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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李相和)의 시 - 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지구빵집 2017. 9. 26.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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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는 이상화(李相和)의 시이다. 1926년《개벽》(開闢)에 발표되었다. 작자의 반일(反日) 민족의식을 표현한 작품으로 비탄과 허무, 저항과 애탄이 깔려 있다. 비록 나라는 빼앗겨 얼어붙어 있을 망정, 봄이 되면 민족혼이 담긴 국토, 즉 조국의 대자연은 우리를 일깨워준다는 것이다. 국토는 일시적으로 빼앗겼다 하더라도 우리에게 민족혼을 불러일으킬 봄은 빼앗길 수 없다는 몸부림, 즉 피압박 민족의 비애와 일제에 대한 강력한 저항의식을 담고 있다.

아래 연구 해설 내용출처 : http://www.seelotus.com/gojeon/hyeon-dae/si/si-new/bbaes-as-gin-del.htm


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나는 온 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나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국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를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기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 다오.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웃어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 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요점 정리

지은이 : 이상화(李相和)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저항시. 상징시. 낭만시

율격 : 내재율

어조 : 감상적. 낭만적 어조

성격 : 저항적. 상징적. 격정적, 현실참여적

심상 : 직유에 의한 시각이 주됨. 서술적


시상의 대립축 

긍정축 

봄이 옴, 산과 하늘이 맞붙은 곳을 향해 걸어감, 누군가 나를 부름, 자연과의 교감, 노동의 욕구

부정축

봄을 빼앗김, 푸른 웃음과 푸른 설움이 어우러짐, 무엇을 찾고 어디로 가는지 답답함


문학 구성 :

   1연    조국을 빼앗긴 현실을 인식

   2연    자연의 부름에 이끌리는 시적 화자

   3연    답답한 현재적 심리

   4-6연  자연과의 친밀감

   7-8연  국토에 대한 애정과 그리움

   9연    순수한 혼과 답답한 일상의 혼

   10연   자연 몰입과 신명

   11연   현실 재인식과 다짐

구조적 특징 :

① 국권 회복의 소망과 식민지 현실 인식의 갈등 구조

② 감상적 정서와 저항적 정서와의 대립 구조

③ 낭만적 감정에서 현실 자각으로 전환되는 구조

④ 봄의 명랑함과 현실의 비극 사이의 갈등 구조

제재 : 국권 상실의 현실과 봄의 들판

주제 : 국권 상실의 울분과 회복에의 염원, 조국 상실의 비애와 광복에 대한 염원

특징 :

① '물음→확인 과정→답'의 순서로 내용이 전개되었다.[일종의 수미상관의 구성으로 질문과 대답의 형식]

② 시각 심상을 중심으로 향토적 소재가 많이 선택되었다.

③ 시의 형태가 연(聯) 단위로 가지런하게 정돈되어 있고, 3행으로 구성된 연들은 시행들이 점차 길어지는 점층 구조를 드러내고 있다.

④ 시적 자아의 갈등이 대칭 구조에 의해 효과적으로 표현되었다.

⑤ 함축적 시어. 향토적 시어. 격렬한 호흡을 사용

출전 : <개벽>70호(1926. 6)


내용 연구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문형의 제목을 통해 주제인 국권을 상실한 민족의 비통한 현실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 말에는 '빼앗긴 국토에 자연의 봄은 오듯이 국권도 회복될 수 있겠는가? 는 역설적 의구심의 강조 어법으로 '들'은 국토를 비유하는 대유법 중에 제유법의 표현. '봄'은 자연의 봄과 조국 광복의 두 뜻을 품은 중의법. 자연의 봄은 필연적으로 오기에 조국의 해방도 분명히 온다는 의미가 담겨 있기도 함.]

지금은[받침 있는 체언이나 부사어 뒤에 붙어 강조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로 현재 식민지 상황이 반전될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는 말임. '지금'이라는 현재로 시간을 제약하여 언젠가 우리의 땅으로 회복할 것임을 암시함 / '지금은'이라는 한정적 시어를 통해 국토의 상실이 일시적 현상이며 언젠가는 조국의 광복(봄)이 올 것임을 믿고 있다 ] 남의 땅(지금은 남의 땅이라는 말은 일제에 주권을 빼앗긴 식민지 조국의 현실)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빼앗긴 국토에 자연의 봄은 오듯이 국권도 회복될 수 있겠는가? 라는 역설적 의구심의 강조 어법으로 '들'은 국토를 비유하는 대유법 중에 제유법의 표현. '봄'은 자연의 봄과 조국 광복의 두 뜻을 품은 중의법. 자연의 봄은 필연적으로 오기에 조국의 해방도 분명히 온다는 의미가 담겨 있기도 함. 그리고 중국 당나라 두보의 시 "國破山河在 城春草木深(국파산하재,성춘초목심)/ 나라가 망하니 산과 강물만 있고/ 성 안의 봄에는 풀과 나무만 깊어 있구나."라는 시상(詩想)과 유사한 발상을 가지고 있음. 맥수지탄]  - 땅을 잃은 현실

