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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할 것, 감정에 휘둘리지 말 것, 차분할 것, 슬픔의 골짜기에 이르면 두 날개를 펼쳐라.” Susan Sontag

지구빵집 2019. 10. 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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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이야기들이 너무 많았던 행동하는 지성 수잔 손택, Susan Sontag

 

“명랑할 것, 감정에 휘둘리지 말 것, 차분할 것, 슬픔의 골짜기에 이르면 두 날개를 펼쳐라.” - 수잔 손택

 

  '뉴욕 지성계의 여왕', '대중문화의 퍼스트레이디', '새로운 감수성의 사제', '미국 문단의 다크레이디'와 같은 화려한 수식어들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이는 바로 20세기 최고의 지성인, 수잔 손택(Susan Sontag)에 붙은 여러 별명이다. 수잔 손택은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것과 통렬한 비판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죽을 때까지 강렬한 삶을 지속하기를 멈추지 않았던 수잔 손택은 행동하는 지식인으로서 현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 <해석에 반대한다>, <타인의 고통>, <우울한 열정>의 저자로 어떤 문제가 생기면 죽기 살기로 고민하고, 성찰하고, 그다음엔 곧장 행동에 나섰다. 

 

풍부하고, 복잡하며, 때로는 캠프같은 삶을 살았던 수잔 손택

  긴 검은 머리카락, 뒤로 빗겨넘긴 일부 흰머리, 검은 눈빛, 그녀는 외모 자체만으로도 카리스마를 가졌다. 자유와 지성의 문화 아이콘으로 그녀는 미국 사회에서 40여 년 간 대학에서 잡지에서 대중매체에서 문화계의 떠오르는 별이었다. 자본제국주의 미국의 국가정책과 사진, 예술에 대해 비판하는 등 그녀의 소신을 굽히지 않는 지식인으로 살았다. 그녀는 비범했고 성실했다. 지독한 독서광으로 자기 계발에 게으르지 않았으며 15,000권을 소장한 장서가이기도 했다. 수잔은 ‘진지하고 열정적이며 스스로 깨어있자’는 원칙 속에서 수많은 글을 썼고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쳤다. 자신의 글을 통해 유럽의 최고의 지성인 발터 벤야민, 롤랑 바르트 등과 대화하며 시대의 지성으로 치열하게 살았다.

 

▲ Susan Sontag © Henri Cartier-Bresson 출처 : 플리커 (Flicker@Gonzague Petit Trabal)

 

  1933년 1월, 뉴욕에서 태어난 수잔 손택(Susan Sontag, 1933-2004)은 ‘뉴욕 지성계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최고의 에세이 작가이자 소설가이며 예술 평론가로 살았다. 15살 때 미국 명문대로 알려진 버클리대학에 입학하였고, 시카고 대학으로 옮긴 17살에  강의를 하던 젊은 사회학도 필립리프와 결혼, 52년 아들 데이빗을 낳았다. 그 후 55년 하버드 대학 철학박사 학위과정에 들어가 57년 하버드 대학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위를 받은 후 유럽으로 건너가 옥스퍼드와 소르본대학 등에서 수학했다. 그녀는 58년 이혼했다. 냉전, 매카시즘, 가부장적 청교도주의에 억눌린 미국 사회에서 성장한 수전 손택은 이 지루하고 억압적인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책을 읽었다.

 

“문학, 그것도 세계 문학에 다가간다는 것은 국가적 허영심, 속물근성, 강제적인 편협성, 어리석은 교육, 불완전한 운명, 불운이라는 감옥에서 벗어난다는 것이었습니다. 문학은 광활한 현실로, 즉 자유의 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는 여권이었습니다. 문학은 자유였습니다. 특히 독서와 내면의 가치가 엄청난 도전을 받고 있는 이 시대에도 문학은 자유입니다.”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1966년, 그녀가 33세가 되던 해에, 그녀는 “해석은 지식인이 예술과 세계에 대해 가하는 복수다.”라는 도발적인 문제제기를 담은 평론집 <해석에 반대하다>를 내놓으며 미국의 은폐된 역사, 베트남 전쟁의 허위, 아메리카 드림의 실상 등을 폭로했다. <해석에 반대한다>는 당시 예술 평론가와 지식들에 대해 보내는 야유와 조롱이었다. 작품에 대해 어려운 말로 포장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면서 아는 체하지 말라고 한 것이다.

 

  손택은 8년 만에 결혼생활을 끝내고 아들을 홀로 양육하기로 결심했다. 생계도 자신이 책임지며 싱글맘으로 고달픈 삶을 고수했다. 그때부터 밥벌이로 글쓰기를 하면서, 소설까지 발표했다. 이렇게 작가로 등단해서는 영화감독, 연극 연출가, 문화비평가, 사회운동가로 열정적인 삶을 살았다.

