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러너스

2020 Virtual 춘천마라톤 양재천을 달리다.

지구빵집 2020. 11. 30.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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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구나. 다 무너져. 루틴도 무너지고, 책 읽기도 무너지고, 명상도 무너지고, 글쓰기도 무너지고, 빠짐없는 훈련도 무너지고 제대로 자리 지키고 서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몸조차 중심 잡고 똑바로 서 있기가 어렵다. 마음이 이렇게 중요하다. 코로나 전염병이 3차 확산 중이다. 일일 확진자가 500명 이상 나오더니 여전히 400명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가을의 전설 춘천마라톤 대회 역시 접촉 없는 가상으로 대회를 진행한다. 참가 접수를 하고 정확히 10일 동안 각자 좋아하는 코스를 달리고 인증 사진을 올리면 기록을 확인하는 대회로 치른다. 접수한 거리를 완주하여 인증을 받은 러너만이 춘천마라톤 메달을 받을 수 있다. 모든 러너가 아쉽게 생각한다. 그 찬란한 단풍이 어우러진 주로와 춘천 닭갈비, 김유정 역과 기찻길, 가을이 전부 다 들어있던 역 주변의 단풍들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2월에 시작한 전염병을 막으려는 전쟁은 아직도 진행 중이고 하루 20만 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나라도 있다. 인류의 연대와 공동체를 지키려는 의지가 있다면 우리가 승리할 것이다. 인류에게 닥친 커다란 불행을 겪고 나서 조금이라도 깨달아야 할 것들이 있다면 무엇일까? 

 

매주 토요일 아침 달리는 훈련을 춘천마라톤 달리기로 퉁치자고 했는데 문제는 스마트 폰을 가지고 러닝 앱을 실행시킨 채 달려야 한다. 러너에게는 어떤 작은 물건이라도 몸에 지니는 것이 없어야 편하다. 신발과 싱글렛과 반바지 외에 필요한 것은 없다. 훈련 때 페이스를 보기 위해 차는 시계도 늘 차고 달리지는 않는다. 요즈음은 스마트 폰을 가지고 달리는 러너도 많다. 오히려 편하게 달리면서 멋진 경치를 보고, 멋진 주변과 어우러져 달리는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는 일도 좋아 보인다. 

 

목요일 관문 체육공원에서 트랙을 달린 결과로 인증을 받았다. 기록을 올리면 알아서 환산하여 10km 기록으로 바꿔 기록으로 보여준다. 사람이 하던 일들의 대부분을 컴퓨터가 처리한다. 아직까지는 컴퓨터가 처리하는 일이 많은 데 앞으로는 머신, 즉 기계가 처리하는 일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지금까지는 주로 정신적인 계산이나 분류, 검색, 정리 등을 컴퓨터가 많이 했다면 앞으로는 사람이 육체를 움직여서 하는 일을 기계가 처리하는 방향이 가속화될 것이다. 결국 지능이나 학습은 컴퓨터에서 이루어지지만 그 결과는 기계적인 부분에서 처리하도록 발전될 것이다.

 

새로운 기록을 목표로 도전해야 하는지, 아니면 여기서 그만두어야 하는지 생각하는 중이다. 더 좋아하고 즐거운 것으로 선택하겠지만 아직은 알 수 없다. 시간만 가기를 기다린다. 무소유로 유명한 법정(法頂) 스님은 11월을 가장 좋아하셨다고 한다. 단풍이 다 지고 남을 것만 남아있는 산에 원래 있어야 할 초록, 바위, 빈 가지만 남아 있을 때 산의 본래면목이 드러난다고. 하지만 11월과 3월은 자연에게서도 정말 볼 것이 하나 없는 계절이다. 그런 계절은 그냥 지나가도록 다른 일을 열심히 하면 된다. 이런 계절을 거치며 좀 더 투명하고 맑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결심하기에 따라서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 풀지 못할 문제 따위는 없다고 믿자.

지금 겪는 어려움은 저 당신의 성격이 어떤지, 실력이 어떤지를 시험하는 테스트일 뿐이라고 받아들여라.

도전으로 생각하면 지식과 지혜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 브라이언 트레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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