 나는 온몸에 햇살[강렬한 열망]을 받고,[묘사적. 시각적인 표현으로 시적 자아가 '출발과 시작'의 시간인 아침에 들판으로 나아감을 의미]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자유와 평화가 있는 봄의 천지. 현실과 꿈이 만나 어우러지는 생명의 세계로 봄이 온 넓고 넓은 들판을 향해 가는 것을 의미하고, 또는 조국 해방의 지평(地平)을 향해간다는 상징적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음. 천지인이 하나로 만나는 신령스러운 곳]

가르마('가리마'의 사투리) 같은 논길[좁고 길게 뻗은 논길을 보고 어머니의 가르마를 연상하는데 이것은 들 다시 말해서 국토를 어머니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시각적 이미지]을 따라 꿈 속을 가듯[황홀한 심정 / 일부에서는 또렷한 정신 상태로 살 수 없는 현실의 암담함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 / 몽환적 상태] 걸어만 간다.[비유적. 시각적 표현으로 시적 화자는 제 정신을 갖지 않고 들판을 걸어가는 모습을 뜻하고 있다. 왜냐하면 3연의 시 구절들이 그런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데, 시적 화자는 무엇인가에 끌려 나왔다는 말이다.] - 국토 회복이 된 대지를 상상함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꿈과 신명에 젖어 있는 서정적 주인공에는 아랑곳없이 침묵만 지키는 조국의 천지여. 비유적(의인법. 돈호법, 영탄법), 시각적 표현으로 식민지 시대적 현실로 인해 말할 자유도 없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조국의 암담한 현실을 간접적으로 표현]

내[시적화자] 맘에는 나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시대에 대한 인식이 빼앗긴 들판에 서도록 이끌었음을 암시 /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라는 시 구절과 호응하는 부분으로 봄 신령과도 연결이 됨. 자연이 불러서 혹은 조국에 대한 나의 그리움에 이끌려 온 것 같다는 뜻으로, 현실에서의 소외감과 고독을 극복하려는 자의식의 표출이 나타남]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답답하여라'의 사투리 / 심정의 직접적 표출]. 말을 해 다오.[국권 상실의 비애] - 대지와의 일체감을 회복하고 싶음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국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바람이 속삭이며 조국 광복의 길에 한시도 지체할 수 없다고 용왕매진(勇往邁進 : 거리낌 없이 용감하고 씩씩하게 나아감)하라고 재촉한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고, 또는 시적 자아에게 좌절하지 말고 이상을 향해 전진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고 볼 수 있다.]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한국적 정취 / 의인법으로 자연에 대한 친근감 표현] - 국토와의 친화감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풍요롭게 잘 자란 - 대지의 생명력. 망한 나라이지만 그래도 자연만은 변함이 없다는 말로 망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는 감정이입의 표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은 비로(빼앗긴 땅에 생기를 주기 때문에 고운 비라 함.)

너는 삼단[삼[大麻]을 베어 묶은 단. 긴 머리채를 나타낼 때 쓰임] 같은 머리[삼단 같은 머리의 원관념은 '보리밭', 관습화된 비유, 심상은 '아름다움', 자아의 내면과 호응 / '보리'의 모습을 여성적 이미지로 형상화]

]를 감았구나[비에 씻기어 아름답게 출렁이는 보리밭을 표현한 구절].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감정의 전이를 나타낸 표현으로 봄비를 맞고 잘 자라준 보리가 조국의 밝은 미래를 보는 듯하고 망국(亡國)의 슬픔을 씻은 듯 상쾌하다는 말. 동화되어 가는 심정]. - 풍요로운 성장에 감사 

혼자라도 가쁘게나[힘에 겨워 괴로워도] 가자.[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 민족이 다 함께 못 가지만 나 혼자라도 기꺼이 조국 광복의 그날을 위해 전진하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마른 논을 적셔 주기에 착한 도랑이고 '고은 비'와 호응이 됨]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도랑물 흐르는 소리가 엄마가 아기에게 젖을 줄 때 흥얼거리는 자장가와 같다는 말로 청각적 표현으로 모성적 이미지가 보임],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감정이입. 도랑물이 넘칠 듯이 흐르는 모습을 의인화시킨 표현 / 도랑물 흐르는 소리와 모양의 형상화] [시적 자아의 정서가 건강하고 감정 이입으로 활기찬 정감 묘사. 특히 4,5,6연] - 봄을 맞이하는 특별한 기쁨 

나비, 제비야, 깝치지['재촉하지' 또는 '서두르지' 혹은 / '까불지'의 경상도 사투리] 마라.[나비, 제비가 봄이 왔다고 들판에 함께 나가자는 재촉의 의미이기도 하지만, 시적 화자는 애정어린 관심으로 천천히 국토를 살펴 보겠다는 뜻도 담겨 있음]

맨드라미['민들레'의 영남 방언], 들마꽃['들매꽃'의 사투리로 봄에 피는 들꽃의 하나]에도 인사를 해야지.[봄과 함께 즐겨야지]

아주까리기름을 바른 이[전통적인 한국 여인을 형상화한 시각적인 표현으로 나아가 우리 민족을 뜻하기도 한다.]가 지심('김 = 풀뽑기'의 경상, 전라도 사투리)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들판을 다 돌아다니고 싶다. 남에게 빼앗기기 이전에 우리끼리 행복하게 살았던 들이기에 더욱 보고 싶다.] - 동포와 함께 즐기고 싶은 심정 

