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어깨, 거인의 보물, 거인의 구조물, 거인의 정원, 거인의 장난감과 같은 말들은 흔히 경외감과 두려움을 나타내거나 일반 사람들보다 월등한 지적 능력이 있는 상황을 인용하는 문장에 자주 나온다.
거인(巨人)(Giant), 말 그대로 큰 사람을 말한다. 반대말은 소인이다. 보통 소인이라고 부를 때는 어린이를 가리키기도 한다. 이야기할 때 말하는 거인은 일반인보다 큰 수준이 아닌 아주 큰 거인을 말한다. 거인은 전 세계 수많은 신화 속에 등장하는 초월적인 존재로서, 거대하고 아름다운 것에 대해 가진 경외감과 공포심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존재라 할 수 있다. 실제로는 일반인보다 키가 몇 배나 큰 거인은 존재할 수 없다. 왜냐하면, 길이가 늘어나면 근력은 제곱, 무게는 그 세제곱 배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가령 키가 170cm이고 몸무게가 65kg 정도인 평범한 체형의 키를 2배로 늘인다고 가정하면 근력은 4배, 몸무게는 8배인 520kg에 달한다. 결국, 근육이 예전보다 8배의 무게를 지탱해야 하므로 인간과 같은 모습의 거인은 다리가 자신을 지탱하지 못할 것이다.
참 오래도록 만난다. 과천 동물원 옆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잔디밭에는 은빛 조형물인 '노래하는 사람'이 있다. 만난 지 10년 동안 같은 자리에 서서, 같은 시간에 노래한다. 나는 거인이 윙윙거리는 소리를 하늘을 향한 기도라고 했다. 여자는 로봇이 떠나 온 별로 돌아가려고 하는 바람을 담은 노래라고 했다. 빛나는 은색 조형물은 키도 엄청 컸다. 사람을 단순화한 거인의 몸은 몇 개 되지 않는 부품으로 만들어져 있다. 거인은 사람들이 보지 않는 순간에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 거인의 장난감은 잔디밭 이곳저곳에 놓은 조형물이다. 우리가 보지 않을 때만 가지고 노니 알 수 없다. 사실 볼 수 없는 것을 마치 겪거나 본 것처럼 이야기하는 일은 엄밀히 말해서 거짓말이 아니다. 우리가 본 적도 없고, 볼 수 없는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볼 수 없고 일어나지 않을 일들에 대해서만 유난히 목숨을 건다. 그게 내기가 되었든, 믿음이 되었든···.
여자는 로봇에게 다가간다. 가까스로 손을 잡으려 애를 쓴다. 겨우 까치발로 손끝에 닿았다. 거인의 노랫소리는 그치지 않는다. 조금의 움직임도 없이 큰 입을 움직여 우엉우엉 노래한다. 거인은 볼 때마다 슬픈 표정으로 서있다. 천공의 성 라퓨타에 나오는 팔이 긴 거인 로봇을 생각한다. 비행석을 빼앗겨 추락하게 된 거대한 성(城)을 지키던 아주 큰 로봇과 비슷하다. 또 만나게 되더라도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떠나온 별로 돌아갈 수 없는 슬픈 로봇 거인을···. I am not a ROBOT. -見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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