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더 이상 내일이 두렵지 않다!
인생에 공식이 어디 있겠냐마는 삶의 모든 경우의 수를 담았다면 한 번쯤은 눈여겨 볼만도 한 게 바로 주역(周易)이다. 살고 싶은 대로 살았던 사람은 인류 역사를 통틀어도 손에 꼽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스스로를 갈고닦아 밝고 강력한 자기 내면의 힘으로 살아갈 마음을 먹었다면 적어도 어제보다 즐거운 삶을,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고 작은 일마다 일희일비하지 않는 단단한 삶을 살아가야 한다.
주역의 가장 근본철학은 일음일양지위도(一陰一陽之謂道)라 한다. 한 번 음하고 한 번 양하는 것이 도(道)이며, 한 번 숨을 들이마시고 한 번 숨을 내뱉는 것이 도다. 주역은 한마디로 '변화의 책'이다. 모든 것은 변화하고 있으며 그 안에 존재하는 나도 변화한다.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외적인 변화에 대한 관찰보다 내면에 대한 성찰이다. ‘주역’은 바로 자기 성찰을 통해 스스로를 재건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주어진 상황을 잘 살피고 그 속에서 최선을 다하여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라는 ‘입명(立命)’을 말한다. 또 하나의 논리는 ‘극즉반(極卽反)’이다. 하나의 상황이 극한에 이르면 반드시 반전이 일어난다는 상황 전환의 논리다. 즉 흉한 것은 다시 길하고 위태로운 것은 다시 안정을 찾는 것이 천지자연의 운행이라는 것이다. -見河-
“대립하는 것은 상호 보완적인 것이다. CONTRARIA SUNT COMPLEMENTA.” - 닐스 보어
책속으로
“자로야, 물속에 들어가 이무기를 만나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어부의 용기다. 운명이 궁하면 통한다는 것을 알기에 큰 고난을 맞아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그것이 바로 성인의 용기다.” 공자의 말처럼 우리가 마주하는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자신만의 해답을 미리 갖고 있다면, 혹은 어떤 상황이든 자신의 선택을 믿을 수 있는 직관을 갖고 있다면 앞으로 다가올 일이나 지금 처한 상황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알고 맞는 매가 덜 아프다는 말이 있다. 알면 두렵지 않다. _〈이치를 알고 있다면 변화가 두렵지 않다〉 중에서.
난세에는 말이나 사냥개 같은 전투에 뛰어난 짐승의 덕목이 필요하다. 하지만 전쟁이 끝난 다음 공동체에서는 빠르고 맹렬하게 공을 세우는 능력보다 여럿이 어울려 함께 갈 수 있는 덕목이 더 중하게 요구된다. 사업가가 정치를 하거나 사회생활 혹은 가정에서 종종 난관에 봉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업가는 효율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서 소수를 버리는 판단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공동체가 효율만 중시할 수는 없다. 그래서 큰 사업은 정치와 비슷하다. _〈제8괘 수지비, 사냥개를 삶아 먹어야 사냥이 진짜 끝나는 것이다〉 중에서.
한 집안이든 기업이든 조직에는 제대로 된 어른이 있어야 한다. 요즘 시절을 비판적으로 볼 때 자주 쓰는 표현 중의 하나가 ‘어른이 없는 시대’라는 것이다. … 그 후유증은 이제 우리 문화 전반에 걸쳐 남아 있다. 옛 지혜는 끊겼고 당연한 말을 하면 꼰대로 불린다. 늙은이는 젊은이를 이기적이고 패기가 부족하다고 비난하고, 젊은이는 늙은이를 생각이 굳고 막무가내라는 식으로 매도한다. 서로를 괴물로 바라보는 것이다. 다시 어른이 필요한 시대다.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쩌면 우리 사회의 어른을 스스로 구축해야 하는, 독특한 책임을 가진 세대일지도 모르겠다. _〈제19괘 지택림, 모든 조직에는 어른다운 어른이 있어야 한다〉 중에서.