내 손에 호미를 쥐어 다오.[우리 국토에서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건강한 땀을 흘리고 싶은 욕구가 드러나는 표현으로 국토와 국권 회복을 위한 강렬하고 적극적인 애정과 활동에 대한 의욕을 표현]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비유적(직유법). 촉각적 표현으로 풍요로운 생산성과 따뜻한 사랑을 지닌 모성에 비유된 국토]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국토에 대한 애정을 실천적 행동으로 표출  / 온몸으로 느끼며 땀을 흘리고 싶구나라는 말로 노동의 기쁨을 맛보고 싶다. 조국 광복이 된 그날 그리고 조국을 위해서 열심히 살아 보고 싶다는 말로 미래 지향적, 이상적 태도가 담겨 있음] - 국토에 대한 애착과 현재의 삶에 대한 강한 의욕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시적 화자를 앞길에 위험한 시련이 있다는 것도 모르는 천진난만한 아이에 비유하고 있음 / 현실 인식도 못한 채 헤매는 자신에 대한 인식과 반성]

짬[현재의 상황, 형편]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자조적 절망감 / 세상 물정도 모르고 날뛰는 자신에 대한 반성, 자유를 희구하는 시적 화자의 영혼을 말하지만 시적 화자가 자연을 마음껏 누리기에는 현실이 너무도 참담하다는 것을 떠올리면서 자연 속의 흥취로부터 어쩔 수 없이 깨어나는 부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봄(광복)을 찾아 들을 헤맴], 웃어웁다['우습다'의 사투리], 답을 하려무나.[시적 화자가 처한 일제 치하 현실에서 조국을 찾으려고 하지만 그 조국을 찾기에는 너무 자신이 미약하다고 생각하는 갈등의 표현 / 자조적으로 표현하며 허탈해 하는 부분으로 정신적 불균형 상태를 시각적으로 표현함] [시에서 어조가 가장 두드러지게 전환되는 연] - 현실을 재인식 

나는 온몸에 풋내(풀 냄새. 봄의 체취)를 띠고,[철없는 기분에 젖어, 시적 자아가 하루 종일 봄이 온 들판을 헤매었음과 우리 국토 자연과 동화가 되었음을 의미]

푸른 웃음, 푸른 설움[공감각적 이미지. 내면 심리의 감각적 표현. 여기서 '푸른'은 자조적 설움과 절망을 표현하는 색채로 서정적 자아의 마음 속에 일어나고 무너지는 두 감정, 즉 자연이 주는 기쁨과 현실이 주는 슬픔을 시각화하여 표현한 부분으로 '푸른'은 봄이 찾아온 들판을 은유로 표현한 것으로 볼 수도 있음. / 푸른 웃음은 봄 들판에서 느끼는 즐거움을, '푸른 설음'은 국권 상실의 비애를 의미하는 것으로, 시적 화자의 복합적인 심리 상태를 암시]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긍정과 부정의 태도 사이에서 갈등하는 착잡한 심경 / 심리적 불균형으로 인한 내면의 갈등을 동작으로 형상화 / 국토에서 느끼는 환희와 비애 교차 / 현실과 바람[願]의 불일치에서 오는 충격)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 보다[(신령이 사람에게 내려) 황홀경에 들었나, 혹은 봄 귀신에 홀렸나 보다 / 제 정신이 아닌 듯함]. 

그러나 지금은(3·1운동이 실패한 직후의 일제 치하 현실을 말함) ―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봄까지 잊어 버릴 까 봐 두렵구나. 현실의 자각, 나라를 빼앗겨 봄을 만끽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절망할 수밖에 없지만 궁극적으로는 '지금은'이라는 말에는 앞으로 미래에는 우리땅이 될 것이라는 뜻도 내포되어 있다. 국권을 빼앗긴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고 필히 나라를 되찾고야 말겠다는 의지의 역설적 표현이다. / 첫 연과 마지막 연을 한 행으로 처리하여 대비적 효과를 얻고 있다.]  - 조국 상실의 현실을 인식함(강렬한 저항 의지)  

1. 이 시가 쓰여진 시대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빼앗긴 들'과 '봄'이 상징하는 의미는 무엇이겠는가? 

풀이 :

빼앗긴 들 : 일본에게 빼앗긴 우리 땅(국토)

봄 : 해방, 또는 자연의 계절로서의 봄 그대로를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2. 이 시에서와 같이 일제의 식민지 지배에 대한 저항 의식을 드러낸 대표적인 시인과 작품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찾아 보자. 

풀이 :

윤동주의 '참회록', '쉽게 쓰여진 시', '서시'와 이육사의 '청포도', '절정', '광야', '교목', 그리고 심훈의 '그날이 오면' 김소월의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습 대일 땅이 있었더면, 한용운의 '당신을 보았습니다.' 들도 이 범주에 속한다.

