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 - 파블로 네루다
Twenty Love poems and a Song of Despair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 By PABLO NERUDA
(출처 : http://m.blog.daum.net/m-deresa)
CONTENTS
01 Body of a Woman
02 The Light Wraps You
03 Ah Vastness of Pines
04 The Morning Is Full
05 So That You Will Hear Me
06 I Remember You As You Were
07 Leaning Into The Afternoons
08 White Bee
09 Drunk With Pines
10 We Have Lost Even
11 Almost Out Of The Sky
12 Your Breast Is Enough
13 I Have Gone Marking
14 Every Day You Play
15 I Like For You To Be Still
16 In My Sky At Twilight
17 Thinking, Tangling Shadows
18 Here I Love You
19 Girl Lithe and Tawny
20 Tonight I Can Write
The Song of Despair
1
Body of a Woman
한 여자의 몸
Body of a woman, white hills, white thighs,
you look like a world, lying in surrender.
My rough peasant's body digs in you
and makes the son leap from the depth of the earth.
한 여자의 몸, 눈처럼 하얀 언덕 그리고 하얀 허벅지,
몸을 내게 내맡기고 누워있는 그대를 보면
나는 그대가 하나의 세계처럼 보이네.
거친 농부의 몸과 같은 내가 그대 품속으로 파고들면
대지의 심연으로부터 솟아난 한 아이가 오네.
I was lone like a tunnel. The birds fled from me,
and night swamped me with its crushing invasion.
To survive myself I forged you like a weapon,
like an arrow in my bow, a stone in my sling.
나는 터널처럼 외로웠다네.
새들이 내게로부터 날아 가버린 후,
밤은 그 자신의 파괴적 본능으로
모든 것을 부숴 버리는 침입자처럼 내게 덤벼들었네.
내 몸을 부지(扶持)하기 위하여나는
내 활에 매인 화살처럼
투석기에 매달아 던지는 돌처럼
그대를 무기로 사용했네.
But the hour of vengeance falls, and I love you.
Body of skin, of moss, of eager and firm milk.
Oh the goblets of the breast! Oh the eyes of absence!
Oh the roses of the pubis! Oh your voice, slow and sad!
하지만 이제 복수의 시간이 다가와
나는 그대를 사랑하네.
그대의 벗은 몸, 그대의 습한 몸, 열정에 들뜬 몸 그리고 굳어버린 젖가슴.
오 술잔인 그대 가슴이여! 공허한 그대의 눈이여!
오 그대 은밀한 곳의 장미꽃들이여! 느리고 슬픈 그대의 목소리여!
Body of my woman, I will persist in your grace.
My thirst, my boundless desire, my shifting road!
Dark river-beds where the eternal thirst flows
and weariness follows, and the infinite ache.
내 여자의 몸, 나는 그대의 미덕으로 간신히 목숨을 지탱하는 존재이리니.
나의 갈증, 끝을 모르는 나의 욕망, 나의 방황!
영원한 갈증이 흐르고 권태(倦怠)가 따르고
끝없이 이어지는 이 고통스러운 어두운 강(江) 바닥들.
2
The Light Wraps You
그대를 감싸고 있는 빛
The light wraps you in its mortal flame.
Abstracted pale mourner, standing that way
against the old propellers of the twighlight
that revolves around you.
빛이 그대를 감싸고 있네
태어난 모든 것은 죽어야 한다는 그 숙명의 불꽃으로.
하지만 그대는 멍하니
창백한 애도자(哀悼者)에게 마음을 빼앗긴 채
그대를 축으로 하여 회전하고 있는
낡은 황혼의 프로펠러(운명의 수레바퀴)에 저항하며
그렇게 있네
Speechless, my friend,
alone in the loneliness of this hour of the dead
and filled with the lives of fire,
pure heir of the ruined day.
이 쓸쓸한 죽음의 시간 속에 홀로
불꽃같은 삶의 열정으로 가득 차
말없이 서있는
지나간 파멸의 날들의 순수한 상속자인나의 벗이여
A bough of fruit falls from the sun on your dark garment.
The great roots of night
grow suddenly from your soul,
and the things that hide in you come out again
so that a blue and palled people
your newly born, takes nourishment.
태양으로부터 과일나무 가지 하나
그대의 검은 옷 위로 떨어지네.
그러자 그대의 영혼으로부터
갑자기 밤의 거대한 뿌리들이 자라고,
그대 속에 감추어져 있던 것들은 다시 나타나,
새삼스럽게 그대가 새로이 낳은
침울하고 삶에 싫증이 난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영양분을 섭취하네.
Oh magnificent and fecund and magnetic slave
of the circle that moves in turn through black and gold:
rise, lead and possess a creation
so rich in life that its flowers perish
and it is full of sadness.
오 검은 빛과 금빛 사이를 번갈아 넘나들며
순환(운명의 수레바퀴)의 마력에 끌려 다니는 자인 그대여,
다산(多産)의 노예이자 고귀한 영혼의 소유자인 그대여
일어나 그대 자신을 창조를 움켜쥐는 자가 되게 하라,
그리하여
삶이 너무나도 풍족하여
그 삶이 슬픔으로 가득 차, 그 꽃이 스러지게 하라.
3
Ah Vastness of Pines
오 광활한 소나무 숲이여
Ah vastness of pines, murmur of waves breaking,
slow play of lights, solitary bell,
twilight falling in your eyes, toy doll,
earth-shell, inw hom the earth sings!
오, 광활한 소나무 숲, 부서지는 파도의 술렁임,
느린 빛들의 유희(遊戱) 고독한 종소리,
그대의 눈 속으로 떨어져 내리는 어스름, 장난감 인형,
지표면, 이 모두는 그 속에 대지가 노래하는 것들.
In you the rivers sing and my soul flees in them
as you desire, and you send it where you will.
Aim my road on your bow of hope
and in a frenzy I will free my flock of arrows.
그대 속에 수많은 강물들이 노래하고 있어
내 영혼은 그대의 바램대로,
그대가 내 욕망을 보내고파 하는 곳으로
그 강물들 속으로 몸을 숨기네
나 수많은 화살들을 날려보내리.
그대 희망의 화살에 나의 길을 맞추어
한없는 설레임으로.
On all sides I see your waist of fog,
and your silence hunts down my afflicted hours;
my kisses anchor, and my moist desire nests
in you with your arms of transparent stone.
어디를 보아도
내게 보이는 것은 모두 안개의 허리인 그대,
그대의 침묵은 날 애타는 시간들을 뒤쫓게 하여
나의 입맞춤들이 닻을 내리게 하고
축축한 내 욕망이
투명하게 비치는 팔들을 가진
그대 속에 둥지 틀게 하네 .
Ah your mysterious voice that love tolls and darkens
in the resonant and dying evening!
Thus in deep hours I have seen, over the fields,
the ears of wheat tolling in the mouth of the wind.
오, 반향을 남기며 저물어 가는 저녁 속에서
사랑을 울려 퍼지게 하고 어두워지게도 하는
신비로운 그대의 목소리!
그리하여 나는 그 깊은 시간들 속에서 보았다네.
밀(麥)의 귀(耳)들이
온 들판에 일렁이며
바람의 입 속에서 울리는 있는 것을.
4
The Morning is Full
폭풍으로 가득한 아침
The morning is full of storm
in the heart of summer.
여름의 마음 속아침은 폭풍으로 가득하네
The clouds travel like white handkerchiefs of goodbye,
the wind, travelling, waving them in its hands.