중산간이 단순히 옴짝달싹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중수감은 피하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는 것이다. 그래서 중수감은 4대 난괘 가운데 가장 큰 고통을 의미한다. 고통과 시련의 시기를 맞아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다만 그럼에도 자신이 가진 삶의 미학과 원칙을 간직하고자 노력한다면 당장 위기를 벗어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지라도 긴 호흡으로 보면 훗날 더 큰 성취를 이룰 수 있는 바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 인간의 진로는 대개 어려움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 결정되기 마련이다. _〈제29괘 중수간, 늪에 빠졌을 때 발버둥을 치면 더욱 깊은 곳으로 빠진다〉 중에서.
그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궁합이 딱 들어맞는 좋은 인연이 따로 있기보다는 사람을 대할 때 내가 먼저 상대방을 좋은 인연으로 대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인간은 삼류 드라마의 주인공들처럼 정형화되어 있지 않다. 좋은 사람도 내가 인상을 쓰고 험악하게 대하면 나에게만큼은 험악한 사람이 되고, 거칠고 까다로운 사람도 내가 인간적으로 다가가면 나에게만큼은 인간적으로 다가온다. _〈제44괘 천풍구, 무심코 던진 돌 하나에 호수 전체가 일렁인다〉 중에서
홍국영처럼 승승장구할 때 정도에 벗어난 행동을 하고 거만해지는 것은 굳이 역사를 들먹일 필요 없이 주위를 둘러봐도, 하다못해 연예면 뉴스를 살펴봐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일이다. 벼농사에서도 쭉정이처럼 때를 벗어나 웃자라면 반드시 낫으로 베어지듯 좋은 운을 타 성취를 이뤘다고 해서 분수와 도리를 넘어서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는 법이다. 훨훨 날아오를 때일수록 정도를 지켜야 평안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그것이 지풍승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지혜다. _〈제46괘 지풍승, 높이 날아오를수록 추락하는 충격이 크다〉 중에서,
“5분 내로 버리고 떠날 수 있는 것이 아니면 가지지 마.” 살아가며 마주하게 되는 갈등과 번민, 고난의 상당수는 버리고 떠날 수 없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바람처럼 떠도는 삶일 경우 더욱 그렇다. 그래서 중풍손은 기억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지난 기억을 버리고 오늘 만나는 것에 충실하라는 조언을 건네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람의 지혜다. 만약 어떤 것을 가져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순간이 오면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5분 내로 버리고 떠날 수 있을까’ 만약 그렇지 않다는 답이 나온다면 그것을 가지는 것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_〈제57괘 중풍손, 쉼 없이 부는 바람이 되려다 바람에 쉼 없이 휘날리지는 말라〉 중에서.
영원한 안정은 환상일 뿐이다. 세포가 정상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내부 환경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이 항상성의 상태라는 것은 연못의 백조처럼 겉으로는 태연하지만, 내적으로는 끝없이 주위의 변화를 감지하고 내부의 환경을 재조정하는 노력을 지속하는 것이다. 세포가 완전한 안정을 얻는 것은 세포막이 터져서 세포의 수명이 다했을 때에만 가능하다. 즉 완전한 안정은 죽음밖에 없는 것이다. 화수미제는 모든 효가 자신의 자리에 있지 못하고 있다. 제화되지 않은 것이다. 모든 것이 불안한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이 괘를 얻으면 지금의 불만족을 개선하기 위해 먼 길을 떠나는 것을 의미한다. 미제가 64괘 가운데 마지막 괘인 이유가 있다. 인간 자체가 끊임없이 불완전함을 개선시켜 나가며 변화하고 발전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_〈제64괘 화수미제, 최고의 안정은 떠나고 떠나는 그 자체에 있다〉 중에서.
주역 64괘 일람
이미지 출처 : http://m.blog.yes24.com/health21c/post/10951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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