희망의 문학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30여 년 간의 식민지 치하에서 나온 현대시 중 그 현실 감각의 날카로움과 뜨거운 정열이 결합된 예로서 가장 뛰어난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힌다. 작품의 핵심 되는 문제는 제목이 말하여 주듯이 `빼앗긴 들'에 과연 참다운 생명의 삶이 있을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다. 이상화는 한 행으로 된 제1연에서 이 물음을 던지고, 마지막 연에서 이에 대해 답한다. 즉, 이 시의 서두와 종결은 각각 질문-대답의 형식으로 되어 있다. 그 사이에 있는 아홉 개의 연은 이러한 대답에 도달하기까지의 각성의 과정을 노래하였다. 우리는 분석의 편의상 그것을 다시 다음과 같이 네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⑴ 제2∼3연, ⑵ 제4∼6연, ⑶ 제7∼8연, ⑷ 제9∼10연

⑴의 부분은 작중 인물이 꿈꾸는 듯한 몽상의 상태에서 자기도 모르게 봄의 들판으로 나선 대목이다. 그러나 그는 곧 몽상의 상태에서 깨어나 자신이 들판에 서 있는 까닭을 묻는다. 물론 자신의 발로 걸어 나온 것이지만 왜 이 자리에까지 나오게 되었는지, 저 혼자 온 것 같지를 않다.

⑵ 이러한 그의 눈앞에 아름다운 봄의 들판이 전개된다. 싱싱한 바람이 귓전을 스치며 불고, 종달새는 정답게 하늘에서 지저귀며, 풍성하게 잘 자란 보리밭이 고운 비에 씻기어 아름답게 출렁이는 모습이 그의 눈앞에 펼쳐져 있다. 메말랐던 논에는 도랑물이 젖먹이를 달래듯 흥겨운 소리를 내며 감싸 흐른다. 한겨울 동안 얼었던 들에 봄은 어김없이 찾아왔고, 모든 사물들이 저마다 활기찬 모습으로 되살아나고 있는 풍경이다.

이 아름다운 전원 속에서 작중 인물이 느끼는 절실한 욕구가 ⑶의 부분에 노래된다. 그는 이 들판의 모든 것들을 다 찾아보고 싶다. 그 들판은 바로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애써 김매고 가꾸던 곳이기에 어느 것 하나 사랑스럽지 않음이 없다. 그는 민들레나 들마꽃 같은 조그만 풀꽃들에까지 정다운 인사를 나누고 싶어한다. 그리고 이 들판에서 일하고 싶은 욕구가 솟구친다. 그와 같은 소망은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이라는 구절에 생생하게 나타난다. `젖가슴'이라는 어휘는 어머니를 연상케 하며, 풍성한 생산과 따뜻한 사랑의 품을 암시해 준다.

 여기까지 작품의 분위기는 정서적으로 점점 고조되어 왔음을 독자들은 느낄 것이다. 그 흐름은 몽상의 상태인 ⑴에서 아름다움, 싱싱함의 발견인 ⑵로, 다시 그 대지의 품 안에서 일하고 싶은 충동인 ⑶으로 이어져 왔다. 그러나, 이 절실한 충동은 현실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그 들은 이제 남의 것, 다른 민족에게 빼앗긴 것이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다시금 깨달음으로써 오는 냉정한 반성의 눈초리와 절망감이 ⑷의 부분에서 모든 환상을 깨뜨리면서 나타난다. 그는 이제까지의 자기 자신을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닿는 내 혼아'라고 부르면서, 무엇을 찾느냐고 싸늘한 질문을 던진다. 빼앗긴 땅 위에서 그가 찾을 수 있는 것, 갈 수 있는 곳이란 사실상 아무 데에도 없다.

 그리하여 그는 절망감 속에서 온몸에 봄의 풋내를 띠고 절망감과 피곤함으로 인하여 다리를 절며 온종일 들판을 걷는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그는 제 정신이 아니라 어떤 봄의 신령에게 사로잡힌 것만 같다. 이처럼 착잡한 심리 상태가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라는 구절에 잘 나타난다.

 푸른 웃음이란 자연의 봄을 보면서 느끼는 아름다움과 생명의 충동에 따른 반응이며, 푸른 설움이란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누릴 수 없는 현실의 상황을 깨닫는 데서 일어난다. 그는 어김없이 다시 찾아온 자연의 봄을 느끼면서, 그러나 결국 생명의 기쁨을 누릴 수 없도록 모든 것을 박탈당한 식민지 상황의 절망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로부터 나오는 깨달음이 마지막 구절의 `그러나 지금은 ―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라는 괴로운 확인이다. 자연의 봄이 돌아온다 하여도 그것을 누릴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이 박탈되었을 때 결국은 그 봄의 생명도 무의미할 따름이라는 것이 이 구절의 의미이다. [해설 : 김흥규]

이해와 감상1

  서정적 자아의 삶의 기반으로서의 '들'을 빼앗김으로써, 새로운 생명의 약동을 나타내는 '봄'까지도 빼앗길 수밖에 없는 시적 정황이 잘 그려져 있다. 봄 들판의 생동감이 모두 과거적인 것으로 묘사되고 있으며, 상실의 아픔이 현실의 상황 속에 제시된다. 영원한 모성으로서의 대지와 봄의 정경을 역동적인 이미지로 그려내고 있는 이 작품에서 영탄적인 진술이 시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 식민지 시대 우리 민족의 수난을 그려 낸 저항시로서도 크게 성공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시는 이상화의 초기시에 나타났던 퇴폐적이고 감상적인 취향에서 벗어나 민족 현실에 대한 자각을 바탕으로 긍정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자세를 보여 준다. 특히 '바람', '종소리', '보리밭' 등과 같은, 살아 움직이는 친근한 자연물과, '가르마 같은 논길', '삼단 같은 머리', '아주까리기름을 바른 이'와 같은 향토성 짙은 표현이 돋보인다. 아울러 평이한 시어를 통해서 초기시에 보였던 과도한 관념의 분출을 극복하고 있다.