구름들은 작별의 하얀 손수건들처럼 두둥실 떠가고
바람은 그 구름들을 손에 쥐고 흔들며 지나니
The numberless heart of the wind
beating above our loving silence.
헤아릴 수 없는 바람의 마음이
우리사이의 사랑하는 침묵 위로 고동치고 있네
Orchestral and divine, resounding among the trees
like a language full of wars and songs.
나무들 사이에서는
투쟁과 노래들로 가득 찬 말과 같은
교향곡과 신성한 소리가 울려 퍼져 나오고
Wind that bears off the dead leaves with a quick raid
and deflects the pulsing arrows of the birds.
급습(急襲)하여
죽은 나뭇잎들을 쓸어 가버리는 바람은
활기찬 새들의 날개 짓을 한 곳으로 비껴 몰아세우네
Wind that topples her in a wave without spray
and substance without weight, and leaning fires.
물안개도 없는 파도와 무게도 없는 물질
그리고 꺼져 가는 불들 속에서
그녀를 흔드는 것은 바람
Her mass of kisses breaks and sinks,
assailed in the door of the summer's wind.
샛바람(여름바람)의 문 안에서는
엄습 당한
한 뭉텅이 그녀의 입맞춤들이
부서져 가라앉고 있네.
5
So That You Will Hear Me
그렇게 해서 그대는 나를 듣게 되겠지
So that you will hear me
my words
sometimes grow thin
as the tracks of the gulls on the beaches.
그래서 그대는 나를 듣게 될 것이라네.
이따금
해변 위의 갈매기들의 흔적처럼
점점 희미해져 가는내 이야기들을
Necklace, drunken bell
for your hands smooth as grapes.
포도처럼 매끄러운 너의 손을 위한
목걸이, 취한 상태에서의 종소리
And I watch my words from a long way off.
They are more yours than mine.
They climb on my old suffering like ivy.
그리고 나는 멀리 떨어져 내 이야기들을 지켜볼 것이라네.
나의 이야기들은 내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너의 것이네.
내 오랜 고통 위로 이야기들이 담쟁이 넝쿨처럼 기어오르고 있네.
It climbs the same way on damp walls.
You are to blame for this cruel sport.
They are fleeing from my dark lair.
You fill everything, you fill everything.
같은 방식으로 담쟁이가 낙담에 찬 담 위로 기어오르고 있네.
이 잔인한 유희(遊戱)는 그대의 책임.
내 이야기들은 내 어두운 은신처로부터 달아나고 있다네.
그대는 모든 것을 채우고 또 채우네.
Before you they peopled the solitude that you occupy,
and they are more used to my sadness than you are.
그대를 만나기 전에
내 이야기들은 그대가 차지하고 있던 고독 속에 살고있었네.
그리고 내 이야기들은
그대의 슬픔보다 내 자신의 슬픔에 더 익숙했었네.
Now I want them to say what I want to say to you
to make you hear as I want you to hear me.
하지만 나는 이제 내가 그대에게 하고 싶은 말을
내 이야기들이 대신 해주기를 바라네.
그대가 나에게 귀를 기울여주기를 내가 그토록 원했던 것처럼그대가 듣게 만들기를
The wind of anguish still hauls on them as usual.
Sometimes hurricanes of dreams still knock them over.
You listen to other voices in my painful voice.
늘 그렇듯 내 이야기들 위로는 여전히 고통의 바람이 불고,
때로는 꿈들의 태풍이 여전히 그것들을 쳐서 쓰러트리네.
하지만 그대는 나의 이 고통스런 목소리 속에서 다른 목소리를 듣네.
Lament of old mouths, blood of old supplications.
Love me, companion. Don't forsake me. Follow me.
Follow me, companion, on this wave of anguish.
낡은 입들의 탄식과 낡은 애원들의 피.
나의 길동무여, 날 사랑해주오. 날 버리지 마세요. 날 따라와요.
나의 동반자여 날 따라와요. 이 고통의 파도 속에서.
But my words become stained with your love.
You occupy everything, you occupy everything.
하지만 내 이야기들은 그대의 사랑과 함께 얼룩져버렸네.
그대는 모든 것을 차지했네, 내 모든 것을.
I am making them into an endless necklace
for your white hands, smooth as grapes.
나는 아직도 내 이야기로 끝없이 목걸이를 만들고 있네.
포도처럼 매끄러운 그대의 하얀 손을 위해.
6
I Remember You As You Were
나는 그때의 모습으로 그대를 기억하고 있네
I remember you as you were in the last autumn.
You were the grey beret and the still heart.
In your eyes the flames of the twilight fought on.
And the leaves fell in the water of your soul.
나는 아직도 지난 가을 그 때의 모습으로 그대를 기억하고 있네.
그때 너는 회색 베레모에 차분한 모습이었지만
네 눈 속에는 희미한 불꽃이 일렁거렸고
나뭇잎들은 그대 영혼의 호수 속으로 떨어져 내렸었지.
Clasping my arms like a climbing plant
the leaves garnered your voice, that was slow and at peace.
Bonfire of awe in which my thirst was burning.
Sweet blue hyacinth twisted over my soul.
기어오르는 덩굴식물처럼 너는 내 팔짱을 꼭 끼었고
너의 목소리에는 느리고 평화롭게 낙엽들이 차곡차곡 쌓여 갔는데.
내 갈증이 그 속에서 타고 있는 경외(敬畏)의 모닥불
그 향기로운 푸른 히아신스가 내 영혼을 뒤틀었었지.
I feel your eyes travelling, and the autumn is far off:
grey beret, voice of a bird, heart like a house
towards which my deep longings migrated
and my kisses fell, happy as embers.
나는 네 눈이 여행하는 곳을 느끼고 있고
가을은 아직 아득한데,
내 깊은 그리움들이 이주(移住)한 그 곳을 향한
회색 베레모, 한 마리의 새 소리, 고향 같은 가슴에
내 입맞춤은 떨어졌네. 타다 남은 불처럼 행복하게
Sky from a ship. Field from the hills:
Your memory is made of light, of smoke, of a still pond!
Beyond your eyes, farther on, the evenings were blazing.
Dry autumn leaves revolved in your soul.
빛과 연기와 고요한 연못으로 이루어진 너의 기억은
배에서 본 하늘, 언덕에서 바라보는 들판.
그 날 네 눈 너머, 저 멀리엔 저녁이 타오르고 있었고
마른 가을 낙엽은 너의 영혼 속에서 맴돌고 있었네.
7
Leaning into the Afternoons
오후들 속에 기대어 서서
Leaning into the afternoons I cast my sad nets
towards your oceanic eyes.
오후들 속에 기대어 서서
나는 태평스럽게 무심한 당신의 눈을 향해 내 슬픈 그물을 던지네.
There in the highest blaze my solitude lengthens and flames,
its arms turning like a drowning man's.
그곳의 최고조에 달한 불길 속에서
나의 고독은 점점 더 길이를 늘려 타오르면서
마치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람처럼 팔을 흔드네.
I send out red signals across your absent eyes
that move like the sea near a lighthouse.
나는 등대 가까운 곳에서 바다처럼 일렁이는
그대의 멍한 두 눈에 닿도록 적신호들을 내보냈네.
You keep only darkness, my distant female,
from your regard sometimes the coast of dread emerges.
하지만 나의 머나먼 여자인 그대는
오직 어둠만을 머금은 채
그대의 시선에 공포의 해안만을 이따금 떠오르게 할 뿐.
Leaning into the afternoons I fling my sad nets
to that sea that beats on your marine eyes.
