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수행

호흡 수련 8단계, 틱낫한 강의

지구빵집 2022. 9. 27.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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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중에 '주의 깊은 호흡'에 대한 경전이 있습니다. 여기서 부처님은 16개의 주의 깊은 호흡 연습방법을 가르칩니다. 아주 실용적이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어렵지 않은 연습들입니다. 한두 시간만 수련해도 그 효과를 느낄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연습은 아주 단순합니다. 자신의 들숨과 날숨을 알아채는 것입니다. 오늘 아침에 함께 수행했었지요. "숨을 들이쉬며, 내가 들숨을 쉬는 것을 안다" 들숨이 들숨인 것을 알아채고, 날숨이 날숨인 것을 알아채는 것입니다. "숨을 들이쉬며, 내가 숨을 쉬는 것을 안다." 아주 단순하지요. 하지만 그 효과는 매우 큽니다.

 

"들숨과 날숨 알아채기"

 

[1. 들숨 + 날숨 알아채기]

 

들숨을 쉬는 동안 오로지 들숨에만 주의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들숨이 여러분 마음의 유일한 대상이 되는 것이죠. 이렇게 들숨에 진정으로 집중해서 주의를 기울이면 다른 모든 것은 놓아주는 것입니다. 과거, 미래, 온갖 계획과 두려움과 화를 놓아줍니다. 마음이 오로지 한 가지 대상만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그 마음의 대상이 여기선 여러분의 들숨이 되는 것입니다. "숨을 들이쉬며, 나의 들숨을 알아챈다." 이렇게 마음을 들숨에 집중하고 다른 모든 것은 놓아주면서 자유로워지는 것입니다. 과거에 대한 후회와 슬픔이 있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이 있는데, 이 모든 것을 1,2초 안에 놓아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이 완전히 들숨에만 집중되어 있으니까요. 이렇게 주의 깊은 들숨은 여러분을 자유롭게 해 줍니다. 어떤 의사결정을 할 때에도, 이러한 자유가 있어야 보다 나은 결정을 하게 됩니다. 분노와 두려움의 영향으로부터 해방되면... 여러분이 하는 결정과 선택은 훨씬 나아질 것입니다. 이렇게 들숨 만으로도 여러분은 자유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분도 좋아지죠. 숨 쉬는 것 자체가 기분 좋은 일입니다. 이 연습은 아주 단순하지만 그 효과는 매우 훌륭합니다. 두 번째 연습은 들숨을 끝까지 따라가고, 날숨을 끝까지 따라가는 수련입니다. 이 첫 번째와 두 번째 연습은 언제 어디서든 즐기며 할 수 있는 수련입니다. "숨을 들이쉬며, 들숨을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간다." 이 마커 펜이 들숨이라 가정하죠. 여기서부터 시작되고 손가락은 나의 마음입니다. "숨을 들이쉬며, 들숨을 끝까지 따라간다." 처음부터 끝까지 단 0.1초의 중단도 없이요.

 

그리고 이렇게 들숨을 주의 깊게 쉬며 집중력이 길러지게 됩니다. 들숨에 대한 주의 깊음의 수행뿐만 아니라 집중의 수행도 동시에 이루어집니다. 주의 깊음의 에너지 안에는 집중의 에너지가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기분도 좋아지지요. 숨에 주의를 기울이고 집중하는 것 자체가 매우 기분 좋은 수행이 될 수 있습니다. 고생하는 수행이 아닙니다. 오히려 기분이 훨씬 좋아지죠. 숨을 들이쉬는 것만으로도 요. 공기도 좋고 코도 막히지 않았다면 더욱더 좋겠지요. 이렇게 두 번째 연습은 들숨과 날숨을 끝까지 따라가는 수련입니다.

 

[2. 들숨 + 날숨 따라가기]

 

이 두 연습은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수련입니다. 세 번째 연습은 몸을 알아채는 수련입니다.

