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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러너스

2022년 6월 달리기, 모든 것은 스쳐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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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법이 복잡해 보이지만 생각보다 그 비결은 단순하다. 우리가 성공할 만한 행동과 선택만 하면 된다. 성공할 만한 행동과 선택을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뇌다. 우리는 생존 본능에 따라 늘 예측하고, 기대하고, 다시 예측하고 그 생각에 기반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선택한다. 여기서 생존하기 위해 예측한다는 말은 일을 계획하고, 변수를 추측하고 예기치 않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플랜을 만드는 일과 다른 의미다.

 

오늘은 400미터 야소 yasso 훈련을 한다. 400미터를 99초 이내에 달리고, 200미터를 3분 동안 아주 천천히 달린다. 이것을 7회 반복하는 훈련을 한다. 몸이 좋지 않은 기분을 느낀다. 기분을 느끼는 일도 예측이다. 힘들게 한 번 달린다. 몸이 앞으로 안 나간다고 또 느낀다. 저금 더 무리하면 몸이 박살 날 것 같다고 예측한다. 혹시 부상이라도 오지 않을까 예측한다. 2회, 3회 반복하면서 점점 훈련하는 무리에서 뒤처진다. 이렇게 기운을 몽땅 빼고 나면 다른 일은 어떻게 할까 하면서 예측한다. 그만 예측하기로 하고 5회, 6회전을 90초로 달린다. 잘 달리지만 예측한 결과로 7회까지 버티기엔 역부족이다. 예측하지 않아야 한다.

 

예측은 삶을 지루하게 한다. 우리는 연애를 예측하고, 주머니 사정을 예측하고, 날씨를, 정치를, 건강을, 커리어를 온갖 것을 예측한다. 그 모든 게 앞으로 어떻게 될지 우리는 이미 확실한 생각을 갖고 있다. 새로운 변화와 흥분, 모험과 열정을 원하면서도 익숙한 것에 중독된 상태, 익숙한 것이 구정물처럼 우중충하더라도 말이다. 이걸 우리는 '삶'이라고 부른다. 

 

 

6월 1일 수요일. 등용문 왕복 10km

첫날과 겹치고 매월 마지막 날과 겹치는 날 다리기를 하면 기분이 좋다. 왠지 모르지만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고, 모든 일이 잘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6월 2일. 목요일 훈련. 관문 운동장 400m 야소 7회.

 

예측하지 말 것. 지금의 상태를 무시하고 어떻게 될 거라고 예측하지 말 것.

 

학생들과 대련할 때는 두렵다. 건장한 몸과 번개처럼 빠른 동작, 칼은 바람처럼 움직이고, 거대한 성처럼 안정감이 느껴진다. 도저히 빈틈이 없다. 

 

6월 5일 토요 정모. 쉬었다.

 

3일 동안 달리기와 검도를 했더니 힘이 없다. 아침 일찍 정모 장소인 영동 1교로 나가서 복근 운동을 하고 준비 운동을 한다. 정작 달릴 때가 되어서는 함께 달리지 않는다. 쉬기도 하고 그린그린 카페 앞 벤치에서 책을 읽으면서 관문 운동장 왕복하는 동료를 기다린다. 끝나고 중식당을 운영하는 선배가 점심 대접을 한다고 해서 갔다. 7년을 역삼역에서 장사를 하시고 옛 국기원 자리로 다시 이전을 하신다고 했다. 그러니까 이곳은 오늘이 마지막 방문이다. 우리가 가면 룸으로 되어있는 별실로 안내를 했고, 연태구냥을 주었고, 필자 선배가 직접 요리한 음식을 주었다. 모란꽃 벽지가 눈에 박힌다. 정든 곳도 언젠가는 떠나게 된다. 떠날 때 슬프다면 정이 많이 든 것이고, 무심하게 떠날 수 있다면 정이 들지 않았든가 감정이 깊게 배어 있지 않아서 그렇다. 달리기를 시작하고 나서 몇 안 되는 많은 추억을 만든 장소가 하나 없어진다. 동료들과 40도짜리 연태구냥에 팔보채, 새우요리, 짬뽕을 먹고 헤어졌다. 