 이 시의 표현상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서정적 자아의 봄에 대한 밝고 명랑한 정서와, 현실과 자아 사이의 갈등에서 드러나는 감상적이고 저항적인 정서가 대립하면서 시의 긴장감과 생동감을 자아낸다. 자연적 소재들의 비유('가르마 같은 논길', '삼단 같은 머리', '아주까리기름을 바른 이')를 통해 향토적 정서와 친근하고 여성적인 심상을 보인다.

 그리고 이 시는 전체 10연으로 되어 있는 이 시는 내용상 크게 3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우선 1연과 마지막 연을 제외하고는 형식면에서 각 연의 1행은 짧고, 2행은 조금 길고, 3행은 가장 길게 배열해 놓은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내용면에서는 제 1연에서 화자는 국권 상실의 비극적 현실에도 불구하고 어김없이 찾아오는 봄에 대해 감탄하고 있다. 동시에 이 감탄은 비극적 현실을 강조하고 역설적 의미도 갖는다. 제 2연부터 9연까지 화자는 봄 기운과 봄을 맞은 국토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연에서는 조국의 이상을 향한 몽환적 지향이 자유롭게 표현되어 있고, 제 3연에서는 민족의 공동적 소명 의식과 절박한 심정이 나타나 있으며, 제 4연에서는 국토 대자연과의 친화감 회복이, 제 5연에서는 국토에 대한 애정과 풍요로움에 대한 감사가, 제 6연에서는 국토의 봄을 맞는 기쁨, 제 7연에서는 국토 및 동포와의 일체감, 제 8연에서는 국토애의 행동화, 제 9연에서는 현실을 뛰어넘으려는 이상에의 방황과 몸부림이 순차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감정은 제 10연에서 이 아름다움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는다. 그리고 이러한 우려는 이것을 회복해야 한다는 열망의 바탕이 된다.

 끝으로 첫 연과 끝 연의 정서적 차이와 '봄'의 차이를 정리하기로 한다면, 첫 연에서의 화자는 대지에 가득한 봄의 생동감에 놀라 감격하는 것으로 식민지의 땅에도 어김없이 봄의 계절이 찾아왔다는 대지적 기쁨의 표출이다. 이에 비해 끝 연에서의 화자는 현상의 즉물적 감격에서 시대적 현실 인식에로 접근한 뒤에 갖게 되는 절망감을 표출한다. 그러니까 식민지의 현실 속에서 이 대지에 충만한 봄마저 빼앗기고 말겠다는 한탄의 심정이 드러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둘 다 계절적 현상으로서의 봄을 말하지만 첫 연에서는 환희를, 끝 연에서는 절망으로 나타나 있다. 그러나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끝 연의 내용은 결코 조국을 빼앗길 수 없다는 애정과 의지의 역설적 표현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해와 감상2

 이상화(李相和)가 지은 시. 1926년 ≪개벽 開闢≫ 6월호에 발표되었다. 작자의 뜨거운 열정과 날카로운 현실감각이 빚어낸 자유시로서, 식민지치하에서 산출된 대표적인 저항시이다.

국토를 빼앗긴 식민지하의 민족현실을 ‘빼앗긴 들’로 비유하여 직정적(直情的)으로 노래하고 있다. 이 시인이 던지고 있는 질문의 핵심은 들을 빼앗긴 지금 봄이 돌아왔다고 하더라도 과연 우리가 참다운 삶을 누릴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작자는 한 행으로 이루어진 제1연에서 이 물음을 던지고, 마지막 11연에서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라고 대답한다. 제1연과 11연 사이에 있는 아홉 연은 편의상 ① 제2∼3연, ② 제4∼6연, ③ 제7∼8연, ④ 제9∼10연의 네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이와 같은 단락은 몽상적 상태에서 싱싱하고 풍요한 대지를 발견하여, 그 대지의 품안에서 땀흘리며 일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지만, 그러나 반성과 자각에 의해 이러한 환상이 깨지면서, 마지막 11연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와 같은 인식에 도달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특히 “가르마 같은 논길”, “삼단 같은 머리털”,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 그리고 “살찐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 등의 구절들은 깊은 애정이 서린 표현들로서 풍요롭기 때문에 더욱 빼앗길 수 없는 민족의 삶과 조국의 땅에 대한 인식을 구체화하고 있다.≪참고문헌≫ 李相和의 서정시와 그 아름다움(申東旭編, 새문社, 1981), 韓國現代詩作品論(朴喆熙·金容稷編, 文章社, 1981).(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이해와 감상3