 

[3. 몸 알아채기]

 

"숨을 들이쉬며, 내 몸을 알아챈다." 마음을 몸으로 돌아오게 해서, 우리의 마음은 이제 몸이 있는 마음이 되고, 바로 지금, 여기에 우리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서, 온전히 존재하고 진정으로 살아있게 해 줍니다. 그러면 일상생활의 순간순간을 보다 깊이 있게 살 수 있게 됩니다. 몸과 마음이 함께 있을 때에요. 이러한 몸과 마음의 하나 됨을 이루는 것이 바로 세 번째 연습입니다.

 

우리는 컴퓨터 앞에서 두 시간 동안 시간을 보내며 내 몸이 존재한다는 것도 완전히 잊어버립니다. 그러한 순간엔 우리는 진정으로 살아있는 것이 아닙니다. 진정으로 살아있으려면 마음이 몸과 함께 있어야 합니다. 바로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돌아와서, 우리 안과 밖에 있는 삶의 경이로움과 접촉해야 합니다. 플럼빌리지 스님들이 쓰는 컴퓨터에는 "주의 깊음의 종"이라는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어서 15분마다 종소리가 울립니다. 그러면 스님들은 하던 작업을 멈추고 자기 자신에게 돌아와 들숨과 날숨을 즐기며 미소 지으며 자신의 몸을 알아챕니다. 그러면서 몸 안의 긴장을 풉니다. 이것은 부처님이 2600년 전에 추천한 수련입니다. 네 번째 연습이지요. "숨을 들이쉬며, 내 몸을 안정시킨다. 내 몸의 긴장을 놓아준다."

 

[4. 몸 안정시키기]

 

우리가 몸으로 돌아와 보면, 몸 안에 긴장된 부분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우리의 몸이 좀 더 안정을 찾고 고통이 완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숨을 내쉬며 이러한 긴장을 놓아주는 것입니다. 여기까지가 주의 깊은 호흡 수련 1번부터 4번까지인데 이것은 부처님이 추천한 수행이며 우리의 "몸"을 돌보기 위한 부분입니다. 5번 연습부터는 이제 "느낌"의 영역으로 들어갑니다. 5번은 기쁨의 느낌을 만들어내는 연습입니다.

 

[5. 기쁨 만들기]

 

능숙한 수행자는 즐거운 기분과 느낌을 스스로 만들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주의 깊음이 그로 하여금 이미 존재하는 수많은 행복의 요건들을 알아채게 해 준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우리 자신,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것들을 상기시킬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바로 여기에서 우리는 행복할 수 있다는 것, 행복해지기 위해 미래로 달려갈 필요가 없다는 것을요.

 

부처님의 가르침 중에 "지금 이 순간에 행복하게 머문다 (現法樂住)"라는 가르침이 있습니다. 삶이 접근 가능한 시간은 지금 이 순간 밖에는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이 순간으로 돌아오면 수많은 행복의 요소들이 이미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습니다. 그러면 기쁨과 행복은 지금 당장 가능해집니다. "지금 이 순간에 행복하게 머문다"는 표현은 부처님의 담화를 실은 한 경전에 다섯 번이나 나옵니다.

 

[6. 행복 만들기] 

 

경전에서 부처님은 아나타핀디카라는 쉬라바스티라는 도시의 상인을 가르칩니다. 경전의 배경이 된 그날 아나타핀디카 상인은 수백 명의 상인들을 부처님께 데리고 왔습니다. 이 경전은 그들을 대상으로 한 부처님의 가르침이지요. "여러분 모두 바로 여기, 지금 당장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행복을 위해 미래로 달려갈 필요가 없습니다. 미래에 성공을 해야만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마도 부처님은 그 당시에도 사업하는 사람들은 미래와 성공을 위해 지나치게 생각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현법락주"라는 표현, "지금 이 순간에 행복하게 머문다"는 표현을 다섯 번이나 쓰게 됩니다. 한 담화, 경전 안에서요.

