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러닝, 흐름을 따라 눈부신 달리기를 이어가기
4월 1일. 훈련 안 함.
현자가 화요일 훈련으로 부상을 입어 기분이 좋지 않다고 저녁에 한잔 하자고 연락이 왔다. 만우절이라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나가기로 한다. 진자, 현자, 식자, 순자 선배가 까치 식당에 모였다. 삼겹살에 소주면 세상 부러울 게 없는 우리였다. 마음에 들면 그만이다.
4월 3일. 영동 1교
금요일, 그러니까 정모 전날 저녁에 아주 오랜만에 후배 우현우를 만났다. 바리톤 성악가로 반포에 있는 국제학교 교장을 맡고 있었다. 워낙 오랜만에 만나서 할 이야기가 많았다. 현우가 88년도에 군대 간 이후 처음 만났다. 만날 때가 되었으니 만났고, 나이가 들었으니 연락이 되어 만났다. 한 살 아래인 현우는 교회를 함께 다니고, 봉사활동을 하고, 둘이 함께 부산 여행을 다닌 일까지 기억하는 일이 많았다. 단호하고 명확한 말투로 어렴풋한 일들을 그림으로 그려 보여주는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잊지 못하고 기억으로나마 길게 가져가는 일도 꼭 좋은 일은 아닌가 싶다.
술김에 일찍 잠들어서 그런지 정모가 있는 아침 5시에 일어나 잠시 밖에 나갔다. 오늘 낮에 비 예보가 있어 하늘은 흐리고, 해뜨기 직전이라서 골목길은 어두웠고 '찌찌찌찌찌' 소리를 내며 우는 새소리가 들렸다. 눈을 감으면 새가 우는 방향을 짐작할 수 있었고, 소리도 크게 들렸다. 눈을 뜨면 방향도 가늠이 안 되고, 새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모든 것은 無라는 사실이 머릿속으로 확 들어온다. 결국 갖게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거란 사실을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한참을 건물 벽 한 점만 바라보고 새 울음소리를 듣고 있었다. 이미 다 얻었으니 이젠 갖고 싶은 것이나 얻어야 할 것들은 없다는 생각을 했다. 기분은 이상했고 무언가를 깨닫는 느낌이 들었다.
오늘 훈련은 3시간주인데 뜻하지 않게 다 채웠다. 뜻하지 않게 대공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막걸리와 파전 외상 술을 먹고, 뜻하지 않게 벚꽃 만발한 양재천과 서울 대공원을 달렸다. 반짝반짝 빛나는 4월의 꽃과 봄비를 세차게 맞고 꽃잎 강물을 보며 달렸다. 올해 들어 두 번째 우중주였다. 봄비에 폭포처럼 떨어지는 꽃을 걱정하지 않았다. 남김없이 핀 벚꽃으로 뒤덮인 양재천과 대공원은 아름다웠고 우리는 아름다우면 그걸로 끝이었다. 영동 1교 아래에 모였고 오늘 훈련 임무는 3시간 시간주(거리와는 상관없이 일정한 시간 동안 달리는 것)였다.
양재천을 따라 과천까지 달려가는데 선바위역 근처 굴다리에서 순자 선배가 '벚꽃을 보러 경로를 수정하여 대공원 둘레길을 달립시다.'라고 말한다. 명색이 1군을 이루어 달리던 우리는 모두가 '그럽시다.'라고 말했다. 예외적인 경우를 싫어하고 루틴을 정확히 수행하는 남자는 '어차피 달리는 길인데 이 정도면 어때?'하고 방향을 바꾼다. 경마공원을 지나 대공원에 도착하니 비가 오기 시작한다. 달리는 경로와 막 내리기 시작한 비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대공원은 아름다웠다. 꽃대궐이라는 표현이 실감이 난다. 대공원 입구에서 동문과 북문 주차장을 지나 현대미술관에 나오는 외곽 길을 크게 한 바퀴를 달리고, 그것도 아쉬워 다시 대공원 호수를 따라 작게 한 바퀴를 꽃바람에 묻혀 달렸다. 물론 누구도 스마트 폰을 가져오지 않아 단체사진을 찍을 수도 없었다. 꽃길을 달렸다는 사실을 마음속에 담고 지나치기 아쉬운지 경자는 동물원 앞을 산책하는 부부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해서 뜻하지 않게 사진을 찍고,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사진을 받기로 했다. 나중에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빗속을 달리는 양재천 마라톤이 멋지고 아름답다는 말과 함께 사진을 고스란히 보내주었다.