 이 작품은 국토를 빼앗긴 현실에서 느끼는 비애와 울분이 화사한 봄 들판의 정경과 대비되면서 화자의 독백적이면서도 강렬한 어조를 통해 진솔하게 드러난다. 특히 이 시는 단순히 감정을 무절제하게 분출한 것이 아니라 긴밀한 구조적 상관성을 가지고 형태화되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선 첫 연과 끝 연이 각각 질문과 대답의 성격을 띠고, 2연과 10연, 3연과 9연도 대칭 구도를 이루면서, 그 질문으로부터 대답에 이르기까지 시적 자아의 의식의 각성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즉 표면적인 절망과 울분 속에 현실에 대한 담담한 관조의 태도가 담겨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시의 가치는 조국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민족적 정서가 물씬 풍기는 향토적 시어와 대상에 대한 묘사를 통해 보여 준 데 있다. (출처 : 한계전 외 4인 공저 '문학교과서')

심화 자료

작품 개관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는 1920년대 시로서 일제 강점기 문학의 흐름을 보여 주는 제재로 선정되었다. 이 시는 빼앗긴 조국을 뜻하는 ‘들’과 조국의 해방을 의미하는 ‘봄’이라는 상징을 통해 조국 독립의 염원과 일제에 대한 저항 의지를 표현한 작품이다. 봄의 들에서 아름다운 국토를 온 몸으로 느끼며 힘이 넘치는 생동감을 보여 주던 시적 화자가 어느 대목에서는 비탄과 허무에 빠지며 자조적인 웃음을 짓기도 한다. 이런 갈등은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란 시어로 집약되는데, ‘푸른 웃음’이란 자연의 봄을 보면서 느끼는 아름다움과 생명의 충동에 따른 반응이며, ‘푸른 설움’이란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누릴 수 없는 현실의 상황을 깨닫는 데서 일어나는 것으로 이 시의 상반된 두 감정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학습 활동’에서는 시어와 표현의 특징을 확인하기 위한 활동과 시적 화자의 인식 과정을 이해하기 위한 활동을 마련하였다.

내용 연구

토속적인 시어와 방언

 이 시는 바람, 종달새, 보리밭, 도랑, 나비, 제비 등의 친근한 자연물을 동원하고, ‘가르마 같은 논길’, ‘삼단 같은 머리’, 맨드라미 들마꽃‘, ’아주까리 기름 바른 이‘와 같은 향토적 정서를 자아내는 토속적인 표현을 하여 국토의 이미지를 생동감 있고 정겹게 그려 냈다. 방언 또한 토속적인 정서를 환기하는 데 기여한다.

시상의 흐름에 따른 시의 이해


 이 작품의 서정적 자아는 봄이 찾아들기 직전의 들판을 거니는 한 사내라고 보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봄의 들판에 서서 시적 자아가 가장 처음으로 제기하는 것은 ‘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의구심이다. 이때의 봄이 계절적인 봄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 계절적인 봄을 말한다면 그 의문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질문을 통하여 우리는 서정적 자아가 자신이 처해 있는 현실을 직시하려는 욕구 또는 의지를 가진 사람임을 알 수 있다.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시적 자아는 들판을 걸어간다. 시적 자아의 눈에 비치는 들판의 모습은 전통적인 삶의 터전이요 가장 한국적인 요소들로 가득 차 있음을 발견한다. 그것들에 대한 시적 자아의 극진한 애정 또한 느낄 수가 있다. 이 땅에 대한 애정이 강한 사람이기에, 아름다운 들판을 걸어가면서 자기가 현재 ‘빼앗긴 들’을 거닐고 있다는 사실을 가슴 아프게 환기하게 된다. 그는 ‘입술을 다문 하늘과 들’과의 대화를 시도하면서 자기의 영혼을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이라고 자조 섞인 고백을 하기에 이른다. 이 고백은 실제가 시적 자아 자신이 걸어가고 있는 시점을 모르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질문으로 인한 혼돈의 표현일 것이다. 그 혼돈에 휩싸여 그는 계속 이 들판을 걸어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봄신령이 지폈다 보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들놀이’끝에서 시적 자아는 시의 첫 부분에서 제기한 답을 스스로 구하게 된다. ‘그러나 지금은 -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가 그것이다. ‘빼앗기겠네’라고 하는 것은 ‘빼앗긴다’는 것에 대한 일종의 경각심을 동반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이 표현은 ‘지금은’이라는 단서를 붙임으로써, 앞으로 들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며, 그렇게 된다면 봄을 빼앗기지는 않게 될 것이라는 의미를 은연중에 포함하고 있었다. 즉 ‘지금은’이라는 단서를 붙임으로써, 앞으로는 들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며, 그렇게 된다면 봄을 빼앗기지는 않게 될 것이라는 의미를 은연중에 포함하고 있다. 즉 ‘지금은’그렇지만 앞으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믿음을 시적 자아는 피력하고 있는 것이다.


학습 활동 풀이


1. 이 시에서 우리 민족의 삶과 정서를 연상시키는 소재를 있는 대로 찾아보자.


예시답안 :


 이 시는 바람, 종달새, 보리밭, 도랑, 나비, 제비 등의 친근한 자연물을 동원하고, ‘가르마 같은 논길’, ‘삼단 같은 머리’, ‘맨드라미 들마꽃’, ‘아주까리 기름 바른 이’와 같은 향토적 정서를 자아내는 토속적인 표현을 하여 국토의 이미지를 생동감 있고 정겹게 그려 냈다. 또 사투리를 사용한 것도 토속적인 정서를 환기하는 데 기여한다.


