함으로써 침팬지를 따돌리고 영장류의 정점에 우뚝 서게 된 것으로 보인다.

 

원본논문: "Lethal intergroup aggression leads to territorial expansion in wild chimpanzees", Current Biology, Volume 20, Issue 12, R507-R508, 22 June 2010, doi:10.1016/j.cub.2010.04.021

 

출처 : http://news.sciencemag.org/sciencenow/2010/06/chimpanzees-kill-for-land.html

 

이미지 출처: https://www.inverse.com/article/59699-orangutans-bonobos-chimps-theory-of-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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