예기치 않은 모든 일을 접고 동료들이 기다리는 우리의 집인 영동 1교로 돌아가야 한다. 역시나 비는 줄기차게 내리고 대공원 역을 지나 경마공원 역을 지나는데 바로 식당이 눈에 들어왔다. 또 마지막 기대하지 않았던 일이 생긴다. 남자는 '비도 피할 겸 여기 들어가서 막걸리나 한 잔 하고 갑시다'하고 말했다. 꽃에 취해 막걸리에도 취해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달릴 때는 돈이 몸에 없었다. 시골밥상(010-8702-4438, 대공원역 5번 출구)에 들어가 혹시 외상으로 막걸리를 먹을 수 없냐고 물었더니 나이가 제법 드신 할머니 사장님이 그러겠다고 한다. 막걸리와 부추전을 먹고 돈을 보내주기로 하고 모두가 들뜬 기분으로 막걸리와 부추전을 아주 황홀하게 먹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비는 아까보다 더 굵게 쏟아지고 몸은 춥고 막걸리에 알딸딸해서 도저히 달리고 싶은 마음이 나지 않았다. 특히 이런 상황을 처음 겪는 석자는 벚꽃 흐르는 길바닥에 눕기까지 했다. 차라리 대공원 지하철역이니 택시를 타고 가는 게 좋다고 남자는 말했다. 모두 달려가자고 하고, 스스로 다독이는 방법을 아는, 그런 다그침을 자신에게 해대면서 살아가는 석자도 달려서 가자고 했다. 할 수 없이 영동 1교까지 힘껏 달려왔다. 가장 먼저 골인 해 모든 비난을 피하려고 영동 1교 500미터 전에서 정지해 뒤에 처진 동료들을 기다렸다. 함께 들어갔지만 벌써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놀랍고 신나고 예기치 않은 일들이 가득한 달리기였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기술, 운동 스킬, 열정, 헌신, 아이디어들은 곧 돈으로 전환된다. 요리와 말 조련, 운동과 수리기술, 협상하고 설득하는 기술로 부를 축적하기도 한다. 러너의 끊임없는 훈련과 더 높은 목표를 달성하는 일은 달릴 수 있는 무지막지한 거리와 단축한 시간으로 나타난다. 그것은 곧 사회적 지위나 그가 벌어들일 수 있는 돈으로 전환된다. 이것이 경제가 도는 원리다. 가치를 더해 순환한다는 본질. 자신이 무엇을 하든 축적한 것들은 원하는 어떤 대상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4월 6일. 화. 캠퍼스 운동장 18회전. 10km
무엇보다 일이 많아졌다. 보통 화, 목요일은 훈련날은 일찍 가서 관문 운동장을 달리고 토요일을 동호회 정모에서 양재천을 달린다. 월, 수, 금요일은 특별한 약속이 잡히지 않으면 늦게까지 일하는 편이다. 4월부터 본격적으로 어드벤처 디자인 2, IC-PBL 교과목을 진행하고 디스펜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니 시간이 없어서 운동장에 나가지 못한다고 했다. 현자와 순자 선배는 잘했을 거라고 생각해 잘했는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6시 30분에 막 노을이 질 때 운동장으로 간다. 움푹 파인 운동장에 물을 가두면 얼마나 넓고 깊은 수영장이 될까? 그곳에 배를 띄우고 놀면 참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푸른 하늘에 노을은 별로 아름답지 않다. 그냥 주황과 노랑으로 물드는 하늘이다. 구름이 제법 운치 있게 끼어야 하늘과 노을이 아름답다. 삶도 그렇다. 아픔과 시련이 제법 있어야 인생이 아름다운 법이다.
