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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은 무너뜨리기 힘든 견고한 자아를 만들어 낸다.

지구빵집 2020. 4. 26.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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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독특함을 장점으로 보아야 평화를 얻는다. 

 

  벚꽃이 좋았다. 그는 모든 동물은 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수 십만 년을 진화하면서 꽃이 피면 열매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유전자에 새겨져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남자는 활짝 피는 꽃이 어서 지기를 바란다. 왜일까? 꽃이 지는 걸 아쉬워하는 애달픈 마음에서 벗어나고 게 그리도 좋은가. 꽃을 바라보는 때에는 아무런 감정을 떠올리지 말고 즐기면 되는데 다른 감정으로 빠져드는 일은 어쩔 수 없나 보다. 

 

  확신은, 꼭 부모가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게 오랜 시간 사랑과 신뢰를 받고 있다는 확고한 믿음은 무너뜨리기 힘든 견고한 자아를 만들어 낸다. 안전하고 흔들리지 않는 자아가 확고하게 서 있는 사람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잘 쌓아 올린 자아를 가진 사람은 가끔 오래된 성서 그림에 등장하는 머리 위에 둥근 원이 보이는 착시현상까지 보여주기도 한다. 아름다운 자아를 가진 사람 주변에 있는 사람 역시 서로를 든든하게 고정하고 지지해주는 버팀목이 된다. 

 

  남자는 왜 자기가 그래야 하는지 얼핏 드는 생각을 필사적으로 참았다. 무엇인가 알아채는 일은 집중을 할 수 없게 만드는 일이어서 피하고 싶은 마음이었으리라. 그의 시간을 아는 일 자체가 기다리게 만든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의 내면을 끝까지 놓치지 않고, 섬세하게 파고들어 강하게 느끼는 일은 피곤한 일이다. 그렇게 참는 데 에너지를 쓰면 다음 날은 아침부터 상태가 좋지 않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고 하는 데 아닌가 봐. 지나갈 줄을 모르네." 남자가 말했다.

 

"언제가 가겠지. 모든 것은 변하니까 말이야. 예외가 있다면 좋겠는 데 그런 적은 없대." 여자가 말했다.

 

  남자는 어떤 계절일지라도 꽃을 주는 일을 좋아하고, 여자는 꽃과 나무를 가꾸는 일을 잘한다. 여자는 받은 꽃을 화병에 꽃아 두고 매일 물을 갈아주고 돌보는 일을 좋아한다. 화분에 키우던 국화꽃이 지면 양지에 두고 겨울엔 실내에 두었다가 봄이 오면 국화가 다시 녹색 잎이 나오도록 키우는 사람이다. 한 철이 지나면 사라지는 꽃이지만 늘 앞날을 바라본다.

 

 

사무실 앞에 분홍 겹벚꽃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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