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심리학 2, 감정의 가격, 댄 애리얼리
저는 여러분과 이 수업을 함께할 댄 애리얼리입니다. 생각해보면 돈이란 인지적이고 이성적입니다. 돈과 관련된 일은 신중히 처리하지만, 돈에 관해 결정을 내릴 때 많은 부분 감정이 영향을 끼치죠.
간단한 예를 들어 설명해볼게요. 질문 하나 할까요? 사과와 초콜릿 중 어떤 걸 더 좋아하시나요? 둘을 비교하면 초콜릿보다. 사과가 건강에 좋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먼 미래에 뭘 고를 건지 물어보겠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년 후 말입니다. 선택권이 있다면 어떻게 할 건가요? 먼 미래라면 대부분은 사과를 고릅니다. 초콜릿 대신 건강에 좋은 사과를 택하죠. 그렇다면 1년 후가 아니라면 어떨까요? 지금으로부터 한 달 후라면요? 한 달 후라도 사람들은 초콜릿이 아닌 사과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이라면 어떨까요? 여기 사과와 초콜릿이 있습니다. 냄새를 맡아보세요. 어떤 게 더 좋으신가요?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하죠 "초콜릿 주세요" 이게 흔히 말하는 시간선호 현상입니다.
결과가 현재로부터 멀리 있을 땐 이성적인 결정을 내리지만 현재와 가까워질수록 감정에 더 영향을 받는다는 개념입니다. 이성은 사라지고 선호도에 변화가 일어나죠. 미래를 위해서는 사과를 택하지만 눈앞의 현재에는 초콜릿을 택합니다. 현재와 미래를 비교하는 이 개념은 어디에나 존재합니다. 돈과 관련된 결정에 존재하고 건강도 마찬가지죠. 일을 미루는 것이라든가 자는 것, 약을 먹는 것 운전할 때 문자를 보내는 것 그리고 환경에도 존재하죠. 이 개념은 모든 일에 영향을 끼쳐요. 먼 미래의 일을 생각할 때 우리는 이성적이니까요. 문제가 다가올수록 우리는 감정적으로 변합니다. 결정이 감정의 끈을 강력히 잡아당긴다면 그쪽으로 끌려가게 되는 거죠.
시간선호 현상과 더불어 감정은 우리의 결정을 상당히 변화시켰습니다. 감정이 금전적 결정에 영향을 주는데 이를 공짜 효과라고 부릅니다. 물건이 공짜일 때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인도에서 온 이야기를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신생 아이스크림 회사가 거리에 아이스크림 자판기를 설치했습니다. 사람들이 자판기에 돈을 넣고 버튼을 누르면 아이스크림이 나오죠. 그런데 홍보를 위해 아이스크림을 공짜로 제공했어요. 아이스크림은 그렇게 비싸지 않은데 그걸 아예 공짜로 만든 겁니다. 어떻게 됐을까요? 사람들이 줄을 섰습니다. 아주아주 길게요. 그때 비가 내렸죠. 비가 오자 사람들은 달리기 시작했어요. 어디로 갔을까요? 우산을 사러 갔어요. 우산을 사 온 뒤 다시 줄을 섰습니다. 우산이 아이스크림보다 비싸잖아요. 그런데 사람들은 계속 줄을 섰죠. 공짜가 특별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아이스크림을 3달러에서 1달러로 할인하면 사는 사람이 평소보다 조금 더 늘어납니다. 그런데 1달러에서 무료가 되면 사람들이 줄을 서고 1달러보다 더 큰 금액도 서슴없이 쓰죠. 공짜를 얻는 특권을 누리기 위해서요. 감정은 결정에 영향을 끼친다고 말합니다.
시간선호 현상이나 공짜 효과도 결정에 영향을 주지만 이보다 더 큰 게 있습니다. 바로 소유 효과라는 것인데요. 제가 조금 더 시간을 들여서 이 효과에 관해 제가 했던 연구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저는 듀크 대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학교에는 아주 우수한 농구팀이 있고 이 농구팀은 캠퍼스 문화의 큰 부분입니다. 경기 전에 많은 학생이 티켓 때문에 몇 주 동안 텐트를 치고 야영까지 합니다. 야영을 하고 알람을 설정하고 텐트 친 장소를 지키고 비가 와도 티켓을 구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텐트에서 잠을 잡니다. 그러다가 어떤 해에는 훨씬 더 많은 학생이 야영을 했습니다. 학생들에 비해서 티켓은 충분치 않았죠. 어떻게 했냐고요? 복권을 만들었어요. 야영을 하는 모든 학생에게 티켓을 줄 수 없으니 복권을 만든 거죠. 학생들 중 일부만 티켓을 얻는 겁니다. 학교는 복권에 당첨된 학생들과 떨어진 학생들 이름을 목록으로 작성해서 공개했습니다. 전 그곳으로 달려가서 목록을 복사한 다음 학생들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당첨된 학생과 떨어진 학생 모두에게 전화를 걸었죠. 그런데 이게 보통 때라면 티켓을 사는 사람과 사지 않는 사람은 농구에 대한 애정 자체가 달라요. 티켓을 사는 사람과 사지 않는 사람은 농구에 대한 애정 자체가 달라요. 하지만 이 경우에는 모두가 야영을 했고 모두가 티켓을 원했고 복권 추첨을 했기 때문에 같은 조건이었죠. 당첨된 학생이 떨어진 학생보다 농구를 더 사랑한 건 아니었고 무작위였죠. 실험하기 딱 맞는 조건이었습니다.
