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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잃었다, 다 떠나가고.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좋았던 것들은 모두 폐허가 되었다.

지구빵집 2020. 7. 21.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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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잃었다, 다 떠나가고.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좋았던 것들은 모두 폐허가 되었다.

 

  다 잃었다, 다 떠나가고. 친했던 선배도 떠나고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좋았던 것들은 모두 폐허가 되었다. 내 책임은 아니지만 내 손이 닿았다.  내 마음이 스치고, 나와 함께 흐른 강물이었다. 자연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지만 이렇게 변하기도 한다. 때가 되면 자연은 어떤 형태로든 물질과 영혼이 동시에 같은 속도로 저물지만 이렇게 저물기도 한다. 인생에서 일어나지 않을 일이 무엇이 있겠냐마는 이런 일도 일어난다는 것을 보고 있다. 삶은 보여주는 것 이상으로 파노라마처럼 흐르고 스펙터클 하다. 럭비공처럼 날아가는 곳과 바닥에 닿아 튀는 방향이 종잡을 수 없이 역동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모습은 남자가 좋아할 것 같지만 전혀 바라지 않은 일이다.   

  남자는 이럴 때일수록 무엇인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남자의 손이 닿는 모든 곳이 전혀 예상치 못하게 좋은 일만 일어나지 않는다. 남자는 주변 일이나, 자기가 하지 못하는 일에 호기심이 강하고, 일단 시작하면 무엇이든 잘하는 사람이지만 이런 때는 무엇을 해야 되나 고민을 한다. 특별히 음악이나 그림과 같이 하고 싶지만 못하는 일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늘 해오던 공부와 글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따져보면 사실 가장 쉬운 일이다. 그런 일은 논리적이고 생각하기에 좋고 집중하기에 안성맞춤인 일이다. 꾸준하게 해야 하는 일이다. 마치 권력의 법칙 48장을 요약한 것처럼. 남자가 잃어버리지 않고 잊지 못하는 일처럼 보이기도 한다. 집착일 수도 있다. 남자의 판단도 정확한 판단은 아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도 중요하지 않다. 

  강의를 준비하고 있고 좀 더 깊게 배우고 싶은 인공지능에 대한 글을 쓰기로 한다. 마라톤 초보자 가이드 72가지 방법을 번역하여 제대로 쓰자고 생각한다. 캔 윌버의 책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용기'를 장마다 세부적으로 옮기자고 생각한다. 남자가 하려고 하는 3가지 일이 모두 글을 쓰는 일이다. 갑자기 픽하고 웃음이 나왔다. 겨우 이런 걸 생각씩이나 하고 하려는 거니? 하고 묻는다. 일단 무엇인가 잡으려고 손을 뻗었다면 멈추지 말아야 한다. 주저하지 말고 대담하고 과감하게 행동해야 한다. 계획은 일단 실행하고 짜는 것이다. 걷다 보면 방향을 알게 되고 그 길이 맞는지 틀리는 지도 길이 알려준다.

  무슨 일을 하든지 성심껏 하는 일만 남았다. 우리가 달리는 이유는 아직까지 달려 본 길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걸었던 길이지 우리 자신이 걸었던 길은 아니다. 누구나 자신이 달리는 길이 필요하지 다른 사람이 아무리 자주 익숙하게 달린 길이 필요한 건 아니다.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기다리는 일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가 있다. 바로 지금 여기를 사는 삶이 풍요로워지기 때문이다. 정작 '지금 여기'를 산다고 하는 사람들은 지나간 것과 올 것들을 심사숙고하며 삶에서 행복을 찾는 일에 열심이다. 삶에서 감성으로 충만하고 정서에 있어서 따뜻한 영혼을 갖는 일에는 전혀 문외한인 사람들이다. 참고 인내하는 근육만 키운다고 강한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경험에 관련된 면에서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넓히고, 조금 더 신경 써서 깊이를 갖고 흘러야 하고, 행동이나 태도가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본받을 가치가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늘 과거를 돌아보고 다가 올 미래에 대해 끊임없이 자신에게 상기시키는 일이 필요하다.

  과거가 우리를 여기까지 데려오고, 미래가 우리를 지금 여기 있게 하는 게 얼마나 심오한 섭리인지. 그게 마음이 흔들리는 게 싫어서 과거와 결별하고, 미래를 잊자고 하는 건가? 어떤 것이든 생각할 자유는 있지만 표현할 자유는 없으니까 무어라 하지 않는다. 남자는 모두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기로 했다. 아무래도 남자가 자초한 일이라고 하면 조금은 자신을 미워할 것 같아서 조금도 자기 탓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블레이드 러너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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