오후들 속에 기대어 서서
나는 바다를 향한 내 슬픈 그물을 내팽개쳐버렸네
태평스런 바다같이 무심한 그대의 눈에 걷어 채인
그대라는 바다로 향했던 내 슬픈 그물을
The birds of night peck at the first stars
that flash like my soul when I love you.
밤새(夜鳥)들은
당신을 사랑할 때면 빛을 발하는 내 영혼과 같은
샛별들을 향해 부리로 쪼아대고
The night gallops on its shadowy mare
shedding blue tassels over the land.
밤은 자신의 것인 정체불명의 암말을 타고
대지 위로 푸른 장식 술을 흘리면서
전속력으로 달려가고 있네
...............................
8
White Bee
하얀 벌
White bee, you buzz in my soul, drunk with honey,
and your flight winds in slow spirals of smoke.
그대는 내 영혼 속에서 윙윙거리며 나는 하얀 벌,
꿀에 취한, 너의 그 비행(飛行)이
연기의 소용돌이 속을 천천히 나선형으로 휘감고 있네.
I am the one without hope, the word without echoes,
he who lost everything and he who had everything.
나는 희망이라고는 없는 사람, 메아리 없는 언어(言語),
모든 것을 잃어버린 사람 그리고 모든 것을 얻은 사람.
Last hawser, in you creaks my last longing.
In my barren land you are the final rose.
그대 속에서 삐걱대고 있는 내 최후의 갈망,
그것은 나의 마지막 밧줄.
그대는 마음의 황무지에 피어있는 마지막 장미.
Ah you who are silent!오 그대 조용한 내 사랑!
Let your deep eyes close. There the night flutters.
Ah your body, a frightened statue, naked.
그대 바다와 같은 눈을 감아보아요.
그곳에서 밤이 날개를 퍼덕거리도록.
오, 놀라 조각같이 굳어버린, 벗은, 너의 몸
You have deep eyes in which the night flails.
Cool arms of flowers and a lap of rose.
그대는 꽃들의 차가워진 팔과 장미의 무릎.
그리고 밤의 문을 두드리는 바다와 같은 눈을 가졌네.
Your breasts seem like white snails.
A butterfly of shadow has come to sleep on your belly.
그대의 가슴은 하얀 달팽이 같아.
지친 나비 한 마리 그대의 배 위에 잠들러 왔네.
Ah you who are silent!
오 그대 조용한 내 사랑!
Here is the solitude from which you are absent.
It is raining. The sea wind is hunting stray gulls.
그대 없는 이 곳에 존재하는 것은 오직 고독 뿐.
비가 오네. 바닷바람이 길 잃은 갈매기를 사냥하네.
The water walks barefoot in the wet streets.
From that tree the leaves complain as though they were sick.
눈물이 맨발로 젖은 거리를 걸어가고 있네.
이 길가의 나무에 나뭇잎들은
모두 병이 든 것처럼 아픔을 호소하고 있네
White bee, even when you are gone you buzz in my soul
You live again in time, slender and silent.
그대는 하얀 벌, 비록 네가 날아 가버렸다 해도
그대는 내 영혼 속에서 윙윙거리며 날고 있으리.
그리하여 때가 되면 다시 가냘프게 살며시 살아나리니
Ah you who are silent!
오 그대 조용한 내 사랑!
9
Drunk with Pines
소나무 숲에 취해
Drunk with pines and long kisses,
like summer I steer the fast sail of the roses,
bent towards the death of the thin day,
stuck into my solid marine madness.
소나무들과 오랜 키스들에 취해,
여름처럼 나는 장미들의 빠른 항해를 인도했네.
속까지 차버린 바다의 광기(狂氣)에 찔린 채
그 여윈 날의 죽음을 향해 몸을 굽히고서.
Pale and lashed to my ravenous water,
I cruise in the sour smell of the naked climate,
still dressed in grey and bitter sounds
and a sad crest of abandoned spray.
탐욕스러운 내 분비액을 창백하게 채찍질하며
나는 벌거벗은 지대의 쉰 냄새 속을 순항했네.
버림받아 물안개가 되어버린 액체의 슬픈 깃털 장식과
어둡고 괴로운 목소리로 여전히 치장한 채로.
Hardened by passions, I go mounted on my one wave,
lunar, solar, burning and cold, all at once,
becalmed in the throat of the fortunate isles
that are white and sweet as cool hips.
열정들로 인해 딱딱하게 굳어버린 나는
달 같기도 하고 해 같기도 한 동시에 타면서도 차가운
내 것인 하나의 물결 위에 몸을 날렸고,
멋진 엉덩이들 같은 희고 달콤한 행운의 섬들,
그 섬들의 입구에서 내 열정의 바람은 잔잔해졌네.
In the moist night my garment of kisses trembles
charged to insanity with electric currents,
heroically divided into dreams
and intoxicating roses practicing on me.
눈물어린 밤
광기(狂氣)에 사로잡혀 흐르는 전류와 함께
내 옷은 키스들로 떨렸다네
꿈들과 나를 익숙하게 만드는 들떠있는 장미들로단호하게 나뉘어진 채로.
Upstream, in the midst of the outer waves,
your parallel body yields to my arms
like a fish infinitely fastened to my soul,
quick and slow, in the energy under the sky.
중심에서 멀어진 물결들의 한 가운데서,
흐름을 거슬러 올라,
평행선이 된 그대의 몸이 내 품으로 꺾여드네.
내 영혼에 무한히 결속되어버린 물고기처럼
빠르게 그리고 느리게, 하늘 아래 그 기운 속에서.
10
We Have Lost Even(Clenched Soul)
우리는 어스름이 내리는 것도 몰랐네
We have lost even this twilight.
No one saw us this evening hand in hand
while the blue night dropped on the world.
우리는 심지어 어스름이 내리는 것도 몰랐네
이 저녁엔 아무도 우리를 보지 못했네
푸른 밤이 이 세상위로 떨어져 내리는 동안
손에 손을 맞잡고 있던 우리를
I have seen from my window
the fiesta of sunset in the distant mountaintops.
나는 내 창을 통해 보았네
머나먼 산꼭대기 위로 벌어지고 있는 석양의 축제를
Sometimes a piece of sun
burned like a coin between my hands.
때로는 한 조각의 태양이
내 손 사이에서 동전처럼 타는 것 같았네.
I remembered you with my soul clenched
in that sadness of mine that you know.
나는
그대도 이미 알고 있는
나의 그 슬픔 속에서
내 영혼을 꼭 껴안아 주던 그대를 기억하네.
Where were you then?
Who else was there?
Saying what?
Why will the whole of love come on me suddenly
when I am sad and feel you are far away?
그때 그대는 어디 있었던가?
그곳에 있던 그대는 누구였던가?
무슨 말을 했던가?
왜 사랑의 모든 것은 내가 슬프고
그대가 멀리 있다고 느낄 때만 이렇게 갑자기 오는 것일까?
The book fell that is always turned to at twilight
and my cape rolled like a hurt dog at my feet.
이제 언제나 황혼을 향했던 책은 땅바닥에 떨어졌고
내 어깨의 망토도 상처 입은 개처럼 내 발에 떨어져 구르고 있네.
Always, always you recede through the evenings
towards where the twilight goes erasing statues.
언제나, 언제나 그대는 저 저녁들 속으로 멀어져만 가네.
황혼이 상(像)들을 지우는 그곳을 향해.
11
Almost Out of the Sky거의 하늘을 벗어나
Almost out of the sky, half of the moon
anchors between two mountains.