저는 전화를 걸어서 농구 티켓에 당첨된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티켓을 사고 싶은데요 얼마를 주면 팔 건가요?" "최소 어느 정도면 될 것 같나요?" 티켓을 사고 싶은 사람인 것처럼 물어보면서 협상을 시도했습니다. 그리고 떨어진 학생에게도 전화를 했죠. "티켓 당첨에서 떨어졌죠? 저한테 티켓이 있어요." "최대 얼마까지 돈을 낼 수 있나요?" 이렇게 협상했죠. 여기서 질문입니다. 티켓을 가진 학생과 가지지 않은 학생에게 티켓의 가치가 달랐을까요? 저는 티켓을 가진 학생에게 최소 얼마에 팔 건지 물었고요. 티켓이 없는 학생에겐 최대 얼마에 살 건지 물었습니다. 두 가격이 비슷했을까요? 이성적으로는 비슷할 거라고 생각할 겁니다. 이건 농구와 돈에 관한 것이고 선택권은 같으니까요. 농구와 돈, 두 가지죠. 그런데 결과는 차이가 컸습니다. 티켓을 가진 학생의 최소 희망 가격은 티켓을 팔 때 최저 금액은 평균 2,410달러였습니다. 무려 2,410달러였죠. 반면 티켓이 없는 학생이 티켓에 쓸 수 있는 최대 금액은 170달러였어요. 큰 차이가 있습니다. 티켓을 가진 학생은 티켓의 가치를 크게 여겼고, 티켓이 없는 학생은 가치가 그렇게 크지 않다고 생각했죠. 무작위로 티켓을 갖거나 갖지 못하게 된 바로 그 사람들이요.
학생들과 협상을 끝내고 가격을 그렇게 정한 이유를 물어보며 제가 깨달은 게 있습니다. 티켓의 가치를 평가한 방법과 가격을 그렇게 정한 이유를 물어봤는데요. 그 두 그룹의 얘기가 아주 다릅니다. 티켓을 가진 학생은 농구 경기로 듀크 대학교에서 아주 중요한 순간을 경험할 거라고 답했습니다. 자기 아이들에게 두고두고 얘기하게 될 순간이고 바로 이 티켓이 추억을 쌓을 기회라는 겁니다. 티켓이 없는 학생은 170달러면 술집에 가서 농구 경기를 볼 수 있고 운동화까지 살 수 있댔죠. 양측 학생들의 대답을 살펴보면 각자의 견해에서 가치를 판단한다는 걸 알 수 있죠. 티켓을 가진 학생은 티켓의 가치와 티켓을 팔면 포기해야 할 것을 생각했고요. 티켓이 없는 학생들은 돈의 가치와 티켓을 사면 포기할 것을 생각했습니다.
이게 바로 소유 효과의 기본 발상입니다. 소유 효과는 우리가 모든 것을 자신의 관점에서 평가한다는 겁니다. 우리가 티켓 주인이라면 티켓은 대단하고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티켓이 없다면 돈이 매우 중요하고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것이니 지키려고 할 겁니다.
