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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예총 긴급 성명서]노래를 빼앗기면 모든 걸 빼앗기는 것이다!

지구빵집 2016. 5. 1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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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예총 긴급 성명서]노래를 빼앗기면 모든 걸 빼앗기는 것이다!


노래를 빼앗기면 모든 걸 빼앗기는 것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보훈처장 따위가 왈가왈부할 노래가 아니다


한 사회 내에서 특정한 구성원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만들어지고 불리고 지켜져 온 노래에는 그것을 만들고 부르고 지켜온 사람들의 치열한 삶의 과정이 녹아 있는 법이다. 그때의 노래는 단순한 노래가 아니고 그 노래를 부르거나 혹은 그 노래 속에 담긴 수많은 민중들의 삶이자 역사이고 부조리한 시대를 돌파하던 함성이었으며 힘겨운 날 약해지는 의지를 벼리던 최후의 무기였다. 

따라서 민중의 노래에는 생명이 있고 정확한 지향이 있어 그 노래를 통해 해당 세상은 개량되고 개선되고 최후로 혁명되는 것이다.


우리는 서슬 퍼런 유신군사독재시절과 광주민중항쟁 그리고 6월 항쟁 등 인간 최소한의 권리와 민주주의가 압살되던 혹독한 시절을 통과하면서 최후로 우리의 자존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한 결기의 외화로서 우리의 노래를 만들고 부르고 지켜왔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임을 위한 행진곡’이다. 


우리는 모든 민주주의와 민중기본권 쟁취 투쟁의 현장에서 이 노래를 불렀고, 부르면서 싸웠고, 싸우면서 소중한 가치들을 지켜왔던 것이다. 이 노래를 들으면 아직도 가슴이 뛰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그런데 누가 우리로부터 이 소중한 노래를 빼앗으려 하는가? 누가 우리와 우리 사이를 억지로 갈라놓으며 노래의 가치를 훼손하려 하는가. 노래를 빼앗으려 하는 것은 그 노래와 얽힌 삶과 역사와 희생과 소중한 가치들을 부정하는 것이고 퇴행의 역사를 스스로 만들겠다는 무모한 시도이다. 그것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그렇게 쉽사리 우리가 우리의 노래를 빼앗길 성 싶은가? 우스워라. 한줌밖에 안 되는 권력의 주구들이 이 땅의 양심들이 지켜온 가치를 일거에 부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다니……. 그 무모함과 천박한 사고에 연민이 들 지경이다. 


우리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은 우리의 과거이자 우리의 역사이고 앞으로 꾸려갈 미래의 가치를 선언하는 힘찬 다짐이다. 일개 국가보훈처장 따위가 노래의 정체성과 존재방식을 운운할 그런 정도의 노래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우리의 노래를 자신들의 노래처럼 홀대하고 행사장에서 불리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하라는 듯한 안하무인의 태도를 보인다면 우리가 지켜온 양심적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존과 앞으로 우리가 지켜갈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그 혹은 그들을 탄핵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는 민중의 삶과 역사를 부정하는 기관과 인물들에게 민중의 혈세를 낭비할 만큼 어리석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단견과 무지 혹은 왜곡된 신념의 홍위군 보훈처장의 탄핵을 가로막는 세력이 있다면 바로 그들이 우리의 노래를 빼앗으려는 궁극적인 몸통이자 배후세력일 것임은 명백한 일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우리의 노래이자 민중의 노래이다. 우리의 노래를 우리가 부르겠다는 것은 부탁이나 사정이 아니라 정당한 요구이자 선언이다. 이러한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때, 권력과 그들에게 아첨하는 주구들은 강도이자 도둑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임을 명심하고 모든 것을 본래 있어야 할 자리로 되돌려놓길 진심으로 조언하는 바이다.


2016.5.17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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