Turning, wandering night, the digger of eyes.
Let's see how many stars are smashed in the pool.
하늘을 이제 막 벗어난 반쪽의 달이
두 개의 산 사이에 닻을 내리고 있네.
선회하는 밤, 방랑하는 밤이면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얼마나 많은 별들이 연못 안에서 부서지는지를 보자.
It makes a cross of mourning between my eyes, and runs away.
Forge of blue metals, nights of stilled combats,
my heart revolves like a crazy wheel.
Girl who have come from so far, been brought from so far,
sometimes your glance flashes out under the sky.
Rumbling, storm, cyclone of fury,
you cross above my heart without stopping.
Wind from the tombs carries off, wrecks, scatters your sleepy root.
그것이 내 눈 사이에 엇갈린 슬픔의 흔적을 만들고는 달아나 버리네
푸른 쇠들로 만들어진 용광로, 전투가 잠잠해진 밤들,
내 심장은 미친 수레바퀴처럼 회전하고 있네.
아주 먼 곳으로부터 온 아가씨, 아주 먼 곳에서 데려왔었던,
때때로 힐끗 던지는 너의 시선이 하늘 아래 섬광처럼 일어나네.
우르르 하는 소리, 폭풍, 휘몰아치는 격분의 회오리바람
그대는 멈추지도 않고 내 가슴 위를 가로지르네
무덤들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은 그대의 졸음이 오는 뿌리를
옮기고 파괴하고 흩어버리고 있네.
The big trees on the other side of her, uprooted.
But you, cloudless girl, question of smoke, corn tassel.
You were what the wind was making with illuminated leaves.
Behind the nocturnal mountains, white lily of conflagration,
ah, I can say nothing! You were made of everything.
그녀의 반대편에 있던 아주 큰 나무들이 뿌리 채 뽑혀버렸네.
하지만 그대는 연기(煙氣)의 물음 같고 옥수수 수염 같은,
얼굴에 그늘 한 점 없는 아가씨,
그대는 바람이 빛을 받은 나뭇잎들로 만들고 있었던 그 무엇.
밤이면 깨어나는 산들의 그늘에, 큰불로부터 태어난 흰 백합
아, 나는 아무 것도 말할 수 없네! 그대는 모든 것으로 만들어졌으니.
Longing that sliced my breast into pieces,
it is time to take another road, on which she does not smile.
얇게 베어져버린 갈망으로 내 가슴은 조각 조각나버렸네.
이제는 다른 길을 선택해야 할 시간,
그녀가 미소짓지 않는 길, 그 길 위에 서야할 시간.
Storm that buries the bells, muddy swirl of torments,
why touch her now, why make her sad.
종소리들을 묻어버리는 폭풍, 괴로움의 진흙 소용돌이들은
왜 이제야 그녀를 건드릴까, 왜 그녀를 슬프게 만들까
Oh to follow the road that leads away from everything,
without anguish, death, winter waiting along it
with their eyes open through the dew.
오 모든 것으로부터 멀어지도록 인도하는 길을 따르기 위해서는
고통도 죽음도 없는, 눈물을 통해 그들의 눈을 뜬,
겨울이 기다리고 있는 그 길을 따라 가야 하네.
12
Your Breast is Enough
그대의 가슴만으로도 충분하네
Your breast is enough for my heart,
and my wings for your freedom.
What was sleeping above your soul will rise
out of my mouth to heaven.
내 마음을 위해서는 그대의 가슴이면 충분하고
그대의 자유를 위해서는 내 날개면 충분하네.
그러면 그대의 영혼 위에서 잠들어 있던 무엇이
내 입에서 나와 하늘로 날아 오르려니.
In you is the illusion of each day.
You arrive like the dew to the cupped flowers.
You undermine the horizon with your absence.
Eternally in flight like the wave.
그대 속은 나날의 환상.
그대는 찻잔 모양의 움푹한 꽃들로부터 이슬처럼 와서.
그대의 부재(不在)로 지평선의 토대를 침식해가네.
영원히 파도처럼 날며.
I have said that you sang in the wind
like the pines and like the masts.
Like them you are tall and taciturn,
and you are sad, all at once, like a voyage.
나는 그대가 소나무들처럼 그리고 배의 돛대들처럼
바람 속에서 노래했다고 말했네.
내가 말한 그것들처럼 그대는 크고 말없는 존재
그리고 돌연히 머나먼 항해처럼 슬픈 존재.
You gather things to you like an old road.
You are peopled with echoes and nostalgic voices.
I awoke and at times birds fled and migrated
that had been sleeping in your soul.
그대는 오래된 길처럼 자신에게 필요한 것들을 끌어 모아
그대는 메아리들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목소리들로 붐비고 있었네
그래서 내가 잠에서 깨자 가끔씩
그대의 영혼 속에서 잠들던 새들은 도망쳐 이주해버렸네.
13
I Have Gone Marking나는 표시하러 갔었네
I have gone marking the atlas of your body
with crosses of fire.
My mouth went across: a spider, trying to hide.
In you, behind you, timid, driven by thirst.
나는 그대의 몸이라는 지도책에
불의 십자가들을 표시하러 갔었네.
내 입술이 가로지르자, 한 마리 거미, 숨으려 하네
네 속으로, 너의 뒤로, 소심하게, 갈증에 휘둘려.
Stories to tell you on the shore of evening,
sad and gentle doll, so that you should not be sad.
A swan, a tree, something far away and happy.
The season of grapes, the ripe and fruitful season.
해지는 바닷가에서 그대에게 해준 이야기들
슬프고 온순한 인형 같은,
그대가 내 이야기를 듣고 슬퍼하지 않도록 내가 한 이야기들
한 마리의 백조, 한 그루 나무, 멀리 있고 행복한 어떤 것.
포도의 계절, 무르익고 열매맺는 계절.
I who lived in a harbor from which I loved you.
The solitude crossed with dream and with silence.
Penned up between the sea and sadness.
Soundless, delirious, between two motionless gondoliers.
나는 내가 그대를 사랑했던
꿈과 침묵이 교차하는 고독한 항구
바다와 슬픔 사이에 갇힌 그 항구 속에서 살았던 사람.
움직임 없는 곤돌라 사공 사이에서
소리 없이 무아지경으로 그대를 사랑하며 살았던 사람.
Between the lips and the voice something goes dying.
Something with the wings of a bird, something of anguish and oblivion.
The way nets cannot hold water.
My toy doll, only a few drops are left trembling.
Even so, something sings in these fugitive words.
Something sings, something climbs to my ravenous mouth.
Oh to be able to celebrate you with all the words of joy.
입술과 말 사이에서 무엇인가 죽어가고 있네.
새의 날개를 가진 그 무엇, 고통과 망각인 그 무엇.
그물들로는 물을 건질 수 없는 그 방식.
내 장난감 인형, 겨우 몇 방울만 남았을 때의 떨림.
그건 그렇다 할지라도, 뭔가가 이 덧없는 말들 속에서 노래하고 있네
어떤 것이 노래하고 있네. 내 굶주린 입을 향해 무엇인지 기어오르고 있네
오, 모든 기쁨의 말로 그대를 찬미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Sing, burn, flee, like a belfry at the hands of a madman.
My sad tenderness, what comes over you all at once?
When I have reached the most awesome and the coldest summit
my heart closes like a nocturnal flower.
노래하고, 타고, 사라져라.
광인(狂人)의 손아귀에 놓인 종루(鐘樓)처럼.
내 슬프고 연약한 마음이여, 무엇이 갑자기 한꺼번에 그대를 덮쳤는가?
