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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어떤 부분이 빈 공간이 되면 무엇으로든 채워진다.
"발레 할 때 뭐가 제일 힘들어?"
그녀가 묻자 조카 제니가 대답했다.
"다른 사람이 출 때 그대로 멈추어 서 있는 거.. 그런데 이모 선생님이 그러셨어 멈추어 있는 것도 춤이라고" - 공지영 먼바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무엇인가 하는 것이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것도 생각하는 것이다. 가만히 서 있는 것도 춤이라면 우리는 어떤 것으로든 채우며 산다. 비우는 일도 일이다. 퇴화도 진화다.
삶의 어떤 부분이 빈 공간이 되면 무엇으로든 채워진다. 그것도 아주 자연스럽게 메꿔진다. 진공을 채우는 데 필요한 건 단지 시간뿐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진공은 자연에서 공기가 없는 공간이거나 삶에서 어떤 일이 없어진다고 생각하는 데 사실 진공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아니다. 우리 삶의 에너지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들이 요동치고 있다. 인생에 빼앗기는 게 어디 있고, 얻는 게 무엇이겠나. 삶에서 원래부터 가진 것이 하나라도 있겠나 싶다. 설사 열심히 노력해서 얻더라도 그게 자기 것이라는, 죽기 전까지 오로지 자기 것이라는 믿음은 가당키나 한 일인가.
자기 의지대로 비우건, 원하지 않은 일로 허망한 자리가 생겨 빈자리가 되면 채워진다는 사실은 못내 슬픈 일이라 할지라도 그게 생명과 자연의 본성 아니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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