 

호자와 늦게까지 남았다. 호자가 성자 선배와 전화를 하더니 2시 30분에 약속을 했다. 저번 주에 시골 가느라 만나지 못해 미안했는데 잘됐다고 생각하고 기다렸다. 성자 선배와 사모님을 호자와 함께 근린공원에서 만났다. 아름답고 예쁘다는 말은 누구나 좋아한다. 실제로 자기가 아름다운 것처럼 느껴지고, 아주 예쁠 가능성도 있고, 아니면 앞으로는 아름답고 예쁠 것이라는 확신도 들고 해서 기분이 좋은 것이다. 밀린 이야기도 나누고, 아이스크림도 사 먹고 김가네 양꼬치집으로 갔다. 양갈비를 주문하고, 술은 우리는 연태를 시키고, 형님은 맥주를 시킨다.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형수님이 아름다워 보였다. 간혹 별다른 선택을 하지 않고 그냥 머무는 일도 아름다운 일이다.

 

6월 7일 화요일 훈련. 조깅 8회전, 100미터 질주 4회, 5km 지속주로 달렸다. 22분 30초

 

성자 선배와 현자가 부쩍 훈련을 빠지고, 시간에 맞춰 나오지도 않는다. 스스로 좋다고 생각하고, 정한 규칙을 지키며 변화하는 사람의 눈에는 변화하지 않는 모든 세부적인 상황이 눈에 들어온다. 자칫 겸손함을 잃어버리고 오만해지기가 쉽다. 안 보이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면 좋은 일일 수도 있지만 더 많이 참아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 대부분 사람은 가르치는 것을 잘한다. 비평, 평가, 충고, 조언은 누구나 잘한다. 

 

사람은 만나는 사람이 다르면 생각이나 행동이 변한다. 어느 쪽이든 상관은 없다. 늘 머무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심지어 자기가 변하지 않아도 환경이나 자연이 변하기 마련이다. 마음에 깊이 받아들이고 항상 정성을 다한다. 6월 18일 첫 공식행사인 산행이 있다. 준비를 해야 한다. 

 

아랫집에 젊은 부부가 고양이를 키웠던지 길고양이 포도가 자주 치근대고 아침저녁으로 와서 귀찮게 했다. 고양이가 주인집에서 뭐라고 하는지 알 턱이 없으니 우리 집에도 자주 들러서 멸치와 고양이 사료를 떨어지지 않도록 준비했다. 일주일 전부터 고양이가 이상하게 와서 자주 울고, 집안으로 들어오기도 하고, 친근함을 표시해서 웬일인가 봤더니 아랫집이 어느새 이사를 갔다. 밤에도 불이 켜지지 않았고 가끔 아랫집에서 창문을 열고 포도를 맞이하는 일도 없어졌다. 고양이가 충격을 받아서 영혼이 빠져나갔는지 많이 힘들어한다. 이전에 하루에 한 번 먹이를 주면 먹을까 말까였는데 이젠 하루에 세 번씩 온다고 아내가 말한다. 창문 밖 베란다나 담장에 가만히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길냥이에게 밥을 주는 다른 장소도 없어졌는지 살도 많이 빠졌다. 털갈이를 시작했는지 쓰다듬으면 털이 많이 빠진다. 

 

6월 9일 목요일 훈련. 

화요일 목요일 훈련 때 15분 정도 일찍 나가서 복근 운동을 하고 있다. 바디 프로필을 찍어보겠다.

 

6월 11일 토요일 훈련

계속 지친다. 원자랑 5km 걸었다. 

 

6월 14일 화요일 훈련. 5km 지속주 달리는데 왼쪽 발목 통증으로 중단.

 

6월 16일 목요일. 여전이 왼뽁 발목이 불편해 쉼

 

6월 18일. 토요일 정기 산행 행사일. 청계산 B코스 산행

 

6월 21. 화

낮이 가장 긴 하지 날이고, 어드벤처 디자인 2 콘테스트 발표회가 있고, 1학기 공식 종강일이라 훈련은 쉬었다.  