이번에는 다른 종류의 소유 효과를 설명해 보겠습니다. 바로 이케아 효과라고 하는 건데요. 이케아라고 아시나요? 이케아는 스웨덴의 가구 회사인데 매장에서 가구를 살 수 있지만 완제품이 아닌 부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스스로 조립해야 합니다. 어쨌든 어느 날 저는 이케아에서 가구를 샀습니다. 장난감용 서랍을 사서 집에 돌아와 혼자 조립을 시작했어요. 저는 조립 같은 걸 잘하지 못합니다. 드라이버도 못 다루고 망치도 못 다뤄요. 실수를 많이 했고 잘못된 곳에 부품을 넣은 데다 설명서는 알아보기 어려워서 그날 내내 짜증 나는 오후를 보냈습니다. 그 뒤로 몇 달이 지나고 아이들 놀이방에 들어갈 때마다 제가 직접 조립한 서랍장을 보면 약간 행복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그때마다 서랍을 보며 말했죠. "우리 오후 내내 시간을 보냈지? 내가 널 만들었어." 저는 궁금해졌습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만들고 나면 우리 자신이 만들었단 이유만으로 그 물건을 좋아하게 될까요? 그래서 실험을 하기로 했습니다. 사람들에게 종이접기를 부탁했죠. 설명서를 나눠주자 사람들은 종이접기를 시작했어요. 그리고 얼마면 완성품을 팔 건지 물었습니다. 사람들은 돈을 꽤 불렀죠 종이접기를 한 사람들은 자기 작품에 많은 돈을 원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그룹에게 물었죠 "저 사람들이 만든 건데 얼마에 사시겠습니까?" 가격 차이가 아주 컸어요. 종이접기를 했던 사람은 자기가 만든 작품이 멋지다고 생각했지만, 종이접기를 안 한 사람은 그 정도로 좋게 평가하진 않았죠.
소유 효과와 마찬가지로 직접 만든 물건에는 더 큰 애정이 따라옵니다. 종이접기를 할 때 이랬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죠.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결과물이 별로 멋지지 않더라도 만든 사람한테는 어떤 부분이 특별하고 좋게 느껴질 거라고요. 따라서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만큼 안 좋아해도 난 내 작품이 좋아'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완성품을 얼마나 좋아할지 예상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결과는요? 종이접기를 한 사람은 완성품을 좋아했고, 안 한 사람은 엉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종이접기를 한 사람은 타인도 자신만큼 그걸 좋아할 거로 생각했습니다. 저희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과정이 복잡하거나 설명이 명확하지 않은 게 완성품 선호도에 영향을 미칠까요? 제가 이케아 가구를 조립할 때 걸린 시간만큼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 어떨까요? 조립하는 게 너무 복잡해서 실수도 잦고 오래 걸렸죠. 그래서 사람들에게 종이접기를 부탁하면서 내용이 엉성해서 따르기 힘든 설명서를 제공했습니다. 어떻게 됐을까요? 처음에 종이접기를 한 사람들은 완성품을 좋아했고, 안 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죠. 고난도 종이접기를 한 사람들은 완성품을 훨씬 더 좋아했습니다. 안 한 사람들은 어땠을까요? 반응이 훨씬 더 안 좋았죠. 왜냐고요? 엉성한 설명서 때문에 완성도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반면 종이접기를 한 사람들은 그걸 좋아했죠.
이케아 효과처럼 우리가 만든 걸 좋아한다는 생각은 다른 비이성적 경향과 비슷합니다. 장단점이 있는데요. 가장 큰 단점은 애정이 우리의 눈을 가린다는 거죠. 우린 자신의 생각과 결과물을 사랑합니다. 장점은 우리가 결과물에 더 헌신하게 된다는 거죠. 저는 연구자입니다. 저와 제 학생들이 창작물을 사랑하게 되는 것은 멋진 일이죠. 연구에 애정을 갖는 것도 멋진 일이고요. 더 의욕에 차고 신경 쓰고 시간도 많이 씁니다. 그러니까 축복이면서 저주이기도 합니다. 두 가지가 약간씩 섞여 있어요.
하지만 이 짧은 강의는 돈과 감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감정이 돈에 관한 결정에 영향을 주는 방식은 많습니다. 지금까지 세 가지 효과를 살펴봤는데요. 미래의 이상과 현재의 격차를 좁혀갈 때 감정적 요소가 어떻게 발생하는지, 그리고 수많은 감정이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봤죠. 공짜 효과에 관해서도 얘기했습니다. 공짜는 매력적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줄을 서는 데 걸리는 시간 같은 건 잊어버립니다. 마지막으로 소유 효과에 관해서 알아봤습니다. 자신이 뭔가를 가지고 있을 때 그걸 더 좋아한다는 개념입니다. 특히 우리는 직접 만든 것을 좋아합니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수록 더 좋아하죠.
이 모든 효과를 전부 고려하면 삶에서 뭘 배제하고 뭘 수용할지 생각하게 됩니다. 그중 일부 효과는 무시할 줄도 알아야 하죠. 가령 공짜 효과 같은 거요. 함정에 빠지면 안 됩니다. 하지만 이케아 효과 같은 건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합니다. 식사를 직접 준비하거나 고장 난 스피커를 직접 고쳐보는 겁니다. 노동이 애정을 부른다면 시간과 돈, 노력을 투자하기에 좋을지도 모르니까요. 지금까지 돈과 감정에 대한 강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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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좋은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