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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의 서재

언어의 온도 - 이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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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이 말에는 온도가 있다. 차갑거나 따뜻한 말이라고 한다. 그리고 말이 남긴 온도(기분)은 없어지지 않는다. 오래 간다. 사람들은 당신이 한 말과 행동은 잊지만, 당신이 느끼게 만든 기분은 절대로 잊지 않는다. (마야 안젤루) 

 

사료 부분에 대해 좀 쓰고 정리하시길~

 

p.18

"그게 말이지. 아픈 사람을 알아보는 건, 더 아픈 사람이란다…"

상처를 겪어본 사람은 안다. 그 상처의 깊이와 넓이와 끔찍함을.

 

p.25

흔히들 말한다. 상대가 원하는 걸 해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하지만 그건 작은 사랑인지도 모른다.

상대가 싫어하는 걸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큰 사랑이 아닐까.

사랑의 본질이 그렇다. 사랑은 함부로 변명하지 않는다.

 

p.40

진심은, 인간이 행하는 거의 모든 행위에 면죄부를 제공한다.

 

p.70

상대에 대한 '앎'이 빠져 있는 위로는 되레 더 큰 상처를 주기도 한다.

상대의 감정을 찬찬히 느낀 다음, 슬픔을 달래 줄 따뜻한 말을 조금 느린 박자로 꺼내도

늦지 않을 거라고 본다.

 

p.97

정답은 없다. 아니, 모두가 정답이 될 수 있고 모두가 오답이 될 수 있다.

복잡한 사실과 다양한 해석만 존재할 뿐이다.

사정이 이러한데 세상에 '원래 그러한 것'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삶도, 사람도 그리 단순할 리 없다

 

p.121

어제는 노트북을 켜고 '사람'을 입력하려다 실수로 '삶'을 쳤다.

그러고 보니 '사람'에서 슬며시 받침을 바꾸면 '사랑'이 되고

'사람'에서 은밀하게 모음을 빼면 '삶'이 된다.

 

p.136

지금도 나쁘지 않지만 앞으로 더 좋아질 것 같은 예감이 드는 순간

우린 살아가는 동력을 얻는다.

어쩌면 계절도, 감정도, 인연이란 것도 죄다 그러할 것이다.

 

p.175

시인의 말처럼 우린 종종 슬픔에 무릎을 꿇는다.

그건 패배를 의미하지 않는다.

잠시 고개를 조아려 내 슬픔을, 내 감정의 민낯을 들여다보는 과정일 터다.

 

p.179

사랑은 감정과 타이밍의 결합으로 완성된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감정은 예측 불가능하며 타이밍은 더 예측 불가능하다. 

(…)

상대를 제외한 모든 것이 뿌옇게 보이는 순간은 그야말로 예고 없이 다가온다.

어쩌면 예측이 가능한 감정은 사랑이 아닌지도 모른다.

 

p.205

우린 무언가를 정면으로 마주할 때 오히려 그 가치를 알아채지 못하곤 한다.

글쓰기가 그렇고 사랑이 그렇고 일도 그렇다.

때로는 조금 떨어져서 바라봐야 하는지도 모른다. 한발 뒤로 물러나,

조금은 다른 각도로. 소중한 것일수록.

 

p.216

어머니와 자식의 만남은 단순한 생물학적 조우일 리 없다.

어쩌면 어머니란 존재는 험난한 과정을 거쳐 세상 밖으로 나온 우리에게,

신이 선사하는 첫 번째 기적인지도 모른다.

 

p.227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것을 무작정 부여잡기 위해 애쓸 때보다,

'한때 곁에 머문 것'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그것을 되찾을 때

우린 더 큰 보람을 느끼고 더 오랜 기간 삶의 풍요를 만끽한다.

 

p.240~241

감정은 비매품이다.

(…)

어쩌면 우린 사랑이 한결같을 거란 믿음에서 벗어나야 하는지도 모른다.

사랑의 쇠퇴와 소멸을 감지할 때 지난 사랑의 생채기를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고,

새롭게 다가온 사랑 앞에서 용기를 낼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p.248

종종 공백이란 게 필요하다. 정말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

무언가 소중한 걸 잊고 산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을 때

우린 마침표 대신 쉼표를 찍어야 한다.

 

p.270

느끼는 일과 깨닫는 일을 모두 내려놓은 채 최대한 느리게 생을 마감하는 것을

유일한 인생의 목적으로 삼는 순간,

삶의 밝음이 사라지고 암흑 같은 절망의 그림자가 우리를 괴롭힌다.

그때 비로소 진짜 늙음이 시작된다.

 

p.286

어제는 봄과 여름을 연결하는, 연하게 흩뿌려지는 비가 왔다.

난 이 비를 '연비(연한 비 혹은 연결하는 비)'라 부르고 싶다.

이런 비는 사람 마음에도 내린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서로의 문턱을 낮추게 한다.

그런 비라면 흠뻑 맞아도 좋다.

 

p.302

그러면서 하릴없이 되뇐다.

살면서 내가 용서해야 하는 대상은 '남'이 아니라 '나'인지 모른다고.

우린 늘, 다시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글 출처] <언어의 온도> - 이기주|작성자 차라  http://twinksoe.blog.me/220798775650http://twinksoe.blog.me/220798775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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