 

6월 23일 목요일.

장마가 시작한다고 비가 내리고, 줌 회의가 저녁에 있고, 기상위성센터 출장 준비로 오락가락하는 날씨로 훈련은 나가지 않았다. 버릇이 되면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 그래서 결국은 떼어낼 수 있다. 어떤 것도 이런 식으로 멀어지고 잃어버릴 수 있다. 나쁘다거나 좋다거나 그것은 오직 자기 판단과 기준에 따라 다르다. 다른 것들이 판단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6월 25일. 토요일. 청주에서 무심천 달리기 10km

 

6월 28일. 관문 운동장 지속주. 

관문 운동장 훈련은 화요일, 목요일 열린다. 7시에 모여서 준비 운동을 한다. 남자는 되도록 20분 정도 일찍 나와 매트를 깔고 복근 운동을 매일 한다. 준비운동을 마치면 조깅 포함해 10회전을 달리는 데 400미터 트랙을 8바퀴 달리고 100미터 질주 4회를 한다. 이건 본 훈련에 앞서 기본적으로 달리는 일이다. 몸을 풀고 나면 잠시 쉬고 본 훈련에 들어간다. 보통 두 번 중에 한 번은 약소 800미터, 야소 400미터 달리기를 8회 한다. 그러니까 400미터 트랙 한 바퀴를 120초에서 110초로 빠르게 한 바퀴나 두 바퀴를 달리고 휴식으로 400미터 트랙을 약 3분으로 아주 느리게 달린다.

 

목요일은 지속주로 5km를 4분 35초 속도, 400미터 트랙을 110초 이내로 달리는 속도로 달린다. 훈련은 늘 힘들다. 힘든 일을 하고 나면 기분은 좋다.

    

오늘은 잘 달리다가 망쳤다. 달리다가 축구장에서 굴러오는 공을 발 앞부분으로 툭 차 주었는데 갑자기 얼마 전 접질려서 아팠던 발목에 통증이 와서 지속주를 중단했다. 늘 사속한 것이 일을 망치게 한다. 가장 먼저 사소한 것, 일어나지 않을 법한 것들을 먼저 확인한다. 순간순간 인식하고 조심한다. 뇌는 점점 둔화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면 좀 더 대처하기가 쉬워질 것이다. 

 

나이가 들 수록 몸은 차가워지고 몸이 차가우면 병이 걸리기 쉽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따뜻한 곳, 따뜻한 음식, 따뜻한 사람(어린 사람)을 더 찾게 된다. 

 

우리의 정신과 영혼, 마음은 몸에 담겨 있다. 그것들이 빠져나가면 갈 곳은 없다. 몸과 함께 소멸한다. 그러니 몸을 가장 잘 보호하고 다스려야 한다. 63.7kg까지 빠진 저울을 보니 헉하고 놀랐다. 달리고 나니 62.7kg이다. 무언가 문제가 있었다. 공연히 시골에 부모님을 뵈고, 푸른 병원 재활센터에 계시는 큰 누나를 면회 다니고 하다 보면 몸도 마음도 엉망이 되기 일쑤다. 그럴 때는 쉰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입고 잘 쉰다. 몸이 좋아질 때까지 무한정 쉬어도 된다. 사실 최상의 탁월함은 우리 정신이 가장 안정되고 육체적으로 원기 왕성하거나 기운이 충전되면 발휘할 수 있다. 피곤하거나 불편한 몸에서는 아무것도 나올 수 없다. 

 

목요일부터 워크숍을 다녀오느라 목요일 훈련과 7월 첫 정모에는 참석하지 못한다. 몸을 우선 다스려야 할 이유도 있다. 딴 데 신경을 끄고 오직 순간순간 해야 할 일에 집중한다. 가뜩이나 약해진 몸과 마음이 다른 것들을 찾게 하지 말아야 한다. 

 

 

싱글렛 잘 어울려. 관문체육공원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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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좋은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