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은 어디서 오는 게 아니라 마음에 있어.
연구실 뒤편 정원에는 배롱나무가 13그루 있다. 모과나무, 단풍, 느티나무에는 없는 볏짚으로 두루지 않아서 금방 표시 난다. 따듯한 남쪽이 고향인 배롱나무는 중부 지방에서 겨울나기가 쉽지 않다. 추위에 약해 볏짚으로 된 옷을 두툼하게 입혀놔야 안전하게 추운 겨울을 지낼 수 있다. 강의나 사업 계약 같은 큰일이 있으면 두려운 마음이 앞선다. 일이 가져올 좋은 결과를 생각하면 크게 두려워할 일도 아닌데 오히려 불안하고 마음은 납처럼 무거워진다.
두려움은 생존의 기본적인 요소라고 한다. 누구에게든 두려움을 넘어서는 과정을 거쳐 발전한다. 'ㅂ' 불규칙 활용을 하는 '두렵다'는 '두려워', '두려우니', '두려운' 등으로 활용한다.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1933년 대공황의 한 복판에서 취임사에서 말했다. “우리가 유일하게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다.”
두려운 감정에 대한 두려움은 보통 두려움 그 자체보다 더 많은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대부분의 사람은 두려움을 싫어한다. 두려움은 어떤 현상이나 경험을 예상했을 때 우리가 가지게 되는 불안한 감정으로 정의한다. 또한 의학 전문가들은 우리가 두려울 때 가지는 불안한 감정이 생물학적으로 동일하다고 한다. 우리가 개에게 물릴까 봐, 연인에게 차일까 봐, 그리고 세무조사를 받을까 봐 두려워할 때 우리는 똑같은 신체적 반응을 나타낸다. 두려움이 꼭 나쁜 감정은 아니라서 두려움은 다른 모든 감정과 마찬가지로 우리에게 하나의 정보를 알려준다. 우리는 자신의 두려움을 통해 자신의 심리적 상태를 이해하고 자신에 대해 알 수 있게 된다.
두려움에는 기본적으로 다섯 가지 요소가 있는데, 대부분의 두려운 감정은 다섯 가지 기본 요소들의 조합으로 겪게 되는 감정이다.
소멸(Extinction), 절단(Mutilation), 자유의 상실(Loss of Autonomy), 분리(Separation), 자아의 죽음(Ego-death) 다섯 가지는 간단한 위계구조를 가지며, 가장 아래에는 소멸의 공포가 있고 가장 위에는 자아의 죽음이 있다. 고소공포증은 기본적으로 소멸의 두려움에 기반하며, 실패를 두려워하는 것은 자아의 죽음이기 때문에 두려워한다. 누군가와 가까워지거나 결혼을 두려워하는 것은 자유의 상실에 대한 두려움이다. 질투는 분리의 두려움에 기반하며, 질투가 극단에 이르면 자아의 죽음을 느끼게 된다.
당연히 어떤 두려움들은 우리의 생존을 위해 존재하지만, 어떤 것들은 학습된 반응이며 따라서 없애거나 줄일 수 있다. “두려움에 대한 두려움”이 모든 행동에 따르는 감정이다. 어색할 것 같은 모임에 초대받았을 때 그 모임에 가지 않고, 의사와의 약속을 이유 없이 연기하며, 연봉을 올려달라는 말을 그저 꺼내지 않는다. 이러한 일들은 과거 두려웠던 기억 때문에 생기는 본능적 반응으로 순간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사람은 이런 행동에서는 두려움을 거의 느끼지 않는다.
두려움과 공포에 저항하고 습관적인 미세 공포 반응을 그저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자 정보로 대해야 한다. 두려움의 원인을 더 명확하고 냉정하게 분석한다. 두려움이 우리를 공포에 떨게 하고 조종하는 것을 막을 수 있어야 한다.
인생은 용기의 양에 따라 줄어들거나, 늘어난다. - 아나이스 닌
한밤중이었다. 나는 케이블 선을 올라 70층 높이의 둥근 가로 바 위를 걷기 시작했다. 발아래는 아무도 없었다. 양 옆으로 뻗은 두 줄의 와이어가 안전을 위한 유일한 장치였다. 첫 발자국을 떼는 건 기적 같은 용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두 걸음, 세 걸음쯤 걷고 나자 그냥 보통 평지를 걷는 것과 똑같다는 느낌이 문득 들었다. 그러니깐 두려움에서 용기까지는 두 세 걸음이면 충분했던 것이다. 두려움이 용기로 바뀌자 캐롤라인은 아찔한 허공 위에서도 자신을 찾아온 감정 모두를 고요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마침내 그녀는 깨달았다. 정말 해내고 싶은 일이 있을 때는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어느 정도의 순위에 배치할 것인가를 정하고 거기에 넣어두면 충분하다는 것을. <타이탄의 도구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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