높은 둑방으로 완벽하게 둘러 쳐진 주로에서 보면 캠퍼스의 모든 꽃들이 발아래 넘실거린다. 경기도 테크노 파크 나가는 길과 기숙사인 행복동으로 가는 길, 학술 정보관 주변에 핀 벚꽃들을 굽어보며 달리는 길은 꽃 위에서 달리는 기분이다. 바닥은 약간 울퉁불퉁해서 시선을 아래로 두어야 한다. 관문 운동장이나 양재천처럼 시선을 정확히 정면을 응시하고 달리는 편은 아니지만 적응해야 하기 때문에, 5km만 달리고 그만두려던 마음을 잡고, 기억이 이 길을 기억하도록 나머지 10km 까지 더욱 빠른 속도로 달리고 만다.
경험이 없으면 어떤 일이든 서툴다. 잘 적응하고 자유자재롭기까지는 연습과 훈련이 필요한 법이다. 끝까지 집중하고 5분 22초 페이스로 작은 목표를 달성한다. 밀리지는 않았지만 잔뜩 쌓여 있는 일을 어서 마무리하고 목요일엔 양재천을 달리고 싶다. 이미 벚꽃은 다 졌겠지만.
4월 8일. 목. 훈련은 쉼. 술도 쉼. 일을 하기로 함.
왼쪽 어깨 앞쪽에 태양과 달 타투를 한지 이틀 째라서 관리 차원에서 훈련을 나가지 않는다. 일이 많아서 못 나간다고 현자, 순자 선배에게 전화를 한다. 항상 같이 운동하는 세 명중에 누구 하나라도 빠지면 훈련을 쉬게 된다. 그러면 술이나 마시자고 하는데 일 때문에 나가지 못한다고 했다. 700명을 넘나드는 코로나 확진자로 인해 정기모임은 당분간 열리지 않고, 번개 달리기로 대체하자고 알려왔다. 당분간은 심각한 상황으로 어쩔 수 없이 조용히 지내야 한다. 오늘 줌 실시간 강의 영상을 올리며 아이들에게 말했다.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내는 데도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수업에 참여하고, 제 때 식사하고, 방 청소하고, 육체적 건강함을 유지하고, 또 공부하는 것까지 사소한 일 하나도 용기를 가지고 하는 일입니다."
용기 없이 단 하나도 건너갈 수 없는 운명이 잔혹하기도 하지만 이미 짊어진 이상 헤쳐나가는 것이 또 운명이다. 독일 속담에 나오는 운명의 정의 하나는
"운명이란 그런 것이다. 한 번도 찾아다니지 않던 무언가를 발견했는데, 그것이 내게 항상 결여되어 있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는 것."이란 말이 있다. 나도 모르게 간절히 원하고 있던 것이라니. 운명이란 정말 그런 거겠다 싶었다. 묻어 둔 용기와 자신감을 다시 찾을 수만 있다면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팔고 싶은 심정이다. 반짝이는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갈지 모르지만 우리가 걱정할 것은 아니다. 자연에게는 자연의 길이 있고, 사람에게는 사람의 길이 있다.
4월 10일. 토. 늦잠
4월 11일. 일요일. 청계산 14km 산행.
어제 달리지 못해 오늘 산행을 가자고 순자 선배가 말했다. 막걸리와 김밥을 사서 관문 체육공원에서 만났다. 동물원 옆 현대미술관 옆으로 해서 청계산을 오른다.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씨와 천천히 유람하면서 등산을 가니 제법 걸을 만하다. 4시간 14km 산행을 마치고 팔팔 낚지 집에 가서 식사를 했다. 분노에서 벗어나는 방법 중에 하나가 운동으로 푸는 방법이다. 러너들은 아마도 분노를 푸는 방법을 정확히 아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자기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니 운동을 통해 자주 풀어줘야 하는지도 모른다. 일종의 회피전략이다. 사실 분노가 이는 것을 느끼지는 않지만 달리는 동안은 대부분의 일들을 잊어버릴 수 있다. 잊고 나면, 비우고 나면 또 채워야 하지만.
