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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무슨 일이 벌어지든 다 나를 위한 것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고양이 31장

지구빵집 2021. 7. 2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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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무슨 일이 벌어지든 다 나를 위한 것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고양이 31장 

 

7월이 시작한 지 벌써 18일 째다. 앞서 지난 6개월처럼 남은 6개월도 무언가 잘해보자고 생각한 남자는 마음이 바쁘다. 서두르고 조급하다는 것은 이미 졌다는 이야기다. 함께 일했던 동료로부터 거래처를 소개받거나 블로그를 보고 연락이 와서 막 일하고, 막 돈을 벌고, 막 원하는 길을 걷고 싶은 남자는 서두른다. 전혀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말이다. 어디 마음대로 되는 일인가? 

 

준비 없이 우연으로 잘 되는 일은 거의 없다. 우연이나 행운도 준비된 사람이 노력한 일에 곱하기를 통해 결과를 낳을 뿐이다. 자기가 준비한 노력에 행운을 곱한다고 한다. 아무리 큰 행운이 찾아와도 노력이 0 이면 결과는 아무것도 없다. 늘 계획을 세우기로 한다. 7월 계획을 세운다. 영상을 찍고, 강의 자료를 만들고, 제품 설계를 하고, 무슨 일을 하고, 돈을 어떻게 벌 것인지 계획을 A, B, C처럼 여러 개를 짜기로 한다.  

 

금요일 저녁부터 체한 증상으로 이틀 동안 심하게 앓았다. 항상 아랫배에 힘을 주고 배를 속으로 들여보내고 걷고 활동하던 버릇을 편하게 힘을 빼고 아랫배가 자연스럽게 아래로 가게 버릇을 들이기 시작한 지 이틀 만에 생겼다. 금요일도 많이 먹거나 급하게 먹지도 않았는데, 아니 누가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고 체하겠는가? 술도 술이고, 담배도 담배지만 특별히 원인을 찾지 못했다. 습관 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결과도 좋은 습관으로 나오듯이 안 좋은 현상 또한 안 좋은 습관에서 생긴다. 

 

부모를 포함해 남매들과 함께 하면서 할 일을 항상 외면하고 떠넘기고 도망갔던 남자는 막다른 골목에 도착했다고 생각했다. 진작에 손을 쓸 일이었는데 남자는 그러지를 못했다. 끝내 재앙과 마주치고 나서야 해결책을 찾는 버릇은 인간 고질적인 습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 상태가 많이 편하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 엄마 입원일로 부모님 계신 청주에 내려가야 한다. 사람이 힘들어하는 일 대부분은 일 문제가 아니라 관계 문제다. 일이 힘들거나 일 자체가 싫은 경우는 거의 없다. 결국은 관계 문제가 우리가 겪는 문제의 거의 90% 문제인 문제다. 

 

당뇨로 인한 혈당과 다른 증상을 안정화하고, 금요일 작은 누나가 내려오실 때까지 입원을 해야 한다. 남매들과 큰 누나 사이에 좋지 않은 관계도 가능하다면 남자 스스로 완충지대를 만들어야 한다. 큰 누나의 고생으로 다들 편하게 지낸 남매들은 각자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치료를 받아야 하는 큰 누나도 입원을 하든, 투석을 위한 혈관 수술을 하든 남자가 길을 만들기로 한다. 남자는 자신도 놀라는 와중에 스스로 정한 모든 경계를 허물고 있다.

 

늦었다고 생각하는 문제에 있어서 늦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늦었다고 생각하면서도 행동하지 않는 게 문제였다고 나중에야 깨닫는다. 남자는 일찍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다.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행동한다. 무엇이든 균형을 맞추어야 직성이 풀리고, 수저와 덮개와 요리 그릇이 짝을 이루는데 목숨 거는 사람이다. 필요한 것이 딱 원래 있던 자리에 있어야 편안한 사람이다. 지금도 그래야 한다고 한다고 생각한다. 약간은 다르더라도 태연하게 받아들이는 훈련도 이젠 막바지에 이른 게 아닌가 생각한다. 유연하고 부드러운 사람은 언제나 강한 사람이다. 조급하고 서두르고 스스로 정한 규칙이 많은 사람은 오래 버티지 못한다.

 

힘든 상황에서도 친밀감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누구나 한계를 뛰어넘고 싶은 생각을 한다. 실제로 남자는 언제나 자신이 가진 한계를 넘어서는 행동을 한다. 그게 사랑인지는 모르지만 여하튼 그렇다. 사실 그런 사랑을 준 사람은 부모님이 유일하다. 엄마가 위험에 처해 있다면, 위험도 보통 위험이 아닌, 죽음이 점점 다가오는 위험에 처해 있다면 남자도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맞다. 엄마를 잃으면 남자는 많이 슬플 거라고 생각한다. 

 

집 주위에서 울어대고 가끔 국물멸치나 소시지로 밥을 챙겨주며 돌봐준 길냥이가 요즘은 뜸하다. 우리 집을 비롯해 아래 집에서, 특히 암고양이를 키우는 아랫집 문 앞에서, 길냥이는 유독 기웃거렸다. 보통 길냥이들은 중성화 수술을 했다는 표식으로 왼쪽 귀(우리가 보기에)를 약간 자른다. 우리 길냥이도 왼쪽 귀가 잘려있어 수술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간혹 공공사업으로 수술비만 받아 챙기고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는 나쁜 수의사도 있다고 하는데 우리 길냥이가 그런 경우다. 아랫집은 고양이를 키우고 있었고, 그래서 자꾸만 길냥이가 대시를 하다가 방충망을 다 찢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주인집과 2층 집 불평으로 모두 외면하기로 했나 보다. 버림받은 길냥이를 위해 사료와 통조림 두 개 사 왔다. 눈치를 봐가며 사료를 주어야 하고, 털이 반짝반짝 빛나는 고양이를 보고 싶다. 남자는 사람 행동으로 그 사람을 이해하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31. 피타고라스의 지혜

 

내게 무슨 일이 벌어지든 다 나를 위한 것이다.

이 시간과 공간은 내 영혼이 헌신을 위해 선택한 차원이다.

내가 사랑하는 이들과 친구들은 내가 얼마나 사랑할 수 있는지 깨닫게 해 준다.

내 적들과 삶의 여정에서 만나는 무수한 장애물들은 나의 저항력과 투쟁력을 확인하게 해 준다.

내가 부닥치는 문제들은 내가 누구인지 깨닫게 해 준다.

나는 내 행성을 선택했다.

나는 내 나라를 선택했다.

나는 내 시대를 선택했다.

나는 내 부모를 선택했다.

나는 내 육체를 선택했다.

나를 둘러싼 것이 내 욕망에서 비롯됐다고 인식하는 순간 나는 불평할 수도 부당하다고 느낄 수도 없다.

더 이상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낄 수도 없다.

나는 내 영혼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이런 특정한 시련들이 필요한 이유를 이해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혹시라도 내가 잊어버릴까 봐 이 메시지는 밤마다 꿈으로 나를 찾아온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은 내게 가르침을 주기 위해 존재한다.

내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나를 진화시키기 위해 일어난다.

 

 

배롱나무 꽃 피고 7.15 매미 울기 시작 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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