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생각 바른 글

성실함에 집착하지 말고 더 나은 방향을 찾아라. 2021년은 이렇게.

지구빵집 2021. 1. 2.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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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할 나위 없이 좋았고, 마음에 들었던 날들이 지나갔다. 마지막이 좋으면 다 좋다는 말은 정말 느낄수록 맞는 말이다. 마라톤 훈련할 때 마지막 2~3km를 가장 힘껏 달리는 일, 가장 글이 잘 써질 때 마치는 일, 가장 훈련이 잘 되었을 때 종료하고, 잠들기 전에 충만함으로 잠자리에 드는 일과 정확히 같다. 해가 바뀌면서 특별한 일을 계획하거나 생활을 바꾸는 일을 하지 않는다. 새 해 첫날이라도 자던 대로 늦잠은 자고, 밤에는 일찍 자지 않고 술을 마시고, 빈둥거리면서 청소도 하고 지낸다. 변화는 크지 않을수록 변화할 확률이 높다. 작은 단계를 따라간다. 폭이 적은 사다리를 타고 오른다. 행복한 사람은 매일 거울을 보며 '내일은 더 행복해야 해' 하는 멍청한 짓을 하지 않는다. 

 

아이에게는 스스로 제약이나 규칙을 정하지 말라고 한다. 강한 규칙이나 경계는 훌륭한 태도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만, 자주 자아존중감에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라고 쓰지 말고 '상처를 준다'라고 쓴다. 이거 버릇이다) 지키지 않았을 때 스스로 허물어지고 위축되기 때문이다. 자신을 정해진 테두리에 가두는 일이다. 더군다나 자기가 만든 규칙이나 질서가 아니라 세상으로부터 배운 것들이 아니던가. 자유로운 사고와 열린 마음, 주변에 관대하고 포용하는 마음은 통제나 규칙을 많이 만들지 않아야 발휘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어른이 자주 원리니 원칙이니 하는 말을 할 때마다 '규칙을 정하지 말라고 하셨지요?' 하면서 지적한다. 보기보다 아이는 영리하고 영악한 놈이다.

 

1. 원래 하던 일을 더욱 즐길 것. 

 

사실, 할 게 그것밖에 없었다. 눈만 뜨면 새로운 기술을 보고, 메이커 예제를 읽고 번역하고, 정리하고, 실습하고, 블로그에 글쓰고 지낸 시간이 많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축적이 되고, 보기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즐겁게 일하고, 배 고프다는 생각도 없이 집중하는 일은 계속하기로 한다. 매일 영어 단어 10개 외우기가 잘 된다고 갑자기 100 단어 외우기를 하면 망한다. 그냥 꾸준히 10 단어를 지치지 않고 외우기로 한다. 강한 것은 많이가 아니라 꾸준한 것이다. 정보 기술과 관련된 트렌드를 이해하고, 스스로 문제 해결이 가능한 영역을 확장하도록 노력한다. 꼭 책을 읽고 공부를 통해서만 확장하는 방법이 아니라 관계와 사업, 세상과 어울리는 상황을 통해서 배우라는 말이다.  

 

2. 유튜브 영상을 제작할 것

 

작년 3월에 해야겠다고 생각한 게 해를 넘겨도 못하고 있다. 이유는 하나다. 시작하지 않아서 그렇다. 시작이 반이다 - 김봉조. 한 발을 내디디면 생각이 따라가게 돼있다. 이미 잘하니 영상만 찍어서 올리면 되는 일을 이렇게 못할 수 있을까. 복장, 태도, 이미지, 내용, 주제 등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이것저것 전부 준비해야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못하는 거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시작하기로 한다. 일단 총을 쏘고 나서 조준한다 - 김재천. 

 

3. 부가가치를 더욱 많이 만들 것

 

사람들은 이미 넘쳐나는 정보를 가지고 있다. 그것이 얕고 넓은 지식이든 협소한 깊은 지식이든 정보는 개인이 감당하기에도 벅찰 정도로 많이 소유하고 있다(부의 수준에 따른 디지털 격차는 논외로 하고). 그런데도 교육은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하려고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보를 이해하는 능력,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는 것을 구분하는 능력, 스스로 정보를 차단하고자 하는 의지, 알고 있는 정보 조각들을 조립해서 더욱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학생에게 가르쳐야 할 교육 내용은 4C(Critical Thinking, Communication, Collaboration, Creativity)로 전환해야 한다. 

 

부는 부가가치 창출에서 나온다. 정보를 수집해 가공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일에 집중하기로 한다. 어렵고 복잡한 일을 가장 게으른 사람에게 맡기면 기가 막힌 해결방법을 찾아낸다. 특히 IT 분야는 성실하게 하는 일과는 거리가 멀다. 익숙하고 타성에 젖은 방식에서 벗어나 계속 더 나은 방향을 찾는다.

 

4. 과도한 성실성은 우리를 고루(생각하는 것이 낡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않음)하게 한다.

