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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도덕과 윤리를 말하는가? - 엘파소 별

지구빵집 2010. 8. 30.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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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도덕과 윤리를 말하는가?
(서프라이즈 / 엘파소 별 / 2010-08-30)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196145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선택한 2007년, 대한민국은 윤리와 도덕을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이로써 지난 2년 반 동안 한국은 한 괴물 같은 존재가 열광적인 국민적 신앙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인간 지성의 한계를 경험하게 했으며, 2차 세계대전에서 경험했던, 히틀러 광신주의와 일제의 군국주의적인 열광적 맹신을 다시 보여주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국민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하는 대중의 이중성을 각성하고 또 기억해야 한다.

윤리와 도덕은 문명을 지켜가는 키워드다. 문명의 힘은 윤리와 도덕의 양과 비례한다. 한국사회는 다시 쓰레기통을 뒤져 던져버린 윤리와 도덕을 되찾아올 것인가? 최근 이명박 정부가 내세웠던 국무위원 후보들이 자진 사퇴함으로써 공직자의 윤리와 도덕이 회복될 수 있을까? 한편으로는 박수를 치며 대환영할 일이겠으나 다른 한 편으로는 한국사회의 도덕적 참담함에 치를 떤다.

이명박은 한국사회의 쌩얼이다. 윤리와 도덕쯤은 허울 좋은 장식이고 배짱 좋게 “전과 14범 정도, 그까짓 것 문제 없다”고 말해야 배포 있고 능력 있다고 인정받는 사회 아닌가? 이번 국무위원 청문회는 불법과 탈법에 능한 자를 고위 공직자로 우대한다고 선전하는 이명박파, 영포회의 야심작이 아니었던가? 음지에서 활동하던 조직이 대담하게 국회 청문회에 명함을 내밀었으니 배짱 좋다며 그들의 조직에 들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지지 않을까? 이번 청문회는 마치 영화 대부에 나오는 한 장면 같았다. 영포회 조직이 국가 정치 경제 공 사기업 모두 장악했다면 알 파치노도 부러워 한 수 배워야 하지 않을까? BBK는 여기에 비하면 참 착하다. 어떻게 이렇게 대담할 수 있을까? 그들이 한국사회를 그렇게 만만하게 본 것이다. 국민들이 그렇게 멍석을 깔아주었고…

지난 10년 민주정부가 억지 화장하여 옷 입혀 놓으니까 다 벗어던지고 억지로 참았던 야만적 본능을 질펀하게 터트려낸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그들이 참느라 얼마나 힘들어했을지 이해가 간다. 노무현을 죽도록 씹어댄 것, 조중동 때문만은 아니다. 인간 본성 속에 도사리고 있는 반문명 혹은 문명 이전의 습성을 통제하지 못하는 한국사회의 미성숙을 비판적으로 관심해야 한다.

이명박은 한국의 쌩얼이므로 그를 잘 이해해야 한다. 다시는 그 같은 괴물이 세상 속으로 드러내지 못하도록 이명박은 정신과적 종합병원으로 봐야 한다. 제발 경제인이니, 정치인이니 하는 범주로 접근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장로라는 종교적 직함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적어도 이번 청문회에서 그들을 퇴짜 놓았다면 앞으로 모두 그렇게 이명박을 읽어야 한다. 나는 이번 일로 이명박에게 한 가지 더 병명을 붙인다. ‘유아적 자기 과대증’ 환자다. 환자를 환자로 이해해야 덜 힘들다. 환자를 정상인으로 이해할 때 치료도 안 되고 돌봄도 힘들며 고통을 참기도 어렵다. 환자는 환자로 이해하는 것이 서로 편하다.

이명박만큼은 안되지만 이번 인사청문회에 진출한 인물들은 하나같이 탈법과 불법에다 편법에 능통한 사람들이었다. 청와대는 호기 있게, 배포 있게? 그 정도의 문제들은 이미 다 파악하고 있었으며 공직자로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한결같이 능력이 많은 사람들이라고 평가한다. 그 능력이라는 단어의 뜻을 아무도 알 길이 없지만 스스로 그렇게 자부한다. 그들이 사퇴하자 어김없는 멘트가 나온다. ‘능력이 많은 사람들인데 아깝다.’ 저들만 아깝다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이명박의 등장부터 있어온 똑같은 타입이다. 청와대의 이런 태도의 뿌리는 ‘유아적 자기 과대증’이다.

이명박은 자기가 말 한마디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믿음의 사람이다. 전봇대를 하나 뽑았더니 온 언론이 일어나 박수하며 위대하다고 합창을 해주니 자기를 슈퍼맨으로 여기고 가락시장으로 찾아가 목도리 선물하고 사진을 찍으니 대한민국 온 언론이 똑같이 박수하고 칭송이 자자하게 되었다. 이런 박수와 칭찬에 신나서 이명박은 지금껏 좌충우돌 마구 달린 것이다. 우리는 어린아이를 키우며 아이의 말 한마디, 손짓 하나, 표정 하나하나에 반응하여 박수치고 마치 아이의 종이라도 된 듯이 딸랑딸랑 재롱을 보여주지 않았던가? 맞다 아이를 가져본 부모는 다 그런 일을 했다. 그것은 아이에게 자기 과대 의식을 심어주어 더 잘하고 모험하며 도전하도록 에너지를 전해준다. 심리적 산소라고 부를 만큼 이 과정은 정말 중요하다.

그러나 조금만 더 자라면 아이는 친구들과 관계에서 적절한 좌절을 겪으며 더 이상 자신이 그렇게 대단한 인물이 아님을 알게 되고 현실감각을 찾게 된다. 물론 부모도 더 이상 그런 유치한 반응을 하지 않는다. 만약 나이 육십의 사람이 아직도 자기과대증에 집착하고 있다면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없다.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 사람은 온 국민이 안 된다고 해도 자기만 ‘된다’ 하면 다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나이 60이 넘어서도 어머니 젖무덤에 갇힌 사람이다. 정서적 발달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공직 후보자들이 한결같이 윤리와 도덕 파탄자들인데도 자신만 ‘된다’ 하면 될 것이라 믿는다. 모든 후보자들이 사퇴를 했어도 여전히 국민이 자기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여 ‘아깝다’는 말을 내뱉는다.

‘몰락’(Der Untergang)이라는 독일 영화를 봤다. 임박한 패망 앞에 있는 히틀러의 심리가 잘 묘사되었다. 자기과대증과 자기과대증에 전이된 대중들, 그의 말 한마디면 눈물을 흘리고 장군들도 음성이 떨리는 집단화된 자기과대증을 본다. 제국의 제왕이 되겠다는 자기과대증은 국민들을 쓰레기처럼 취급하고, 약자들의 권리는 존재하지도 않으며 약자에 대한 학살은 진화론적 도태로 정당화된다. 결국 과대망상으로 존재하지도 않는 부대가 전황을 뒤집을 거라고 믿으며 자기과대를 합리화하다 스스로 자신을 죽인다. 이명박에게서도 자기 과대증으로 시작하여 과대망상으로 몰락한 히틀러를 본다.

문명은 스스로 윤리와 도덕의 견고한 틀을 만들고 단단한 윤리와 도덕으로 문명을 견고하게 발전시켜간다. 이 단단함이 무너지는 순간 괴물이 출현하고 한순간 문명은 야만으로 뒤집어진다. 이것이 인간이 지닌 양면성이다. 한국사회는 지금 이 역사적 교훈을 학습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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