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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생각 바른 글

달리기 훈련 일지를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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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마라토너입니다. 무턱대고 달리기 시작해 여기까지 왔습니다. 10년 달린 결과 풀코스(42.195km)를 35번 정도 완주하였고, 완주 최고 기록은 3시간 30분을 조금 넘습니다. 일주일에 3번 정도 10km를 달립니다.

 

기록이나 거리는 이제 저와 상관이 없다고 여겨야 할지 아직은 있다고 해야 할지 말하기 어렵네요. 

 

일기 쓰듯 매일 글을 쓰는 일은 달리기에만 해당하지 않습니다. 사업을 하든, 요리를 하든, 빵을 굽든, 목공을 하든, 프로그램을 짜든, 다른 운동을 하든 쓰세요. 많이 읽은 사람은 언젠가 쓰게 된다고 하던데, 반대로 많이 쓰는 사람은 언젠가 많이 읽게 됩니다. 10년 동안 달리기 일지를 적고, 블로그에 글을 씁니다. 언제나 늘 그렇듯이 '마라톤과 달리기에 관해 글을 쓰는 방법' 블로그 글은 댓글 1번에 있습니다.

 

여름 달리기를 함께한 싱글렛, 반팔과 짧은 타이즈를 미쳐 정리할 틈도 없이 갑자기 가을이 오셨다. 과탄산소다로 여름 냄새를 없애고, 햇살에 바싹 말려 반듯하게 정리할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일이 많다. 원래 삶이란 앞서 갈 수 없고 그의 뒤를 말없이 따라간다.  

 

10월 8일 화요일 훈련.  관문체육공원, 거리 14.55km, 1시간 25분 39초, pace 5:53초

 

일요일 공원 둘레길 언덕 훈련으로 허벅지가 땅긴다. 부상은 아니라서 걱정하지 않는다. 춘천마라톤 대회까지는 할 것은 하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하지 말고 현 상태를 유지한다. 오늘 훈련은 과천 마라톤 팀과 함께 달린다.

 

  • 관문체육공원 400미터 트랙 8바퀴 6분 30초로 조깅 후 100미터 질주 100미터 회복 4세트
  • 야소 800미터 5분 20초 페이스로 달리고 200미터 100초에 회복 달리기를 5세트
  • 5km를 대회 페이스 5분 10초로 달리기

 

여름의 뜨거운 열기를 담은 풍경들, 공백, 반팔, 포니테일, 싱글렛, 우중주(雨中走), 꽃길, 탱크톱은 이제 지나갔다. 찬 공기 속을 달리는 러너는 앞으로 벙어리 장감과 털모자, 버프, 갸쿠소우, 보풀바지, 북극곰, 설중런, 시즌마감런, 맞바람과 함께 달려야 한다.

 

러너는 스스로 자신감에 넘쳐 반짝반짝 빛나기도 하고, 길에서는 설레고 흥분한 몸으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기도 한다. 러너를 편안하게 해주고, 빛나게 해주는 것, 우리가 마라토너임을 말해주는 것은 주로에서 심장을 입에 물고 전력을 다해 달릴 때뿐이다.

 

글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하나 있다. 보여지지 않아야 할 글은 절대 쓰지 않고, 보여도 괜찮은 글만 쓴다는 사실이다. 작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아니 에르노 조차도 경험에 기반한 글만 쓴다고 말했는데 그래도 역시 누군가 보아도 괜찮을 글만을 쓴다는 생각은 합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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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좋은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