 

아래 경구는 좋지 않은 일에 대한 경구다. 기계적으로 이해하면 왜 그럴까? 한참을 생각하게 한다. 나도 그랬다. 명확히 의미를 설명한 글은 찾을 수 없었지만 쉽게 이해한다. 올바르지 않은 일이나 순리대로 따르지 않는 일에 성실성은 위험하다. 바른 일에 성실하고 꼭 필요한 일에 성실해야 한다고 이해한다. 아니면 역설 일수도 있다. 조지오웰의 1984년에 나오는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 문구를 모순적인 사회와 들어맞아 주술처럼 외우고 어디에든 휘갈겨 쓴 시절처럼 아마도 성실하고 부지런한 신교도적 자세를 역설적으로 비판한 말로 보인다.

 

"작은 성실함은 위험한 것이며, 과도한 성실함은 치명적으로 위험하다.(A little sincerity is a dangerous thing, and a great deal of it is absolutely fatal.)" -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 

 

5. 하루를 완결 지을 것, 유령이 떠돌게 하지 말 것

 

이루지 못한 아디이어, 실천하지 못한 생각들, 미룬 일이 넘치지 않도록 하자. 줄 돈은 주고, 받을 돈도 그날 받자. 받은 은혜는 받은 날 갚고, 베풀 것이 남아 있다면 그 날 베풀도록 한다. 하루를 잘 정리하려면 모든 일을 일찍 끝내야 한다. 정리가 필요하든, 오늘 할 일은 가능하면 일찍 끝내야 하루를 잘 정리할 수 있다. 아침에 많은 일을 해야 하고, 주(週) 초에 집중해서 살아야 하고, 월(月) 초에 일이 잘 되도록 준비를 하라는 말이다. 갖고 싶은 게 있다면 일찍 갖겠다고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 임종의 순간에 침대 옆에 유령들이 잔뜩 있다면 얼마나 삶이 허망하겠니. 하루를 지내는 것은 삶 전체를 지내는 것과 차이가 없다.

 

7. 취하지 말고, 식탐하지 말고, 게을러지지 말 것.

 

취하는 버릇을 버리고, 과식을 피하고, 게을러지지 말자. 사실 가장 어려운 게 이런 일 아닌가. 가장 어렵고 못하는 일들이라고 생각한다. 잘 지켰을 때 좋은 감정을 기억하면 된다. 달리기 전에는 춥고, 고통스럽고, 주저하지만 그런 마음을 이기고 힘껏 달렸을 때 그 상쾌한 기분을 기억하면 꼭 어려운 일만도 아니니 평온한 상태에서 실천한다. 단출하고 가벼운 음식, 의도적으로 감사한 마음을 가지면 음식에 집중하게 된다.

 

정보를 찾는 데 시간을 보내느라 게을러진다. SNS나 동영상을 아이에게 하지 말라고 한다. 그런데 낭비하는 일은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다. 아직까지는 스스로 잘 지키는 상태라 조언처럼 말은 하지만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항상 일관된 태도를 유지한다.

 

8. 명상할 것

 

잠시 소홀했던 습관을 다시 찾는 과정이지 잃은 것을 찾는다든가 새로 만들 것은 아니다. 명상이나 선수련 같은 것들도 사람마다 호불호가 분명한 사안이다. 아직 명상하는 동안 우주에 다녀오는 느낌이 들었던 적은 없다. 아무리 짧은 기간이라도 명상을 시작하고 시간을 점점 늘려가도록 하자. 모든 개인마다 삶을 자신의 내면과 일치하도록 사는 방법은 다르다. 물론 없어도 전혀 상관없다. 하지만 자신은 지켜야 한다. 모든 것이 허물어져도 자신은 무너지지 않아야 한다. 다 떠나도 글쓰기는 남아 있어야 하고, 지금은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달리는 시간은 내야 한다. 바로 그런 것을 하도록 만드는 한 가지가 명상일 수 있다는 말이다. 

 

 

새해 첫날은 다음 주에 어머니 생신(음력 11.23, 조카 1번은 양력 1.3)이라 청주에 다녀왔다. 갈비탕을 몸소 끓여 대접하고, 눈이 많이 내렸지만 어둠을 뚫고 올라왔다. 1월 2일은 산행이 잡혀있었지만 소란스러워 청주와 눈보라를 섞은 핑계를 대고 책을 보러 나왔다. 영하 4도 날씨에 노란 햇살이 맘에 들고, 무엇보다 인적이 드물다. 전공과목의 계절학기도 온라인으로 강의하니 더더욱 썰렁하다. 입대를 앞둔 아들은 외출하지도 않고 하루 종일 집에서 밥도 해 먹고, 낚지 볶음을 배달시켜가며 알아서 잘 지내고 있다. 보통 나가면 새벽에 귀가하는 아들 얼굴 보기가 힘들 텐데 상황이 엄중한 지 매일 야식을 시켜 함께 일 잔 하면서 대화하는 재미가 있다. 오늘 1월 3일 마치기로 했던 거리두기 2.5단계를 2주 연장하기로 한다는 소식이다. 17일까지인데 아들은 18일 훈련소 입대니까 아무리 봐도 입대 날까지 이래야 할 것이다. 아무든 좋은 소식이다. ^^

 

 

이제 방안으로 들어왔어. ^^ 우리가 너를, 아니면 네가 우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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