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생각 바른 글

개강, 이미 온 봄을 알아채지 못 할 뿐이다.

지구빵집 2019. 3. 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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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학이 어느새 지나고 다시 봄 학기가 시작된다. 해가 바뀌고 계절은 순환한다. 학교랑 전혀 상관 없는 남자는 늘 학교로 가고 싶다는 말을 한다. 무엇 때문에 학교에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을까? 지금 나이면 연구, 창업 지원 교수나 산업체와 학교를 이어주는 협력 업무가 어울리는 데 그런 자리가 있는지. 언젠가 캠퍼스에 봄에 가장 먼저 꽃이 피고, 지고, 가장 빨리 단풍이 드는 이유에 대해 말해줬다. 학교에는 거대한 나무의 무덤인 도서관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학교에서 나는 냄새는 나무 무덤 냄새다. 도서관은 거대한 나무의 무덤이다. 그러니 모든 책은 나무를 그리워하니 가장 먼저 꽃이 피고, 가정 먼저 단풍이 든다고 했다. 그의 상상력은 가끔 놀랍다. 남자는 아직도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았다. 주변 여러 학교들을 알아보고 있다. 어디에 있어도 잘 할 사람이라 걱정을 하지 않는다.

 

  며칠 전에 훈련을 무리하게 하는 바람에 입은 부상으로 허벅지 근육에 약간 이상이 생겼는데 잘 참고 있다. 사람이 겪는 일 대부분은 사실 좋은 일로 생각해도 된다. 굳이 나쁘거나 좋지 못한 일로 여길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넘어지면 쉬었다 가고, 너무 빨리 가는 것처럼 보이면 무엇인가 장애물이 막아 서기도 한다. 서유기의 삼장 법사는 늘 좋은 일이 넘치는 상황에서 꼭 요괴에 납치되거나 위험에 빠진다. 선심(仙心)이 흐리거나 단(丹)이 흔들리면 늘 고난을 받는다. 아마도 동아마라톤 대회 날까지 회복이 안될 수도 있다. 크게 나쁜 일은 아니다. 회복 될 때까지 잘 참으면 될 일이다.    

 

  그는 '개떡같은 개강이네.' 하며 한동안 쉬지도 못한 방학을 내던지고 달려나가야 한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조금은 여유가 많다. 수업 19시간하고 3시간하고 같을 리는 없다. 오늘부터 매주 월요일 인하공전 시스템학과 세 시간 강의를 하게 된다. 이번이 세 번째로 매 1학기에 있는 사물인터넷 응용 강의다. 직장을 다니면서 혹은 졸업을 하고 다시 전공 심화과정을 이수하는 4학년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을 존경한다. 그들의 사랑과 끊어내지 않는 애착을 존중한다. 강의를 한 해 두 해 하다보면 준비하는 일에 소홀해지기 마련이다. 항상 틀에 박힌 일정한 방식이나 태도를 취함으로써 신선미와 독창성을 잃는 일을 타성이라고 한다. 우리는 타성에 일찍 빠진다. 편하게 살기 위한 방법이다. 나 역시 그렇다. 그걸 끊어내는 방법은 무엇이든 새롭게 시작하는 습관이다. 무어라도 좋으니 새롭게 시작하는 일을 찾아야 한다. 주변을 둘러보고, 관찰하고, 심사숙고하면서 새롭게 해야 하는 것을 찾아야 한다. 토론이 어떨까 하고 생각했다. 그것도 진짜 토론을 해야겠다. 그냥 적당히 흉내만 내는 게 아니라 진짜 토론 말이다. 내가 모르니 한번 배워서라도 해야겠다.-見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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