4월 13일. 화. 일이 먼저라고 생각해 훈련에 나가지 못했다. 이러한 균형을 어떻게 잡아가야 하는지. 늘 바쁘면 훈련에 나가지 말아야 하는지 앞으로 생각해 볼 문제다. 빠지지 않기.
4월 15일. 목. 12km. 관문에서 영동 1교
무엇 하나도 의도한 대로 되는 것은 없다. 펌프 배송이 늦어져 모든 일이 어긋난다. 달리는 일마저 하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만 같아서 현자와 순자 선배와 과천 마라톤 동호회 메타포(은유) 선배와 영동 1교까지 달렸다. 현자는 잘 달리다가 갑자기 또 부상이 와서 우울했다. 고질적으로 부상 부위가 동일하게 그를 괴롭힌다. 청계산 트랙킹도 하고 제법 잘 달리는 와중에 매번 한 곳이 아프니 자기도 화가 난다.
4월 17일. 토. 서울 대공원 번달. 11km
미자 선배가 약간 늦는다는 카톡 메시지를 받았다. 저번 주에 이어 오늘도 기다리게 하기가 미안해서 7시에 대공원 리프트 매표소 앞으로 갔다. 대공원 호수길을 돌아 동물원 앞을 지나 동물병원 앞 언덕을 올라 도는 3km를 4바퀴 달렸다. 황사, 비, 우박, 번개가 온다는 강력한 일기 예보로 산책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날씨는 그런대로 좋았다.
혹시 '현실을 잡아라'라는 말인 '카르페 디엠'이란 말이나 현재에 충실하라는 말들이 틀린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지금 현재에만 살지 않는다. 늘 우리가 사는 시간은 변화한다. 과거에 존재하고, 현재를 살고, 미래에 나타날 수 있다. 우리의 기억이 그렇고, 회상과 추억이 그렇다. 세상에 현재를 사는 사람은 없다. 현재는 지나간 것이다. 지금이란 것은 허상이기 때문이다. 시간의 본질은 마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공간이란 것과 동일하다. 없는 것을 잡으려는 표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정의하지 말 것! 이것처럼 좋은 말은 없다. 정의(Definition)는 우리를 가두고, 옥죄고, 한계를 정하는 불순함이다.
세상에서 정해진 것이란 자기가 정한 것 이외에는 없다. 모든 정의를 불신하고, 모든 규정을 어기고, 규칙을 뛰어넘어 진실을 시험해야 한다. 어쩌면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진실을 찾는 게 아니라 진실을 검증하기 위해 있지 않을까. 삶에서 해답을 찾는 게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해답이 맞는지 틀리는지 확인하는 과정으로 살아가는 것일지도.
4월 20일. 화. 연동 펌프 설치하러 현장에 나가느라 훈련 못함.
오랜만에 모든 것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 일하는 현장에 나갔다. 조만간 오픈하는 매장이라서 20명 이상되는 사람들이 소란스럽고, 먼지가 가득한 매장에서 정신없이 이야기를 나누며 일하고 있었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까칠한 사람이라고 한다. 디자인하고 구성하고 실물로 구현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이라서 무엇보다 자부심도 있고 양보할 수 없는 작업 특성이 있어서 그렇다.
연동 펌프 케이스를 제작하는 유어 테크를 자주 방문한다. 시화공단, 반월공단을 보고 있다. 공장과 물건이 움직이는 모양을 보고 있다. 사람들이 공장에서 일하고 물건을 만들고, 포장하고 대규모로 운송하는 시스템은 장관일지 모르지만 속으로 들어가면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다. 쇠나 스테인리스 강판을 자르고 구부리는 일, 아주 큰 레이저 커팅기나 가공기를 보고 있노라면 새삼 인간이 만든 것들에 경외감을 느낀다. 이렇게 언듯 보는 게 위험한 일이다. 본 것을 전부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믿고 싶은 것만 보고 듣는 것을 자기 것으로 규정하는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이다.
