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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생각 바른 글

자연과 마찬가지로 삶도 진공을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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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어떤 부분이 빈 공간이 되면 무엇으로든 채워진다. 

 

"발레 할 때 뭐가 제일 힘들어?"

그녀가 묻자 조카 제니가 대답했다.

"다른 사람이 출 때 그대로 멈추어 서 있는 거.. 그런데 이모 선생님이 그러셨어 멈추어 있는 것도 춤이라고" - 공지영 먼바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무엇인가 하는 것이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것도 생각하는 것이다. 가만히 서 있는 것도 춤이라면 우리는 어떤 것으로든 채우며 산다. 비우는 일도 일이다. 퇴화도 진화다.

삶의 어떤 부분이 빈 공간이 되면 무엇으로든 채워진다. 그것도 아주 자연스럽게 메꿔진다. 진공을 채우는 데 필요한 건 단지 시간뿐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진공은 자연에서 공기가 없는 공간이거나 삶에서 어떤 일이 없어진다고 생각하는 데 사실 진공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아니다. 우리 삶의 에너지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들이 요동치고 있다. 인생에 빼앗기는 게 어디 있고, 얻는 게 무엇이겠나. 삶에서 원래부터 가진 것이 하나라도 있겠나 싶다. 설사 열심히 노력해서 얻더라도 그게 자기 것이라는, 죽기 전까지 오로지 자기 것이라는 믿음은 가당키나 한 일인가.

자기 의지대로 비우건, 원하지 않은 일로 허망한 자리가 생겨 빈자리가 되면 채워진다는 사실은 못내 슬픈 일이라 할지라도 그게 생명과 자연의 본성 아니겠나 싶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은 진공을 싫어한다'를 자연에서 진공이 생기면 다른 공기가 재빨리 채우기 때문에 세운 이론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사실 논리적으로 진공이라는 개념 자체에 논란의 여지가 많기 때문에 부정한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과학은 철학과 구분할 수 없었고, 아리스토텔레스 자신이 논리학의 저자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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