2. 화자가 자연적 대상을 살아있는 듯이 묘사한 부분을 찾아보고, 시인이 왜 이렇게 표현했을지 생각해 보자.


예시답안 :


3연 - 하늘과 들이 입술을 다물고 있다고 하며, 말을 건넨다.

4연 - 바람이 내 귀에 속삭인다고 한다.

    - 종다리는 아씨같이 웃는다고 한다.

5연 - 보리가 삼단 같은 머리를 감았다고 한다.

6연 - 착한 도랑이 노래를 하고, 어깨춤을 춘다고 한다.

7연 - 나비와 제비가 재촉한다고 한다.

 이렇게 자연적 대상을 살아있는 듯이 묘사함으로써 우리의 국토를 친근하고 사랑스러운 대상으로 느끼게 하였다.


3. 이 시 전체의 시상의 흐름을 염두에 두고 ‘빼앗긴 들’에 대해 화자가 가지는 인식의 변화 과정은 어떠한지 정리해 보자.


이끌어 주기 :


 이 활동을 통해 시상에 흐름에 따라 시를 이해하는 시 감상법을 내면화할 수 있다. 화자는 봄날 들에 나와 걸어가고 있다. 그 가운데 떠오르는 상념이 시상을 전개시키고 있음을 주지시킨다. 시적 화자와 동화되어 봄으로써 시상의 흐름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음을 알려 줄 수 있다. 


예시 답안 :

 봄의 들판에 서서 시적 화자는 ‘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의구심을 갖는다.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시적 화자는 들판을 걸어간다. 그의 눈에 비치는 들판의 모습은 전통적인 삶의 터전이자 가장 한국적인 요소들로 가득 찬 곳이다. 시적 화자는 들판의 사랑스러운 모습에 극진한 애정을 느낀다. 그러나 시적 화자는 아름다운 들판을 걸어가면서 자기가 현재 ’빼앗긴 들‘을 거닐고 있다는 사실을 가슴 아프게 환기하게 된다. 그는 ’입술을 다문 하늘과 들‘과의 대화를 시도하면서도 자기의 영혼을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이라고 자조섞인 고백을 하기에 이른다. 시적 화자는 혼돈에 휩싸여 계속 들판을 걸어간다. 그러나 ’봄 신령이 지폈나 보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들놀이‘ 끝에서 시적 화자는 시의 첫 부분에서 제기한 답을 스스로 구하게 된다. ’그러나 지금은 -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가 그것이다.

이상화(李相和)   

 1901∼1943. 시인. 본관은 경주(慶州). 호는 무량(無量)·상화(尙火, 想華)·백아(白啞). 경상북도 대구 출신. 아버지는 시우(時雨)이며, 어머니는 김신자(金愼子)이다.

 7세에 아버지를 잃고, 14세까지 가정 사숙에서 큰아버지 일우(一雨)의 훈도를 받으며 수학하였다. 18세에 경성중앙학교(지금의 중동중학교) 3년을 수료하고 강원도 금강산 일대를 방랑하였다.

 1922년 파리 유학을 목적으로 일본 동경의 아테네프랑세에서 2년간 프랑스어와 프랑스 문학을 공부하다가 동경대지진을 겪고 귀국하였다. 친구 백기만(白基萬)의 ≪상화(尙火)와 고월(古月)≫에 의하면, 1917년 대구에서 현진건(玄鎭健)·백기만·이상백(李相佰)과 ≪거화 炬火≫를 프린트판으로 내면서 시작 활동(詩作活動)을 시작하였다.

 21세에는 현진건의 소개로 박종화(朴鍾和)를 만나 홍사용(洪思容)·나도향(羅稻香)·박영희(朴英熙) 등과 함께 ‘백조(白潮)’ 동인이 되어 본격적인 문단 활동을 시작하였다. 1919년 3·1운동 때에는 백기만 등과 함께 대구 학생봉기를 주도하였다가 사전에 발각되어 실패하였다.

 또한, 김기진(金基鎭) 등과 1925년 파스큘라(Paskyula)라는 문학연구단체 조직에 가담하였으며, 그 해 8월에는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동맹의 창립회원으로 참여하였다. 1927년에는 의열단(義烈團) 이종암(李鍾巖)사건에 연루되어 구금되기도 하였다. 1934년에는 조선일보 경상북도총국을 경영하였다가 1년 만에 실패하였다.

 1937년 3월에는 장군인 형 이상정(李相定)을 만나러 만경(滿京)에 3개월간 갔다와서 일본관헌에게 구금되었다가 11월 말경 석방되었다. 그 뒤 3년간 대구 교남학교에서 교편을 잡으면서 권투부를 창설하기도 하였다.

 그의 나이 40세에 학교를 그만두고 독서와 연구에 몰두하여 〈춘향전〉을 영역하고, 〈국문학사〉·〈불란서시정석〉 등을 시도하였으나 완성을 보지 못하고 43세에 위암으로 사망하였다.

 문단 데뷔는 ‘백조’ 동인으로서 그 창간호에 발표한 〈말세의 희탄(邕嘆)〉(1922)·〈단조 單調〉(1922)를 비롯하여 〈가을의 풍경〉(1922)·〈이중(二重)의 사망〉(1923)·〈나의 침실로〉(1923)로써 이름을 떨쳤다.

