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개발자의 서재

달리기 - 장 에슈노즈 저, 에밀 자토펙의 달리기

반응형

 

 

날고, 헤엄치고, 달렸던 자유와 존엄의 투사이자 러너인 에밀 자토펙 이야기, 달리기 - 장 에슈노즈 저 

 

달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본 적이 있는 불후의 명언 "새는 날고, 물고기는 헤엄치고, 인간은 달린다."를 남겼다.

 

올림픽 금메달이 없었던 호주의 론 클라크라는 선수에게 당신이 이것을 하나 가질만한 가치가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이 딴 금메달 하나를 선물로 주었다.

 

과학적인 육상 트레이닝법 -연습을 할 때 구간을 규칙적으로 나눠서 일정하게 쉬는 것이 아니라 몸의 피로가 회복되기 전에 다시 달리면서 몸의 지구력을 향상하는 방법-인데 이것이 바로 인터벌 트레이닝의 시초이다.

 

1995년 아디다스에서 에밀 자토펙에게 헌정하는 러닝화 광고를 만들었다. 영상 막바지에 1950년 에밀 자토펙의 훈련화와 1995년 아디다스 러닝슈즈를 보여주며 노년의 에밀 자토펙이 나와서 "My name is Emil Zatopek."라고 말하는 모습이 애잔하다.

 

20개에 달하는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그중 1951년 20,000m 1시간의 벽과 1954년 10,000m 29분의 벽을 깬 기록이 가장 유명하다. 자토펙의 달리는 모습은 소설에서 상세히 설명하는데 정말 903번 배번을 달고 달리는 Emil Zátopek Wins 5,000m, 10,000m & Marathon Gold - Helsinki 1952 Olympics  이 영상을 보면 정말 그렇다. 

 

 

소련군이 진주하면서 체코슬로바키아가 해방되자 그는 해방조국의 군대에 자원해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한다. 군 복무 중에도 완전군장을 하고 밤에는 플래시를 들고 달리는 연습을 했다. 심지어는 방독면을 쓰고 다리에 무거운 추를 달고 달리기 연습을 하기도 했다. 어떤 때는 아내를 업고 달리기도 했다.

 

2000년 12월 6일 체코 프라하에서 국장으로 치러진 장례식엔 체코 국가와 자토펙의 고향 민요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수천 명의 추모인들이 모여 애도의 눈물을 흘렸다. 라미네 디아크 국제육상연맹(IAAF) 회장은 "우리가 그의 죽음에 슬퍼하는 이유는 그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4개나 따냈기 때문이 아니라, 너무도 평범한 한 인간이었으며, 개인의 자유와 존엄성을 위해 온 몸을 던진 투사였기 때문이었다."라고 애도했다. 

 

 

20장으로 이뤄진 "달리기"는 '독일인이 모라비아에 들어왔다.'라는 첫 문장으로 시작하고, 20장의 첫 문장 '소련인이 체코슬로바키아에 들어왔다.'로 호응하면서 전기적 형태도 없고, 시간 구분도 없지만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람인 에밀 자토펙의 이야기다. 

 

'달리기'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군이 점령한 모라비아에서 근근이 살아가는 청년 에밀의 이야기이다. 금발에 키가 크고, 세모진 얼굴에 항상 웃음을 달고 다니며, 맑은 눈빛에 높은 목소리를 지닌 온화한 이 청년은 이제 열일곱 살로 정규 교육을 받은 지 오래됐으며 신발 공장에서 수습공으로 일하고 있다. 그러던 중 평소 운동을 싫어하던 에밀은 공장에서 달리기 경기에 참여하도록 종용받아 마지못해 달리기 시작하는데, 곧 자신이 달리기를 잘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 남을 이기고자 하는 승부욕이 자리 잡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 깨달음과 더불어 대체 불가능한 그만의 의지가 에밀을 연이은 승리로 이끈다.

 

트레이너도, 담당 주치의도 없이 홀로 경기장 트랙에 섰던 에밀은 마치 기계와도 같은, 어찌 보면 괴상망측한 달리기 주법으로 무조건 빨리 달린다. 20세기 체코슬로바키아의 정치적 상황은 이 '인간 기관차' 에밀의 삶과 많이 닮아 있다. 풋풋한 청년이었던 에밀의 생애는 갈수록 스스로 의도치 않은 얼룩이 생기기 시작한다. 체코슬로바키아 최고의 마라톤 선수로 부상하며 한때 공산주의자의 표본으로까지 칭송받던 에밀은 훗날 아이러니하게도 제대로 된 공산주의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멸시받는다. 또한 그는 이러한 국가가 시달려야 하는 정치적인 이유로 서구권에서 열리는 육상 경기에 종종 참여하지 못한다. 그리고 결국 남들의 권유로 시작한 달리기를 마찬가지로 남들의 권유로 그만두게 된다.

