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소식

과천 아저씨들이 노는법 - 사기막골 주말농장, 부자식당 막걸리와 낚지 백숙

지구빵집 2015. 6. 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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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들은 매일 바란다. 오늘도 어제와 같이 아무 일 없길, 무미건조한 하루가 되길, 소소한 일거리로 무난하게 하루가 지나가길 바란다. 즐거운 일, 굉장한 볼거리, 죽여주는 일 이런 것들은 기대하지 않는다. 혹시라도 비슷한 일이 생기면 줄행랑이라도 칠 정도로 소박하게 살아가는 아저씨들이다.


삶이 가져다 주는 진정한 의미를 깨달아가는 중이다. 소소한 행복이 더 할 나위 없이 소중함을 알아간다.

어제와 같이 아무일 없이 지나가는 평온한 하루가 주는 의미를 알아가는 나이다.


오랜만에 아침부터 주말농장에 잡초를 뽑으러 출동하라는 풍이님의 지령이 떨어졌다. 네. 짧은 대답을 하고 정오까지 빈둥거리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할 뻔한 자리를 벌떡 일어나 세면실로 간다. 허겁 지겁 세수를 하고, 가장 편한 복장으로 갈아 입는다. 


집에서 20 여 분을 걸어서 농장에 도착했다. 올 해 부터 새로 시작한 사그막골 주말농장이다. 소속은 사그막골 농장이지만 여기는 한 참이나 떨어진 곳이다. 막걸리에 벗꽃을 담아 마시던 곳이 이곳 농장의 한 편에 있었지만 지금은 어느 회사에 팔린 것 같다. 쇠 그물로 쳐진 안쪽으로 한때 가지고 있었던 벗나무를 보는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주말농장은 인접한 도로에서 급격한 경사로를 20미터 정도 올라가서 넓게 자리잡고 있었다. 약 40평 되는 밭에서 볕이 안드는 곳은 분양을 하지 않으니 우리가 분양 받은 약 20평 텃밭과 가끔 나오셔서 대면대면하는 부부가 농사짓는 곳이 전부였다. 농장을 면하여 휴대전화 기지국이 큰 규모로 지어져 있다. 바로 옆 도로 건너편으로 사당에서 과천을 지나 학의 분기점이나 안양으로 가는 도로가 웅장하게 뻗어있다.


풀을 다 뽑고, 물을 주고 나니 정오가 되었다. 일하는 내내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옥수수를 뽑아버리고, 옥수수와 비슷한 잡초에 천천이 물을 준다. 작년에 호박을 심어서 온 밭이 모두 호박 덩쿨로 뒤덥혀 누군가가 욕을 많이 먹었는데 다시 호박 모종 두 개를 심는다. 아니 이게 머냐고 소리를 질렀다. 이 호박은 쥬키니 호박이라 식당이나 중국집에서 많이 사용하는데 넝쿨도 없고 길쭉하게 자란다고 한다. 두고 볼 일이다.


부자식당으로 이동한다. 농장일을 마치면 들르는 곳이 부자식당이다. 돈이 많다는 의미가 아니라 아버지와 아들을 말한다고 식당 주인이 이야기 한다. 메뉴가 삼삼하다. 식당 안을 극히 사양하고 밖에서 막걸리 한잔하며 신선한 봄 햇살을 세고 있다.



 















거나하게 일잔하고 다시 문원 2단지 수녀원으로 향하는 길 중간에 새로 생긴 맥시카나로 향한다.

맥시카나 앞에 놀이터에서 바라본 조용하고 아늑한 동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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