가장 두렵고 차가운 그 정상에 내가 도달했을 때 내 마음은 닫히리.
밤에 피는 꽃처럼.
14
Every Day You Play
너의 일상의 유희(遊戱)
Every day you play with the light of the universe.
Subtle visitor, you arrive in the flower and the water.
You are more than this white head that I hold tightly
as a cluster of fruit, every day, between my hands.
그대는 매일 우주의 빛과 함께 놀고 있네.
미묘한 방문자, 그대는 꽃 속에서 물 속에서 손을 뻗치네.
그대는 내가 매일 두 손 사이에 과일 송이처럼
꼭 움켜쥐는 나의 이 흰머리 이상의 존재.
You are like nobody since I love you.
Let me spread you out among yellow garlands.
Who writes your name in letters of smoke among the stars of the south?
Oh let me remember you as you were before you existed.
내가 그대를 사랑한 후로 그대는 이름 없는 존재같이 되었네.
그런 그대를 노란 화환들 속에 내가 흩뿌리게 해주오.
누가 그대의 이름을 남쪽의 별들 사이에 있는 아지랑이 편지들 속에 써넣을까?
오, 그대가 존재하기 전 그 모습으로 내가 그대를 기억하게 해주오.
Suddenly the wind howls and bangs at my shut window.
The sky is a net crammed with shadowy fish.
Here all the winds let go sooner or later, all of them.
The rain takes off her clothes.
갑자기 세찬 바람 불어 내 닫힌 창을 쾅쾅 두드리니
하늘은 그림자 같은 물고기로 가득 채워진 그물이 되었네.
이곳은 이르던 늦던 모든 바람들이 놓아버리는 곳, 그들의 모든 것을비가 그녀의 옷을 벗기네.
The birds go by, fleeing.
The wind. The wind.
I can contend only against the power of men.
The storm whirls dark leaves
and turns loose all the boats that were moored last night to the sky.
새들이 지나가네, 사라져 가네.
바람, 바람.
나는 오직 인간의 힘에 맞서 싸울 수 있을 뿐.
폭풍이 검은 잎들을 빙빙 돌리더니
어젯밤 하늘에 붙들어 매여 있던 모든 배들이 풀려났네.
You are here. Oh, you do not run away.
You will answer me to the last cry.
Cling to me as though you were frightened.
Even so, at one time a strange shadow ran through your eyes.
그대는 여기 있네. 오, 그대는 달아나지 않네.
그대만은 내 마지막 외침에 응답할 것이라네.
깜짝 놀랐던 것처럼 그대가 나를 꼭 껴안네
그러면서도, 한 순간 그대의 눈에는 이상한 그림자가 스쳐 지나가네.
Now, now too, little one, you bring me honeysuckle,
and even your breasts smell of it.
While the sad wind goes slaughtering butterflies
I love you, and my happiness bites the plum of your mouth.
지금도 역시, 귀여운 그대, 네게 인동덩굴을 건네니
이제는 심지어 그대의 가슴조차 그 냄새가 배었네.
슬픈 바람이 나비들을 학살하고 있는 동안
나는 그대를 사랑하고 있네,
내 행복이 그대의 앵두 같은 입술을 깨물고 있네.
How you must have suffered getting accustomed to me,
my savage, solitary soul, my name that sends them all running.
So many times we have seen the morning star burn, kissing our eyes,
and over our heads the gray light unwind in turning fans.
나에게 점점 익숙해지면서 그대는 얼마나 고통을 받았던가
나의 야만, 고독한 영혼, 그것들을 모두 쫓아 달아나게 하는 내 이름,
그렇게 우리는 불타는 샛별이 수없이 우리의 눈에 키스하며 타오르는 것을 보았으며
우리 머리 위에서 그 희미한 빛이 회전날개 속에서 풀리는 것을 보았었네
My words rained over you, stroking you.
A long time I have loved the sunned mother-of-pearl of your body.
I go so far as to think that you own the universe.
I will bring you happy flowers from the mountains, blue bells,
dark hazels, and rustic baskets of kisses.
I want
to do with you what spring does with the cherry trees.
너를 어루만지면 내 말들이 그대 위에 비처럼 쏟아졌네.
나는 오랫동안 그대 몸의 빛나는 진주층(眞珠層)을 사랑해 왔네.
나는 그대가 우주의 주인이라고까지 생각하게 되었네.
나는 산에서 딴 행복의 꽃을 그대에게 주리라. 초롱꽃들을,
담갈색 개암나무들을, 그리고 키스가 담긴 야생 바구니들을.
나는 바라네
샘물이 벚나무와 함께 하듯 나또한 그렇게 그대와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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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I Like For You to be Still
나 그대가 조용히 있어주길 바라네
I like for you to be still: it is as though you were absent,
and you hear me from far away and my voice does not touch you.
It seems as though your eyes had flown away
and it seems that a kiss had sealed your mouth.
나 그대가 조용히 있어주길 바라네,
마치 그대가 내 곁에 없는 것같이,
너는 멀리서 나를 듣고, 내 목소리는 너에게 닿지 않겠지
마치 그대의 눈이 달아나 버린 것같이
키스가 그대의 입을 막아버린 것같이.
As all things are filled with my soul
you emerge from the things, filled with my soul.
You are like my soul, a butterfly of dream,
and you are like the word Melancholy.
마치 모든 사물들이 내 영혼으로 가득 찬 것같이
그대가 모든 사물로부터 떠오르네. 내 영혼으로 가득 찬 채로.
그대는 내 영혼 같고 꿈속의 나비 같고
그리고 그대는 풀이 죽은 언어와 같네.
I like for you to be still, and you seem far away.
It sounds as though you were lamenting, a butterfly cooing like a dove.
And you hear me from far away, and my voice does not reach you:
Let me come to be still in your silence.
나 그대가 조용히 있어주길 바라네, 그대가 멀리 있는 것같이.
그 소리가 마치 그대가 슬퍼하는 것처럼 들릴지라도,
나비가 비둘기처럼 우는,
그리고 그대는 멀리서 나를 듣고, 내 목소리는 너에게 닿지 않도록,
그대의 침묵 속에서 내가 조용해지게 해주오.
And let me talk to you with your silence
that is bright as a lamp, simple as a ring.
You are like the night, with its stillness and constellations.
Your silence is that of a star, as remote and candid.
그대의 침묵으로 나 그대에게 말하게 해주오.
등불처럼 밝고 반지처럼 단순한 그 침묵으로.
그대는 수많은 별자리들을 가지고 있는 고요한 밤과 같네
그대의 침묵은 별들의 그것, 멀면서도 숨김이 없는
I like for you to be still: it is as though you were absent,
distant and full of sorrow as though you had died.
One word then, one smile, is enough.
And I am happy, happy that it's not true.
나 그대가 조용히 있어주길 바라네,
마치 그대가 내 곁에 없는 것같이,
그대가 죽어, 멀리 있고 온통 슬픔에 차 있는 것같이.
그러면 한 마디 말 한번의 웃음으로 충분하리라.
그리고 난 행복하리라.
당신이 죽은 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그 행복으로.
16
In My Sky at Twilight
해질 무렵 내 하늘에서
* This poem is a paraphrase of the 30th poem
in Rabindranath Tagore's The Gardener.
이 시는 라빈드라나드 타고르의 시집 정원사의 30번째 작품을 풀이한 것이다.
In my sky at twilight you are like a cloud
and your form and color are the way I love them.
You are mine, mine, woman with sweet lips
and in your life my infinite dreams live.
