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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전력 OL 살인사건과 아버지의 딸 - 김영하 단편소설집 오직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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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의 소설을 읽다보면 마음이 무겁다고 한다. 사실 모든 소설이 그렇다. 마음이 가뿐해지려면 차라리 계발서를 읽는 게 좋겠다. 김영하 단편 소설집 '오직 두 사람'도 읽는 내내 화가 났다. 먹먹해지다가 마지막 반전에서 또 다시 절망하기를 몇 번 하니 끝이 났다. 


'오직 두 사람'에는 아버지와 딸 이야기가 나온다. 둘의 관계를 멸종하는 희귀언어를 사용하는 마지막 두 사람으로 표현한다. '아빠 딸'로 관계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바로 이 지점에서 아빠와 딸의 관계인 희귀언어는 스스로 멸종해 간다. 아빠가 숨을 거둘 때 딸은 다시 담배를 피운다는 말을 한다. 알아 들을 수 없는 아버지를 향해 마치 복수하듯 비웃음일지도 모를 말을 한다. 아버지의 딸로 살아 온 자신에게 문제가 있지도, 돌아가신 아빠에게도 없었다. 오직 두 사람이 느낀 어떤 어둠일 수도 있다. (김영하 오직 두사람 중 오직 두 사람)


아버지를 사랑하고, 아버지의 기대를 받으며 훌륭하게 자란 맏딸은 오직 '아버지의 딸'이 된다. 대학생 때 아버지를 잃은 맏딸은 자신을 아버지와 동일화 하여 아버지 대신 가장이 되려한다. 이러한 자부심은 곧 무력한 보호자인 어머니에 대한 경멸로 변화한다. 어머니는 오만한 맏딸을 멀리하고 대신 여자의 여동생에게 애착을 가지며 맏딸을 배제하려 한다. 이렇게 점차 '아버지의 딸'인 그녀가 갈 곳은 없다. 


아버지에게 고착한 결과, 아버지를 대신하여 살아가려고 하면 할수록 페니스를 갖지 못한 신체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은 더욱 강해진다. 이것이 '자기처벌 욕망'이다. 이러한 욕망은 동시에 어머니에 대한 처벌을 의미하기도 한다. 자신은 죽은 아버지와 끝까지 연결되어 있고, 아버지가 가진 신체와 동일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아버지에게 있는 육체적 남성성이 자신에게 없으므로 어머니와 자신을 벌주기로 결정한다.


자발적인 매춘을 자기 처벌적 자해행위로 해석하는 시각은 원조교제 소녀들의 분석에도 공통으로 들어있다. 해석도 가족관계 내에 머무른다. 아버지에게 기대와 사랑을 받으며 자란 딸은 아버지와 동일화 하려고 하나 '아버지의 딸'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아들'이 될 수 없다. 아버지(남성)와 동일화 하려고 해도 늘 방해하는 여성 신체를 벌하여 한다. 이 경우 매춘은 자벌 自罰이 된다.


아버지에게 지배받으며 아버지를 혐오하는 딸은 아버지에 속해 있는 자신의 신체를 '더럽힘'으로써 아버지를 배신하고 아버지에게 복수하려 한다. 이것은 타벌 他罰이 된다.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 (12장 도쿄전력 OL과 여성혐오) - 見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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