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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했는지 궁금해 하면서 낭비할 시간은 없다.

지구빵집 2020. 12. 31.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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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했는지 궁금해 하면서 낭비할 시간은 없다. 

 

퇴근 시간에 학교를 나와 집으로 가는 도로를 달리다 보면 반대편 길이 매우 낯설게 보인다. 분명히 아침에 출근하면서 온 길인데도 심지어 '내가 저 길로 온 것인지?' 하는 생각이 든다. 방향이 약간이라도 바뀔 때마다 보이는 풍경은 반대편으로 올 때와 사뭇 다르다. 우리가 지내온 삶을 되돌아보는 일도 이와 같지 않을까? 3분의 2만큼의 인생을 살아왔지만 걸어온 길에 대한 기억은 희미하다. 다시 산다고 해도 마찬가지일 것은 분명하다. 어떤 길을 걸어도 걸어온 길은 안개 낀 도시처럼 희미하고, 돌아가는 길은 낯설고, 아무리 좋은 길을 찾아도 그때뿐인 길이다.

 

우리에게 남겨진 일만 생각해도 안 된다. 사람이 고민하는 95%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것이다. 실제로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때때로 고민하고 깊이 생각한 일이 결과가 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우리가 한 일의 결과로 생각을 하고 되새김을 하는 게 아니라 생각하지 않아도 될 일을 생각한 결과가 일어나기도 한다는 말이다. 항상 결과는 정리해야 한다. 되돌아보고 수정하고 갱신하고 다시 나아가는 일을 반복한다.

 

삶은 반복하는 일이다. 한 해가 지날 때마다 대부분의 일은 반복이다. 반복하지 않는 일은 생로병사 그 자체에 해당하는 일 만이 거의 한 번으로 끝난다. 왜 삶의 모든 일은 반복되나? 하고 물었더니 다음부터는 '더 잘하라고.'가 답이었다. 두 번째부턴 더 잘해야 한다. 아이를 기르고, 길흉화복이 생기고, 관혼상제의 일에서도, 성취와 업적에 대해서도 두 번째에는 더 잘하라고 말이다. 일상의 소중함을 알아차리고, 귀하게 대접하고 배려할 줄 알아야 하고, 가장 중요한 시간을 헛되이 낭비하지 말라고, 이전보다 빛나고 즐거움을 많이 갖으라고 반복된다.

 

행동에서 배우는 방식은 우리가 어떤 경험을 하든 마찬가지다. 생각에서 배우는 게 아니라 행동을 통한 경험을 생각하면서 배운다. 미루지 말고 사는 일은 행동에 가까운 일이다. 즉시 행동하는 일도, 할 일을 메모장에 빠짐없이 기록하는 일도 행동이다. SNS를 남기는 일, 인터넷 강의를 듣는 일, 명상을 하는 일도 모두 행동하는 일이다. 사람에 따라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 일도 행동이다. 다음에 더 잘할 수 있도록 지금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하고, 지났다면 반성하고 기록으로 남긴다. 

 

복원하지 못한 채 지나는 일은 그대로 둔다. 복원된 일은 기쁘게 맞이한다. 

 

무사히 견디고 잘 버텼다. 

 

 

 

2021년 모든 일이 잘 될거다.

 

 

 

I can't waste time wondering if I made mistakes.

Life's too short for that.

 

- 𝘐𝘯 𝘵𝘩𝘦 𝘔𝘰𝘰𝘥 𝘧𝘰𝘳 𝘓𝘰𝘷𝘦 花樣年華 

 

 

 

© Wong Kar-wai, 2000 트위터 @Futura_No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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