너는 해질 무렵 내 하늘의 구름과 같고
그런 그대의 모습과 빛깔이 내가 그것들을 사랑하는 방식이라네.
그대는 내 사랑, 나의 사람, 달콤한 입술을 가진 여인이여
그런 그대의 삶 속에 내 영원한 꿈들이 살고있네.
The lamp of my soul dyes your feet,
My sour wine is sweeter on your lips,
oh reaper of my evening song,
how solitary dreams believe you to be mine!
내 영혼의 등불은 그대의 발을 물들이고
나의 쓴 포도주는 그대의 입술 위에서 더 달콤하네
오, 나의 저녁 노래를 수확하는 이여
그 얼마나 고독한 꿈들이라야 그대는 내 것이라 믿겠는가!
You are mine, mine, I go shouting it to the afternoon's
wind, and the wind hauls on my widowed voice.
Huntress of the depths of my eyes, you plunder
stills your nocturnal regard as though it were water.
나는 저녁 바람에게 그대는 내 사랑, 나의 사람이라고 외치네,
그러자 바람이 응답 없는 목소리를 실어 가버리네
내 눈 깊은 곳의 사냥꾼 여자여
그대는 여전히 밤이면 찾아오는 그대의 시선을
마치 그것이 물이었던 것처럼 여기며 약탈하고 있네.
You are taken in the net of my music, my love,
and my nets of music are wide as the sky.
My soul is born on the shore of your eyes of mourning.
In your eyes of mourning the land of dreams begins.
내 사랑, 그대는 내 음악의 그물 속에 담겼고,
내 음악의 그물은 하늘처럼 넓네.
내 영혼은 슬픔에 찬 그대의 눈 해안 가에서 태어났고,
슬픔에 찬 그대의 눈 속에서 꿈들의 땅이 시작되네.
17
Thinking, Tangling Shadows
생각해보면 깊이 뒤엉킨 그림자들
Thinking, tangling shadows in the deep solitude.
You are far away too, oh farther than anyone.
Thinking, freeing birds, dissolving images,
burying lamps.
곰곰이 생각하면,
깊은 고독 속에서 뒤엉키고 있는 그림자들.
그대 또한 너무나 멀리 있구나. 오, 그 누구보다도 멀리.
곰곰이 생각하면, 자유의 몸인 새들, 녹고있는 이미지들파묻혀 버리고 있는 등불들.
Belfry of fogs, how far away, up there!
Stifling laments, milling shadowy hopes,
taciturn miller,
night falls on your face downward, far from the city.
안개들의 종탑, 얼마나 먼가, 그곳에 이르려면!
숨막히는 비탄들, 산산이 부서지고 있는 희미한 희망들,
말없는 방앗간 주인,
밤이 고개 숙인 그대의 얼굴위로 떨어져 내리고 있네,
도시에서 아주 멀리.
Your presence is foreign, as strange to me as a thing.
I think, I explore great tracts of my life before you.
My life before anyone, my harsh life.
The shout facing the sea, among the rocks,
running free, mad, in the sea-spray.
The sad rage, the shout, the solitude of the sea.
Headlong, violent, stretched towards the sky.
그대가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네.
그대는 내게는 어떤 물건처럼 낯설기만 한 존재.
그래서 나는 내가 그대 앞에서
광활한 내 삶의 공간들을 탐험하고 있다고 생각하네.
어느 누구 앞에서도 나의 인생은, 내 가혹한 인생은
바다를 마주 대하고 외치는 소리, 바위들 사이에서
미쳐서, 마음껏 달리며, 파도의 물보라 속에서,
슬픈 그 격정, 그 외침, 그 바다의 고독,
허둥대네, 격렬히, 하늘을 향해 기지개를 켜며.
You, woman, what were you there, what ray, what vane
of that immense fan? You were as far as you are now.
Fire in the forest! Burn in blue crosses.
Burn, burn, flame up, sparkle in trees of light.
그대, 여자여, 그대는 그곳에서 무엇이었던가, 어떤 빛줄기였던가,
그 거대한 회전날개의 어떤 날개판(板)이었던가?
그때도 그대는 지금의 그대 모습과 다를 바 없었다오.
그러니 숲에 불을 질러라! 푸른 교차로들 속에서 타올라라.
타라, 타라, 불길을 솟구쳐, 빛의 나무들 속에서 번쩍여라.
It collapses, crackling. Fire. Fire.
And my soul dances, seared with curls of fire.
Who calls? What silence peopled with echoes?
Hour of nostalgia, hour of happiness, hour of solitude,
hour that is mine from among them all!
불길이 스러져간다, 탁탁 소리를 내며. 불들이, 불이.
그렇게 내 영혼은 춤추고 있네.
불의 소용돌이에 낙인(烙印)이 찍힌 채.
그 누가 부르고 있나? 그 어떤 침묵이 메아리들과 함께 사는가?
깊은 그리움의 시간, 행복의 시간, 고독의 시간,
그 모든 것들의 사이에서 벗어난 나만의 시간!
Hunting horn through which the wind passes singing.
Such a passion of weeping tied to my body.
Shaking of all the roots,
attack of all the waves!
My soul wandered, happy, sad, unending.
바람이 노래하며 지나가는 곳을 통해 탐색한 뿔.
그와 같이 내 육체에 묶인 채 울고있는 하나의 열정.
모든 뿌리들을 흔들어라, 모든 파도들을 공격하라!
내 영혼은 방황했었네. 행복하게, 슬프게, 끝없이.
Thinking, burying lamps in the deep solitude.
곰곰이 생각하면, 깊은 고독 속에 파묻히는 등불들.
Who are you, who are you?
그대는 누구인가요, 그대는 진정 누구란 말인가요?
18
Here I Love You
이순간 나는 그대를 사랑하네
Here I love you.
In the dark pines the wind disentangles itself.
The moon glows like phosphorous on the vagrant waters.
Days, all one kind, go chasing each other.
이순간 나는 그대를 사랑하네.
검은 소나무 숲에서는 바람이 스스로를 해방시키고
떠도는 호수 위에는 달이 인(燐)불처럼 빛을 발하는 곳.
이곳의 나날들은, 하나같이, 서로를 뒤쫓고있네.
The snow unfurls in dancing figures.
A silver gull slips down from the west.
Sometimes a sail. High, high stars.
눈(雪)이 춤추는 사람들 모습으로 휘날리네
은빛 갈매기가 서쪽으로부터 미끄러져 내리네.
종종 한 폭의 돛, 높이, 높이 있는 별들
Oh the black cross of a ship.
Alone.
Sometimes I get up early and even my soul is wet.
Far away the sea sounds and resounds.
This is a port.
Here I love you.
오, 배 한 척의 어두운 횡단(橫斷). 외로운.
나는 가끔 일찍 일어나 심지어 내 영혼까지 젖네.
저 멀리서 바다가 소리들 내네. 그리고 메아리치네.
이곳은 항구.
이순간 나는 그대를 사랑하네.
Here I love you and the horizon hides you in vain.
I love you still among these cold things.
Sometimes my kisses go on those heavy vessels
that cross the sea towards no arrival.
I see myself forgotten like those old anchors.
The piers sadden when the afternoon moors there.
My life grows tired, hungry to no purpose.
I love what I do not have. You are so far.
My loathing wrestles with the slow twilights.
But night comes and starts to sing to me.
이순간 나는 그대를 사랑하고
수평선은 하릴없이 그대를 숨기고 있네.
나는 이 차가운 사물들 사이에 섞여 여전히 그대를 사랑하네.