 특히, 〈나의 침실로〉는 1920년대 초기의 온갖 주제가 한데 결합한 전형이라 할 수 있는데, 어떠한 외적 금제로도 다스려질 수 없는 생명의 강렬한 욕망과 호흡이 있다.

또한 복합적인 인습에 대한 공공연한 반역·도전이 있으며, 이 모두를 포용하는 낭만적 도주의 상징이자 죽음의 다른 표현인 ‘침실’이 등장한다. 이 계열의 작품으로 〈몽환병 夢幻病〉(개벽, 1925)·〈비음 緋音〉(개벽, 1925)·〈이별(離別)을 하느니〉(조선문단, 1925) 등이 있다.

 이와는 달리 경향파적 양상을 드러내는 작품들로는 〈가상〉·〈구루마꾼〉·〈엿장사〉·〈거러지〉(이상은 개벽, 1925)가 있다. 한편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개벽, 1926)는 사회참여적인 색조을 띤 원숙한 작품이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는 ≪개벽≫지 폐간의 계기가 된 작품인 만큼 치열한 반골기질의 표현으로 주목된다.

이 계열의 작품으로는 〈조소 嘲笑〉(개벽, 1925)·〈통곡 慟哭〉(개벽, 1926)·〈도-쿄에서〉(문예운동, 1926)·〈파-란비〉〈신여성, 1926〉·〈선구자(先驅者)의 노래〉(개벽, 1925)·〈조선병 朝鮮病〉(개벽, 1926)·〈비갠 아침〉(개벽, 1926)·〈저므는 놀안에서〉(조선문예, 1928)가 있다.

 그의 후기 작품 경향은 철저한 회의와 좌절의 경향을 보여주는데 그 대표적 작품으로는 〈역천 逆天〉(시원, 1935)·〈서러운 해조〉(문장, 1941) 등이 있다. 발굴된 작품으로는 ≪상화와 고월≫에 수록된 16편을 비롯하여 58편이다.

문학사적으로 평가하면, 어떤 외부적 금제로도 억누를 수 없는 개인의 존엄성과 자연적 충동(情)의 가치를 역설한 이광수(李光洙)의 논리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는 ‘백조파’ 동인의 한 사람이다.

 동시에 그 한계를 뛰어넘은 시인으로, 방자한 낭만과 미숙성과 사회개혁과 일제에 대한 저항과 우월감에 가득한 계몽주의와 로맨틱한 혁명사상을 노래하고, 쓰고, 외쳤던 문학사적 의의를 보여주고 있다. 그의 시비는 1946년 동향인 김소운(金素雲)의 발의로 대구 달성공원에 세워졌다. 

 ≪참고문헌≫ 韓國近代詩人硏究(金軟東, 一潮閣, 1974), 文學과 歷史的人間(金興圭, 창작과 비평사, 1980), 現代韓國의 浪漫主義詩에 관한 硏究(金容稷, 서울大學校論文集 14, 1968), 李相和詩의 硏究史的檢討(崔東鎬, 이상화연구, 새문社, 1981), 파토스와 저항(金埈五, 식민지시대의 시인연구, 시인사, 1985).(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이상화 작품의 이해

  호 상화(尙火). 본관 경주. 대구(大邱) 출생. 1919년 서울 중앙고보를 3년 수료하고 3·1운동이 일어나자 대구학생시위운동을 지휘하였다. 1922년 문예지 《백조(白潮)》 동인, 〈말세(末世)의 희탄(嘆)〉, 〈단조(單調)〉, 〈가을의 풍경〉, 〈나의 침실로〉, 〈이중(二重)의 사망〉 등을 발표하고 이듬해 일본의 아테네 프랑세에서 프랑스어 및 프랑스문학을 공부하고 1924년 귀국했다. 《개벽》지를 중심으로 시·소설·평론 등을 발표하고 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발표하면서 신경향파에 가담하였으며 1935년부터 2년간 중국을 방랑하고 1937년 조선일보사 경북총국을 맡아 경영하기도 했다. 그후 교남학교(嶠南學校) 교원으로 영어와 작문을 지도했고 1940년 이후 독서와 연구에 몰두 《춘향전》 영역, 《국문학사》 등의 집필을 기획했으나 이루지 못했다. 작품으로 위에 적은 외에 《비음의 서사》 《마음의 꽃》 《조소(嘲笑)》 등 다수가 있다.

  그의 시는 여러 가지 경향을 나타냈으며 초기에는 주로 상징적 퇴폐적 경향의 낭만주의 시를 썼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민족주의 성격이 강하게 나타났다. 크게 3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제1기는 감상적 낭만주의의 시이다. <말세의 회탄>, <나의 침실로> 등 감상, 도피, 퇴폐적이고 병적인 경향을 보였다. 제2기는 저항적 민족주의의 시이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역천> 등 민족적 울분과 일제의 침탈에 대한 저항 의식을 표현하였다. 제3기는 민족적 비애와 국토 예찬의 시이다. <금강송가>, <비 갠 아침>, <반딧불> 등 자연에 대한 사랑과 예찬을 주제로 하여 제1기 시에서 보인 감상, 허무주의적 경향으로부터 민족주의적 경향으로 시적 전환을 시도하였으며, 이 시기부터는 향토의 자연에서 취한 소재로 시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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