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의 서재

권력의 법칙 4. 이미지와 상징을 앞세워라.

지구빵집 2020. 2. 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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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법칙 4. 이미지와 상징을 앞세워라. 권력의 아우라.

 

인상적인 이미지와 웅대한 상징은 권력에 대해 아우라를 창출한다.
모두가 그에 반응하지 않을 수 없다는 뜻이다.
당신을 둘러싼 사람에게 멋진 광경을 보여주어라.
흥미로운 볼거리와 찬란한 상징은 당신 존재감을 드높여준다.
이런 광경에 취하면 상대방은 당신이 진짜 하려는 일을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클레오파트라는 무엇보다 자신의 육체적 매력과 마법의 주문, 거기서 나오는 마력에 의지했다. 클레오파트라가 바지선을 타고 키드누스 강을 따라 올라왔다. 배의 선미는 황금을 입혔고, 자줏빛 돛이 바람에 나부꼈으며, 노잡이들은 은으로 만든 노로 플루트 가락에 맞추어 물살을 어루만졌다. 파이프 소리와 류트 소리도 곁들여졌다. 클레오파트라는 황금 천으로 만든 캐노피 아래 몸을 기대고 있었다. 아프로디테처럼 옷을 차려입은 채, 양 옆에는 큐피드 차림을 한 사내 아이를 앞세우고 완벽한 모습을 연출했다. - 안토니우스의 생애, 플루타르코스(Plutarchos, 46~120년경)

 


  중세에는 상징주의 태도가 훨씬 더 뚜렷이 나타났다. 상징주의는 사고의 지름길 같은 모습이다. 두 가지 사물의 인과관계에 숨어 있는 우회로를 추적해 둘의 관계를 밝히기보다, 생각을 도약시켜 인과관계가 아닌 의미 관계 속에서 둘의 관계를 발견한다. 보석은 그 자체로 아름답기도 하지만 보석이 지닌 상징적 의미 때문에 더욱 빛을 발한다. 장미와 처녀성이 동일하게 취급되는 건 단순히 시적 비유에 그치지 않는다. 그 속에 둘의 공통된 본질이 드러난다. 상징이 주는 개념이 마음속에 일어날 때 논리는 사라진다. - 중세의 가을, 요한 호이징가(Johan Huizinga, 1928)

 

  당신이 처한 상황을 말로 호소하는 일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말은 위험한 도구인 데다 종종 엇나가기 때문이다. 사람을 말로 설득하면, 십중팔구 듣는 사람은 자기 나름대로 그 내용을 곱씹다가 결국에는 정반대로 생각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간 본성은 괴팍하다. 또 말은 우리에게 해를 입히기도 한다. 반면 시각 이미지는 복잡하게 얽힌 말의 미로를 단숨에 통과한다. 감정적 호소력을 갖고 즉각 마음에 닿기 때문에, 내용을 곱씹거나 의심할 틈을 주지 않는다. 음악처럼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를 거칠 필요가 없다. 

 

  숙지하라. 말을 하면 수세에 몰린다. 스스로에게 설명이 필요한 순간, 당신의 권력은 이미 의심받고 있다. 반면 이미지는 스스로 당위성을 가진다. 의심받을 일이 없고, 강력한 연상 작용을 일으키며, 의도와 어긋난 해석을 일으키지 않는다. 더불어 즉각 의사 전달이 되며, 사회적 차이를 뛰어넘는 유대감을 구축해준다. 말이 논쟁과 분열을 일으킨다면, 이미지와 상징은 사람을 한데 결집시킨다. 

 

  상징도 똑같은 힘을 지닌다. 이때 상징은 시각적인 것이든, 시각적인 이미지를 말로 표현한 것이든 상관없다. 상징물은 추상적인 뭔가를 더 나타내게 된다. 순결, 애국심, 용기, 사랑 같은 추상 개념엔 감정적이고 강력한 연상을 일으킬 여지가 다분하다. 상징은 표현의 지름길로, 하나의 단순한 어구나 물건에 수십 가지 의미가 들어갈 수 있다.   

 

  상징과 이미지를 이용하는 첫 번째 단계는 오감 중에서도 시각이 막강한 힘을 가진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다. 르네상스가 일어나기 전만 해도, 시각은 다른 감각과 비슷한 수준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르네상스 시대 이후로는 시각이 다른 여러 감각을 압도하게 되었다. 대부분 시각에 의존했다. 진실은 일반적으로 눈에 보이는 것이지, 귀에 들리는 일은 거의 없다. 이미지와 상징을 활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상징을 조합해 웅장한 장관을 연출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넋을 놓고 팍팍한 현실을 잊을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이는 어렵지 않은 일이다. 항상 당신의 대의를 나타내주는 상징을 찾아라. 감정적인 연상 작용이 강하면 강할 수록 좋다.

 

  많은 사람이 웅장하고, 화려하고, 실물보다 큰 것을 좋아한다. 감정에 호소하면 당신이 연출한 장관을 보려고 앞다투어 몰려들 것이다. 시각 이미지야말로 마음에 와닿는 가장 손쉬운 길이다. 십자가와 태양, 십자가 수난과 환하게 내뿜는 광채, 이 두 가지가 서로 겹쳐지면 새로운 실재가 형상을 갖춘다. 새로운 힘이 세력을 떨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징에는 설명이 필요 없다. 사람들은 항상 사물의 피상적인 겉모습에서 강한 인상을 받는다.

 

이 법칙에는 뒤집어 볼 반증 사례가 없다. 상징은 미신처럼 강력하고 사람의 영혼을 가져가기 때문이다.

 

 

1934년 클로데트 콜베르, 45년에는 비비안 리, 63년에는 엘리자베스 테일러, 2014년 안젤리나 졸리가 클레오파트라를 연기했다.

이미지 출처: 나무위키 안젤리나 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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