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전문 시절, 소리계에서 유명한 박녹주 명창에 대한 사생팬짓이 유명하다. 우연히 김유정은 목욕을 마치고 목욕탕 문 앞에 서있던 박녹주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이후 1928년 봄, 조선극장에서 열린 8도 모창대회에 박녹주 명창이 출연한다는 소식을 접한 김유정은 대회가 끝난 후 수소문하여 그녀의 대기실에 찾아갔다고 한다. 박녹주와 대화를 나눈 이후 김유정은 본격적으로 박녹주를 연모하게되어 편지를 통해 정식으로 그녀에게 고백을 했고 이미 연인이 있던 박녹주는 깜짝 놀라서 김유정을 집으로 불러 "당신은 학생이고 나는 기생(연예인)이니 쓸데없는 생각말고 공부나 열심히 하라"며 점잖게 타이르고 돌려보냈다. 이때 그녀의 동생인 태술과 친해진 김유정은 이후 그를 통해 각종 선물, 자신의 음성을 녹음한 레코드 등을 박녹주에게 보내서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주변인들의 증언에 의하면 김유정은 이즈음부터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고 한다
참고 - 김유정 문학촌 http://www.kimyoujeong.org/
위키의 김유정과 박녹주 이야기 : https://namu.wiki/w/%EA%B9%80%EC%9C%A0%EC%A0%95(%EC%86%8C%EC%84%A4%EA%B0%80)
1929년 5월 2일자 매일신보에 박녹주가 아버지의 학대로 인한 스트레스 및 조선극장 지배인이었던 신모씨와의 애정문제로 자살소동을 벌였다는 소식이 대서특필되자 김유정은 다니고 있던 학교를 자퇴하고(...) 다짜고짜 박녹주가 입원 중인 병원을 찾아가서 자신과 결혼하자며 고백한다. 그러자 병실에 있던 박녹주는 '자신은 더 이상 남자를 믿을 수 없다. 괜한 기대말고 돌아가라.'며 거절했고 그 다음날 박녹주의 집 앞에서 김유정이 대성통곡하는 모습이 목격되었다고 한다.
이후 박녹주가 원산의 부호 남백우와 살림을 차렸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김유정은 '내가 돈이 없어서 그런 것이었구나'라며 편지 등을 보내서 박녹주를 몰아세우기 시작하였고 이읃고 그녀를 스토킹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은 '오늘 너의 운수가 좋았노라. 그 길목에서 너를 기다리기 3시간, 만일 나를 만났으면 너는 죽었으리라. 라는 내용의 혈서를 보내기도 하였다. 마침내 김유정이 박녹주가 타고 있는 가마에 접근, 그녀를 몽둥이로 기절시켜 납치하려 하자 이에 식겁한 박녹주는 사건이 벌어진 다음날 직접 그를 자신의 집으로 불러서 “저는 나이도 돈도 아무것도 필요 없습니다. 단지 당신에게 마음이 가지 않는 것도 제 잘못이란 말입니까?” 라며 타이르고 돌려보냈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이 박녹주가 본 김유정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김유정은 평생동안 박녹주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했는지 김유정의 장례식을 치룬 직후 안회남이 술에 만취한 채로 박녹주의 집에 나타나서 "당신이 박녹주요? 친구는 당신이 죽인거요. 죽을 때 까지 당신을 잊지 못하고 갔소!"라며 원망했다고 한다. 박녹주는 비록 김유정에게 엄청나게 시달렸지만 그가 병에 걸린채 소설가로 데뷔했다는 것과 그의 요절 소식을 전해듣고 '내가 최소한 그의 손이라도 잡아줬다면 그가 그렇게 병마에 시달리는 삶을 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며 가슴 아파했다고 한다.
위키의 박녹주와 김유정 이야기 : https://namu.wiki/w/%EB%B0%95%EB%85%B9%EC%A3%BC
이처럼 흥보가 전승에 큰 획을 그으신 분이자 당대의 슈퍼스타였는데 일반 대중들에게는 오히려 김유정의 짝사랑 상대로 많이 알려져 있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지금봐도 상당한 미인상이시다. 그런데 김유정이 훗날 소설가로 유명해져서 짝사랑으로 포장된 것이지 사실 김유정의 행동은 악질 스토커에 가까웠다. 김유정은 박녹주가 자신의 마음을 안 받아준단 이유로 그녀에게 혈서를 보냈고 박녹주가 가마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시각을 노려 그녀를 납치하려고도 했다. 그러다보니 박녹주는 김유정을 정말 싫어했다. 특히 김유정 때문에 박녹주가 받은 고통을 생각하면 그가 한 행동은 사랑을 핑계로 민폐를 끼친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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