 

작가 에슈노즈는 특히 주인공 에밀 자토페크의 달리기를 향한 순수한 열정에 주목한다. 지구에서 가장 빨리 달리는 남자였던 '달리기 기계' 에밀은 그 독보적인 달리기 기법으로도 유명했는데, 주위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속도를 높이는 데에만 집중해 달리는 에밀의 스타일은 다음과 같았다.

 

에밀은 팔도 아무렇게나 움직였는데 주먹을 꽉 쥐고 가슴팍에서 혼란스럽게 굴러다니게 했다. 그런데 누구나 이구동성으로 달리기는 팔로 하는 거라고 한다. 몸체를 앞으로 추진시키기 위해서는 다리에 체중 부담을 덜어 주도록 상반신을 이용해야만 한다. 장거리 경기에서는 머리와 팔의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은 효과를 낳게 마련이다. 그런데 에밀은 정반대였다. 그는 팔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힘을 너무 위에서 줘서 이상한 동작 선을 그리고 너무 높이 올라갔다가 뒤로 툭 떨어지며 흔들거리는가 하면, 아무렇게나 터무니없는 몸짓을 하고 어깨 역시 덜덜 떨리고 팔꿈치는 무거운 짐을 든 것처럼 잔뜩 위로 올라가 있었다. 그의 뛰는 모습은 자신의 그림자와 싸우고 있는 권투 선수 같았고, 트랙을 게걸스럽게 뜯어먹는 듯한 조화로운 다리 움직임만 빼면 그의 몸통 전체는 고장 나서 삐걱거리는 고통의 기계처럼 보였다. 한마디로 말해 그는 남들처럼 하지 않았고 남들은 가끔 에밀이 아무렇게나 한다고 생각했다. - pp.50~51

 

에슈노즈는 에밀의 행동, 태도, 대화 등을 무심한 듯 담담한 어조로 읊어 가는 가운데 특유의 지극히 세밀한 묘사를 녹여 내 우리 스스로 에밀의 성격을 미루어 짐작하도록 한다. 에밀은 기존의 달리기 교본으로 여겨졌던 것들에 현혹되지 않고 위와 같이 스스로 터득한 달리기 주법을 고수하며 기록을 달성해 나가기 시작한다. 고통을 즐기는 성격이었던 그는 피곤해지거나 속도가 느려질 것 같으면 되레 속도를 높이려 애를 썼다. 이렇듯 오직 '빨리 달리기'에만 관심이 있었던 에밀은 결국 누구보다도 앞서 달리게 된다. 에슈노즈는 이러한 에밀의 달리기를 향한 열정 가운데 스포츠 고유의 미(美)를 발견하고, 경쾌한 리듬으로 이 아름다움을 재현해 낸다.

 

그리하여 [달리기]는 제목 그대로 '달리기', 즉 달리는 행위 그 자체를 주목한다. 마라톤의 뼈를 깎는 고통과 시련을 말 그대로 가지고 노는 듯한 에밀의 달리기는 우선 놀라움으로 다가온다. 이어 에밀은 우리가 그동안 잠시 잊고 있었던 달리기의 쾌감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육체적 한계를 끊임없이 극복해 가며 최대한 빨리 달리고자 하는 에밀의 맹목적인 열망이 마음 깊은 곳을 뒤흔든다. 

 

그는 항상 시상대 맨 위에 서 있었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간결한 표현과 세밀한 주변 환경 묘사, 빼놓을 수 없는 유머, 달리기를 이토록 담담한 문체로 설명해 내는 놀라운 재주에 감동하면서 읽은 책이다.

 

주인공 에밀 자토펙(Emil Zatopek, 1922~2000)은 실존 인물이다. 1952년 올림픽 게임에서 3개의 금메달을 거머쥔 육상 선수인 그는 체코슬로바키아 출신으로,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과 소련 치하 암울했던 시대를 살았다. 사회주의의 미덕을 진심으로 믿었음에도 결국 사회주의를 온전히 따를 수 없었던 자토페크의 파란만장한 삶이 담긴 작품 [달리기]는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아 일반적인 전기 소설의 형식을 차용하면서, 주인공이 달리기를 시작하기 직전부터 달리기를 그만두는 시점까지 한정해 밀도 있게 다루고 있다. 에슈노즈의 차분하면서도 권위 있는 어조로 재구성된 에밀의 삶은 깔끔하고 우아한 문체의 힘 아래 묵직한 감동을 안긴다. 

 

참고 

달리기 인터파크 책 소개

나무위키 에밀 자토펙

[달리기와 인문학 2] 새는 날고, 물고기는 헤엄치고, 인간은 달린다 

Biography Emil Zatopek

 

달리기 장 에슈노즈

 

달리기 장 에슈노즈

 

 

 

 

반응형

더욱 좋은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