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갤러리

내셔널지오그래픽 130주년 기념 사진전 - Nature's Odyssey

지구빵집 2019. 10. 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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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지오그래픽 130주년 기념 사진전이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다. 얼마 전에 알았고 같이 갈 시간이 부족했다. 또 이대로 지나치기가 싫었다. 누군가 없이도 혼자 잘 지내야 하는 연습은 늘 필요하다.

 

전시회 제목은 Nature's Odyssey. 오디세이란 말은 참 멋진 말이다. 긴 모험의 여행을 의미하지만 그 자체로 우주에 대한 여정이나, 행성 지구의 오랜 여행 같은 의미를 말해준다. 전시회 마지막 날 마감시간 전에 도착했다. 주말 출판기념회와 창립 20주년 기념식 행사 준비로 바쁘고, 교육 일정도 빠듯하지만 또 기다리기 싫어서 본다.

 

지루한 기다림이 언제 즐거움이 될까. 10월은 정신없이 지나겠다. 다행이다. 생각하는 시간이 줄어들면 몸은 고달파도 마음은 편해진다. 단순하고, 설명이 필요 없어서 좋다. 마음이 허둥대지 않고 평온해지니 좋다.

 

 

인간은 자신보다 훨씬 거대한 자연 앞에서 경외감을 느낀다. 나는 그런 느낌이 좋아서 지구 곳곳을 찾아다닌다. - 사진작가 카르스텐 페터

 

 

 

 

여기 있다. 여기가 우리의 고향이다. 이곳이 우리다.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 당신이 들어 봤을 모든 사람들, 예전에 있었던 모든 사람들이 이곳에서 삶을 누렸다. 우리의 모든 즐거움과 고통들, 확신에 찬 수많은 종교, 이데올로기들, 경제 독트린들, 모든 사냥꾼과 약탈자, 모든 영웅과 비겁자, 문명의 창조자와 파괴자, 왕과 농부, 사랑에 빠진 젊은 연인들, 모든 아버지와 어머니들, 희망에 찬 아이들, 발명가와 탐험가, 모든 도덕 교사들, 모든 타락한 정치인들, 모든 슈퍼스타, 모든 최고 지도자들, 인간역사 속의 모든 성인과 죄인들이 여기 태양 빛 속에 부유하는 먼지의 티끌 위에서 살았던 것이다.

 

 

지구는 우주라는 광활한 곳에 있는 너무나 작은 무대이다. 승리와 영광이란 이름 아래, 이 작은 점의 극히 일부를 차지하려고 했던 역사 속의 수많은 정복자들이 보여준 피의 역사를 생각해 보라. 이 작은 점의 한 모서리에 살던 사람들이, 거의 구분할 수 없는 다른 모서리에 살던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던 잔혹함을 생각해 보라. 서로를 얼마나 자주 오해했는지, 서로를 죽이려고 얼마나 애를 써왔는지, 그 증오는 얼마나 깊었는지 모두 생각해 보라. 이 작은 점을 본다면 우리가 우주의 선택된 곳에 있다고 주장하는 자들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사는 이곳은 암흑 속 외로운 얼룩일 뿐이다. 이 광활한 어둠 속의 다른 어딘 가에 우리를 구해줄 무언가가 과연 있을까. 사진을 보고도 그런 생각이 들까? 우리의 작은 세계를 찍은 이 사진보다, 우리의 오만함을 쉽게 보여주는 것이 존재할까? 이 창백한 푸른 점보다, 우리가 아는 유일한 고향을 소중하게 다루고, 서로를 따뜻하게 대해야 한다는 책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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