4월 22일 목. 연동펌프 IoT 소프트웨어 개발로 훈련에 나가지 못했다. 혹시라도 학교에서 달리려고 짐을 챙겨 왔지만 학교에서도 달리지 못했다. 일은 빠르게 흘러가고, 기한 내에 완결해야 한다. 잘하는 건지 매우 궁금한데 딱히 잘못하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스스로 잘하는 사람이라 걱정하지는 않는다.
4월 24일 토. 대공원 4바퀴 11.7km
모르는 러너들은 죽어라 대공원 호수가를 돌지만 우리는 동물원 앞을 지나 언덕으로 올라가 야구장 앞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달린다. 상대편 러너들은 눈이 휘둥그레진다. 저 러너들은 사라졌다 나타나고 또 사라지고 하니 헷갈린다. 우리는 여유롭게 손을 들고 파이팅을 외친다.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존경해야 한다. 남자는 자수성가한 사람과 노력으로 부를 일군 사람들을 존경한다. 남자는 부자가 될 수 없고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 당연하지 않은가? 부자가 이 따위로 매일 글을 쓰지는 않기 때문이다. ^^ 자신감을 강하게 하면 자존감이 떨어진다. 자신감이 낮아야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이 강해진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억지로 힘내라고 동기부여를 하거나 자신감을 북돋는 일은 위험한 일이다. 설사 자신감이 든다 할 지라도 금방 바닥으로 무너지는 마음을 지켜보아야 한다. 끝나고 과천팀과 까치 식당으로 간다. 정확히 4명이다. 달리는 이야기만 주야장천 하다가 귀가한다. 사는 일이 꼭 달리기만 있지는 않은데 동호회는 어쩔 수 없나 보다. ^^
4월 27일 화. 10km. 오랜만에 트랙을 달린다. 과천 팀 경자 선배가 저번 주 토요일 운동장 106바퀴를 달렸다고 조깅을 하고 있었고, 비가 몇 방울 내리다 그쳐 훈련하는 사람이 없었다. 오늘 훈련을 하고 목요일 훈련을 빠지지 않아야 그나마 8번을 채우는데 목요일은 또 무슨 일이 있을지 알 수 없다. 혼자서 힘껏 25바퀴를 달려 겨우 10km를 채웠다.
4월 달리기가 끝났다. 저번 달 보다 한참 적게 달렸다. 양적으로 적으니 질적으로 좋을 수는 없다. 5월에 더 잘 달리기로 한다. 지나간 봄과 다른 게 올해는 확확 왔다가 확확 간다. 추위가 끝나자마자 햇살이 확 비추고, 예년보다 일찍 꽃이 확 피었다가 갑자기 확 지고, 비가 확 쏟아지고 다시 따뜻한 기운이 확 온다. 꽃이 보름 정도 일찍 피어서 지금은 연둣빛으로 세상이 물들었다. 철쭉과 영산홍도 지고 있다. 학교 정원의 나무와 풀들도 확확 바뀐다. 며칠 목련꽃이 확 피고 지고, 또 일주일 정도 벚꽃이 확 피었다 지고, 모과나무 꽃이 확 피고 있다. 정원 바닥엔 제비꽃과 봄맞이꽃, 꽃마리, 민들레 꽃이 가득 피었다. 나무와 꽃들이 무슨 준비를 하며 살까?
4월 3일. 토. 20km 영동 1교 ~ 대공원 외곽 ~ 대공원 호수 ~ 영동 1교
4월 6일. 화. 캠퍼스 운동장 18회전. 10km
4월 11일. 청계산 14km 산행
4월 15일. 12km. 관문에서 영동 1교
4월 17일. 토. 11km. 서울 대공원.
4월 24일. 토. 11km. 대공원 3km코스 4회전 정도
4월 27일. 화. 10km. 관문운동장 트랙 25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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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좋은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