때로는 내 키스들이
그 어떤 도착지도 없는 곳을 향해 바다를 항해하는
저 육중한 배들을 향해 나아가기도 하지만.
나는 잊어버린 내 자신을 이 낡은 닻들같이 이해하네.
그곳에 저녁이 정박하고 있는 방파제들은 슬프고
내 삶은 아무런 목적 없이 굶주리며 피곤함만 더하네.
나는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사랑하네.
그대는 너무 멀리 있네.
내가 아주 싫어하는 것들이 꾸물거리는 석양과 씨름하고 있네.
하지만 밤이 오면 별들이 나를 향해 노래하기 시작하네.
The moon turns its clockwork dream.
The biggest stars look at me with your eyes.
And as I love you, the pines in the wind
want to sing your name with their leaves of wire.
달은 자신의 태엽장치로 된 꿈을 돌리고
가장 큰 별들은 그대의 눈망울로 나를 바라보네.
그리고 그만큼 내가 널 사랑하면, 바람 속 그 소나무 숲은
철사(鐵絲)같은 잎으로 너의 이름으로 노래하길 원하지.
19
Girl Lithe and Tawny
나긋나긋한 황갈색 피부의 여자
Girl lithe and tawny, the sun that forms
the fruits, that plumps the grains, that curls seaweeds
filled your body with joy, and your luminous eyes
and your mouth that has the smile of the water.
나긋나긋한 여자, 황갈색 피부를 가진 여자,
과일의 형태를 만들고, 곡식들을 살찌우고,
해초를 굽이치게 하는 태양이 기쁨으로 너의 몸을 채웠네.
그리고 빛나는 너의 눈을, 물의 웃음을 가진 너의 입을.
A black yearning sun is braided into the strands
of your black mane, when you stretch your arms.
You play with the sun as with a little brook
and it leaves two dark pools in your eyes.
네가 팔을 뻗을 때면, 검은 그리움의 태양이
숱이 많은 너의 검은머리 가닥들 속에 땋아지네.
작은 개울물을 데리고 놀듯 너는 태양과 더불어 놀아
태양이 네 눈 속에 두 개의 검은 연못을 남기네.
Girl lithe and tawny, nothing draws me towards you.
Everything bears me farther away, as though you were noon.
You are the frenzied youth of the bee,
the drunkenness of the wave, the power of the wheat-ear.
나긋나긋한 여자, 황갈색 피부를 가진 여자,
나를 그대에게로 이끄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모든 것들이 날 저 멀리로 밀어내네, 마치 그대가 정오인 것처럼.
그대는 벌의 광기 어린 혈기, 술에 취한 파도, 밀 이삭의 힘.
My somber heart searches for you, nevertheless,
and I love your joyful body, your slender and flowing voice.
Dark butterfly, sweet and definitive
like the wheat-field and the sun, the poppy and the water.
그럼에도, 내 우울한 가슴은 너를 찾고,
나는 기쁨에 찬 너의 몸,
너의 가냘프고 유려한 목소리를 사랑하네.
검은 나비, 향기롭고 명확한
밀밭과 태양처럼, 양귀비와 물처럼.
20
Tonight I Can Write오늘밤 나는 쓸 수 있네
I can write the saddest lines tonight.
오늘밤 나는 가장 슬픈 구절들을 쓸 수 있네.
Write for example: ‘The night is fractured
and they shiver, blue, those stars, in the distance’
예를 들면 아마 이렇게 쓰겠지. "이 밤 하늘엔 별들로 가득하고
푸른 별들은 머나먼 곳에서 떨고 있네"
The night wind turns in the sky and sings.
I can write the saddest lines tonight.
I loved her, sometimes she loved me too.
밤바람이 하늘에서 맴돌며 노래하고 있네.
오늘밤 나는 밤을 지새우며 가장 슬픈 시를 쓸 수 있다네.
난 그녀를 사랑했고, 때때로 그녀 역시 날 사랑했네.
On nights like these I held her in my arms.
I kissed her greatly under the infinite sky.
예전엔 이런 밤이면
나는 온 밤 내내 그녀를 내 품에 안고 있었네.
그리고 끝없는 하늘 아래서
나는 거듭 그녀와 입을 맞추곤 했었네.
She loved me, sometimes I loved her too.
How could I not have loved her huge, still eyes.
그녀는 날 사랑했고, 나도 때때로 그녀를 사랑했네.
어떻게 내가 그녀의 그 크고
고요한 눈망울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었으랴?
I can write the saddest lines tonight.
To think I don’t have her, to feel I have lost her.
오늘밤 나는 가장 슬픈 구절들을 쓸 수 있다네.
이제 내 곁에는 그녀가 없다는 생각을 하며.
내가 그녀를 잃어버렸다는 것을 가슴 절절히 느끼며.
Hear the vast night, vaster without her.
Lines fall on the soul like dew on the grass.
막막한 밤의 소리를 듣고 있노라니,
그녀가 없어 더욱 더 막막하네.
시(詩)가 영혼을 향해 떨어지네, 풀잎에 내리는 이슬처럼.
What does it matter that I couldn’t keep her.
The night is fractured and she is not with me.
내 사랑이 그녀를 지키지 못한 게 무슨 대단한 일일까 마는.
이 밤은 별들로 가득하지만 그녀는 내 곁에 없네.
That is all. Someone sings far off. Far off,
my soul is not content to have lost her.
이것이 전부라네. 멀리서 누군가가 노래하고 있네. 저 멀리서.
그녀 없는 지금 내 영혼은 길을 잃었네.
As though to reach her, my sight looks for her.
My heart looks for her: she is not with me
내 눈이 마치 그녀 가까이 다가가려는 듯 그녀를 찾아 헤매네.
내 가슴도 그녀를 찾지만, 그녀는 내 곁에 없다네.
The same night whitens, in the same branches.
We, from that time, we are not the same.
밤을 같이 지샌 나무는 똑같이 하얗게 물든다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같이 밤을 지새웠던,
우리는 이제 똑같지가 않다네.
I don’t love her, that’s certain, but how I loved her.
My voice tried to find the breeze to reach her.
이제 난 더 이상 그녀를 사랑하지 않고, 그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하지만 난 얼마나 그녀를 사랑했었던가.
내 목소리는 그녀의 귀에 가서 닿을 바람을 찾기도 했지 않았던가.
Another’s kisses on her, like my kisses.
Her voice, her bright body, infinite eyes.
이제 그녀는 그 누군가의 연인.
그녀는 다른 누군가의 연인이 되어 있겠지.
지난날 한때 그녀가 나와 입맞춤을 나누던 것처럼.
그녀의 목소리. 그녀의 아름다운 몸. 그녀의 그윽한 눈.
I don’t love her, that’s certain, but perhaps I love her.
Love is brief: forgetting lasts so long.
이제 난 더 이상 그녀를 사랑하지 않고, 그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아마 난 아직도 그녀를 사랑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네.
사랑이 이다지도 짧고, 망각은 이렇게도 길기만 한 것을.
Since, on these nights, I held her in my arms,
my soul is not content to have lost her.
왜냐하면 예전엔 이런 밤이면 나는 온 밤내 그녀를 품에 안았기에
하지만 그녀 없는 지금, 내 영혼은 길을 잃었네.
Though this is the last pain she will make me suffer,
and these are the last lines I will write for her.
비록 이것이 그녀로 인해 내가 받는 마지막 고통이 될지라도
그리고 이 시가 내가 그녀를 위해 쓰는 마지막 시가 될지라도.