 

  여러 분야를 한꺼번에 횡단하는 삶을 살았던 손택은 세상의 전쟁과 야만, 폭력과 빈곤, 차별과 테러리즘, 질병에 가슴 미어지는 고통과 슬픔을 느꼈다. 그녀는 평생 이렇게 묻고 답했다. “우리 아닌 다른 사람이나 우리의 문제 아닌 다른 문제에 감응할 능력이 없다면, 도대체 인간이란 어떤 존재이겠습니까?” 그러나 손택은 이름만으로 남은 인물이 아니었다. 그는 질문과 동시에 행동으로 답변하는 움직이는 인간이었다. 1960년대에는 미국의 베트남 전쟁 반대 운동에 적극 참여했다. “미국은 대량학살 위에 세워졌다.”라고 말했던 손택은 국가주의에 반대하며 “국가는 끊임없이 재확인되는 공동체이자 허깨비”라고 말했다.

 

얼굴은 사자 같지만 몸은 가녀린 듯

 

  손택의 글에서는 '가슴이 미어지는 듯한', '가슴 시리는'과 같은 표현이 자주 나온다. 이는 그가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개인에게 관심 갖기때문이다. 지금 아파하고 있는 그 사람은, 내가 그 이름을 몰라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구체적인 삶의 무늬와 빛깔이 있는 개인이다. 그래서 그의 글에는 언제나 약자에 대한 따뜻한 연민과 강자에 대한 분노가 있다. 이를 두고 <사랑하고 쓰고 파괴하다>(행성 B잎새 출판사, 2017)에서 이화경은 “그녀의 글에는 어딘가 물기가 스며 있다. 그녀의 글은 강자에겐 저미고, 약자에겐 스민다.”라고 했다. 고통받는 자에 대한 연대와 권력에 대한 저항이 울리고 있기 때문이다. 

 

  수전 손택은 발터 벤야민을 분석하면서, “우울한 인간이 어떻게 해서 의지의 영웅이 될 수 있을까?” 물었다. 여기서는 그는 “실제적으로 우울한 인간은 중독자가 되기 쉬운데, 진정한 중독의 경험은 고독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일을 하기 위해서는 고독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심지어 가족관계처럼 자연스러운 것에도 매이지 않는 고독만이 “일에 몰두할 자유”를 얻는다.

 

  우울한 사람은 “자기가 인간성에 있어 부족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이며, 이 때문에 더 일에 완전히 집중하고 몰입한다고 말한다. ‘미쳐야 미친다’는 말처럼, 손택은 벤야민을 평가하면서 “문장에서 다음 문장이 이끌려 나오는 게 아니라, 각 문장이 첫 문장이자 마지막 문장인 것처럼 썼다.”고 했다. 그의 탁월함이 그의 고독과 몰입에서 온다고 강조한 것이다. 다수의 성인들이 ‘오로지 하느님에게만’ 몰두하기 위하여 고독을 선택한 것은 어쩌면 우연이 아니다. 이런 태도는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리 쉬운 선택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의 기질 때문이든지 아니든지 결과적으로 진리를 위해 자잘한 행복을 포기한 순교자를 닮았다.

 

  수전 손택은 우울함과 광기, 고통과 천재성 사이를 배회하는 ‘전위적 지식인’들을 지지하며, 그들의 내면을 향한 열정과 어지럼증 나는 예술을 열렬히 찬미했다. 손택은 이미 상식이 된 진리에 부심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류의 경험이 아직 닿지 않은 변방의 예술에 관심을 갖는다. 손택은 ‘열정이 배어 있는 전위적인 언어의 확장’에 관심을 가졌다.

 

 

아들인 데이비드 리프는 수전 손택의 일기를 출판하면서 <다시 태어나다>(수전 손택, 이후, 2008)에서 어머니에게 “예술은 생사의 문제”이며, “진지함은 최고의 덕목”이었다고 적었다. 손택이 열네 살이었던 1947년 11월 23일자 일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나는 믿는다.

1. 죽음 이후에는 어떤 개인적인 신도, 삶도 없다고.

2. 세상에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자신에게 진실할 수 있는 자유, 즉 정직이라고.

3. 사람들 사이에 유일하게 다른 점은 지성이라고.

4. 행복에 대한 유일한 판단 기준은 궁극적으로 한 개인을 행복하게 하는가, 불행하게 하는가고.

5. 누가 됐든 생명을 박탈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손택과 외아들 데이비드가 찍은 사진. '1965년 7월'(그녀의 출세작 <해석에 반대한다>는 이듬해인 1966년에 출간) 두 사람은 이후로 40년을 같이 더 살았다. 데이비드의 아버지이자 손택의 전 남편, 저명한 사회학자 필립 리프는 2006년에 세상을 떠났다.

 

참고

행동하는 지식인 수잔 손택  https://blog.skhynix.com/1226

수잔 손택의 마지막 순간들 http://bitly.kr/xTfrHoY

수전 손택, 거친 세상에 박힌 연민의 화살 http://www.catholicworker.kr/news/articleView.html?idxno=2265

수잔손택- 사진에 관하여 https://m.blog.naver.com/rara558/40197846565

수잔손택, 해석에 반대한다. http://www.womenlink.or.kr/member_activities/9322

나무위키 https://namu.wiki/w/수전%20손택

타인의 고통 https://supertramps.tistory.com/

정치를 위한 사진을 비판하다. https://nomadist.tistory.com/

수잔 손택 타계 https://the-eunic.tistory.com/672

영화 - 수잔 손탁에 관하여 http://klarklar.egloos.com/v/6119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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