The Song of Despair절망의 노래
By Pablo Neruda
파블로 네루다
The memory of you emerges from the night around me.
The river mingles its stubborn lament with the sea.
너에 대한 기억이 나를 감싸고 있는 밤으로부터 떠오르고
강은 그 자신이 마주하기 어려운 슬픔을 바다와 섞고 있네.
Deserted like the wharves at dawn.
It is the hour of departure, oh deserted one!
날이 새니 부두(埠頭)들처럼 버림받았네.
이제는 헤어져야 할 시간이라네, 오 버림받은 자여!
Cold flower heads are raining over my heart.
Oh pit of debris, fierce cave of the shipwrecked.
차가운 꽃송이들이 내 마음 위로 비처럼 쏟아지네.
오, 폐석(廢石)의 구덩이여, 난파한 것들의 잔인한 동굴이여.
In you the wars and the flights accumulated.
From you the wings of the song birds rose.
네 속에서 전쟁과 싸움들이 쌓여갔고
너로부터 노래하는 새들의 날개가 솟았는데.
You swallowed everything, like distance.
Like the sea, like time. In you everything sank!
너는 모든 것을 삼켜버렸다, 머나먼 거리처럼.
바다처럼, 시간처럼. 그대 속에서 모든 것이 침몰했다네!
It was the happy hour of assault and the kiss.
The hour of the spell that blazed like a lighthouse.
지나간 비난과 키스의 시간은 행복의 시간,
등대처럼 불 밝혔던 주술(呪術)의 시간이었네.
Pilot's dread, fury of a blind diver,
turbulent drunkenness of love, in you everything sank!
조타수의 공포, 눈먼 잠수부의 격분,
소용돌이치던 맹목적인 사랑이여, 이 모든 것이 그대 속에서 침몰했다네!
In the childhood of mist my soul, winged and wounded.
Lost discoverer, in you everything sank!
연기 자욱한 내 영혼의 어린 시절은 날개를 달았다가 상처를 입었네.
길을 잃은 발견자여, 그대 속에서 모든 것이 침몰했네!
You girdled sorrow, you clung to desire,
sadness stunned you, in you everything sank!
나는 슬픔에 휩싸였고, 그대는 욕망에 매달렸고,
슬픔은 그대를 실신시켰네. 그대 속에서 모든 것이 침몰했다네.
I made the wall of shadow draw back,
beyond desire and act, I walked on.
나는 뒷걸음치며 그림자의 벽을 만들었네.
욕망과 행동 너머에, 그렇게 나는 계속 걸었네.
Oh flesh, my own flesh, woman whom I loved and lost,
I summon you in the moist hour, I raise my song to you.
오 살, 내 자신의 살, 내가 사랑했었던 그리고 잃어버린 여자,
눈물어린 시간 속에서 나는 그대를 부르네,그대 향해 내 노랫소리를 높이네.
Like a jar you housed the infinite tenderness,
and the infinite oblivion shattered you like a jar.
항아리처럼, 그대는 무한한 상냥함을 저장하고 있었지만,
무한한 망각이 그대를 항아리처럼 깨트리고 말았네.
There was the black solitude of the islands,
and there, woman of love, your arms took me in.
그곳에는 섬들의 검은 고독이 있었네.
그곳으로, 사랑의 여자, 그대의 팔이 나를 그 속으로 끌었네.
There were thirst and hunger, and you were the fruit.
There were grief and the ruins, and you were the miracle.
그곳에는 갈증과 굶주림이 있었지만, 그대는 과일이었네.
그곳에는 비탄과 파멸들이 있었지만, 그대는 기적이었네.
Ah woman, I do not know how you could contain me
in the earth of your soul, in the cross of your arms!
오 여자여, 나는 그대가 어떻게 나를 담았는지 모른다네.
그대 영혼의 대지 속에, 그대 팔의 십자가 속에!
How terrible and brief was my desire of you!
How difficult and drunken, how tensed and avid.
그대에 대한 나의 욕망이 그 얼마나 짧고 끔찍했던가!
그 얼마나 난해하고 무분별했으며,
그 얼마나 팽팽하고 탐욕스러웠던가.
Cemetery of kisses, there is still fire in your tombs,
still the fruited boughs burn, pecked at my birds.
키스들의 묘지, 그곳 너의 무덤들 속에는
아직도 불이 타오르고 있고, 나의 새들이 쪼아 댄,
과일송이들도 아직도 여전히 타고있네.
Oh the bitten mouth, oh the kissed limbs,
oh the hungering teeth, oh the entwined bodies.
오 물어뜯긴 입이여, 오 키스를 나누었던 팔 다리들이여,
오 굶주린 이빨이여, 오 서로 얽혔던 몸들이여.
Oh the mad coupling of hope and force
in which we merged and despaired.
한 때 우리가 그 속에 녹아들었고 절망했던
오 희망과 의지의 미친 짝짓기여.
And the tenderness, light as water and as flour.
And the word scarcely begun on the lips.
그리고 물처럼 가루처럼 가벼웠던 그 상냥함
이제 말도 거의 입에서 나오지 않네.
This was my destiny and in it was the voyage of my longing,
and in it my longing fell, in you everything sank!
이것이 나의 운명이었고, 나의 갈망은 그 운명 속 항해였었네.
그러다가 내 갈망은 그 운명 속에 추락했고,
그대 속에서 모든 것이 침몰했다네.
Oh pit of debris, everything fell into you,
what sorrow did you not express, in what sorrow are you not drowned!
오 폐석(廢石)의 구덩이여,
모든 것들이 그대 속으로 추락했다네.
그 어떤 슬픔인들 그대가 표현하지 않았으며,
그 어떤 슬픔 속에 그대가 빠져보지 않았으랴!
From billow to billow you still called and sang.
Standing like a sailor in the prow of a vessel.
노을에서 노을로 여전히 그대는 외치고 그리고 노래했네.
선원처럼 뱃머리에 서서.
You still flowered in songs, you still broke in currents.
Oh pit of debris, open and bitter well.
그대는 여전히 노래들 속에서 꽃을 피우고
현재의 흐름 속에서 여전히 상처 입고 있네.
오 폐석(廢石)의 구덩이여, 열려있는 쓰디쓴 우물이여.
Pale blind diver, luckless slinger,
lost discoverer, in you everything sank!
창백한 눈먼 잠수부여, 불운한 투석꾼이여,
길을 잃은 발견자여, 그대 속에서 모든 것이 침몰했다네.
It is the hour of departure, the hard cold hour
which the night fastens to all the timetables.
이제는 헤어져야 할 시간,
밤이 모든 시간표들을 꽁꽁 묶어버리는 아주 춥고 힘든 시간
The rustling belt of the sea girdles the shore.
Cold stars heave up, black birds migrate.
부스럭거리는 바다의 띠가 해변을 감네.
차가운 별들이 떠오르고, 검은 새들이 떠나네.
Deserted like the wharves at dawn.
Only the tremulous shadow twists in my hands.
날이 새니 부두(埠頭)들처럼 버림받았네.
오직 떨리는 그림자만이 내 손안에서 비틀거릴 뿐.
Oh farther than everything. Oh farther than everything.
오 그 모든 것보다도 먼. 그 모든 것보다도 먼.
It is the hour of departure. Oh abandoned one!
이제는 헤어져야 할 시간이라네. 오 버림받은 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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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랑의 기쁨도 슬픔도(절망) 사랑하였으므로 진정 행복하였노라.
이미지출처 : http://m.blog.daum.net/m-deresa/12387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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