 

"Drstā dharma sukha vihara" [drstādharmasukhavihara] 'vihara'는 머문다, 산다 (住)는 뜻이고, 'sukha'는 행복 (樂), 'drsta-dharma'는 현재의 순간 (現法)이라는 뜻입니다. [現法樂住 현법락주] 훌륭한 수행자는 미래에서 행복을 찾지 않습니다. 진정한 수행자는 지금 이 순간으로 돌아와서 이미 존재하는 행복의 요소들을 알아챌 줄 알고 거기서 기쁨과 행복을 만들어낼 줄 압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 그리고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요. 행복은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이것이 행복의 기법이지요. 이렇게 5번은 기쁨을 만드는 연습이고, 6번 연습은 행복을 만드는 수련입니다.

 

7번 연습은 고통의 느낌 또는 감정을 알아채는 연습입니다. "숨을 들이쉬며, 고통의 느낌, 감정이 생김을 알아챈다."

 

[7. 고통 알아채기]

 

진정한 수행은 고통과 싸우거나 내면의 괴로움을 숨기려 하거나 그로부터 도피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수행자는 그런 상황일 때 주의 깊음의 에너지를 만들어낼 줄 알아서 그 에너지로 고통을 알아채고 따뜻하게 감싸줍니다. "안녕 나의 고통아, 네가 거기 있다는 걸 알아. 내가 너를 잘 돌봐줄게." 그것이 화이건 두려움이건 질투이건 절망감이건, 그 고통을 위해 거기 있어야지 도망가면 안 됩니다. 고통과 싸우는 것이 아닙니다. 고통을 강제로 억압하는 것도 아닙니다.

 

지난번 어머니가 울고 있는 아기를 안고 있는 비유를 했지요. 우리의 고통, 아픔은 우리의 아기입니다. 수행으로 만들어진 주의 깊음의 에너지는 아기를 사랑하는 엄마이고요. 엄마는 아기가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겠지요. 그리고 아기를 들어 올려 자신의 품에 다정하게 안습니다. 그것이 바로 수행자가 해야 하는 일입니다. 고통의 감정이 생겼을 때요. 우리의 아기인 고통의 감정을 위해 함께 있어야 합니다.

 

호흡과 걷기 수행을 꾸준히 하여서 주의 깊음의 에너지를 계속해서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주의 깊음의 에너지로 여러분은 자신의 고통을 알아채고 고통을 친절하게 감싸줄 수 있게 됩니다. 불교에서 우리의 의식세계를 설명할 때, "저장소(store)"와 "마음(mind)"을 이야기합니다. 그렇게 우리의 의식을 크게 두 층으로 설명하는데, 아래쪽 층을 "저장 의식"이라 부릅니다. 우리의 두려움, 분노, 절망감 등이 우리 의식의 깊은 곳에 들어 있는데 "씨앗"의 형태로 존재한다고 설명합니다. 저장 의식에 있는 화의 씨앗이 이 아래에서 조용히 잠만 자고 있다면 괜찮겠지요. 웃으며 즐겁게 생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해서 이 화의 씨앗을 건드리게 되면, 씨앗은 에너지의 형태가 되어 위쪽으로 올라오게 됩니다. 아래의 저장 의식에서는 "씨앗"으로서 존재하고 [씨앗 seed 種子 ] Bija. 이 씨앗이 위쪽의 "마음 의식"으로 올라오게 되면 일종의 에너지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는 "마음 현상"이라고 부릅니다.

 

[마음 현상 또는 마음작용 (mental formation)] 그래서 우리가 "화"라고 부르는 마음 현상이 일어나게 됩니다.

 

[마음 현상 (화)] 그래서 수행자는 화가 마음으로 올라오는 것을 알아채면, 곧바로 호흡 수행을 하며 주의 깊음의 씨앗을 초대해서 에너지의 형태로 올라오게 합니다. 주의 깊음도 저장 의식에 있는 씨앗 중 하나입니다. 우리가 훌륭한 수행자라면, 이 주의 깊음의 씨앗은 이미 많이 자라있어서 저장의식에 있는 씨앗 중 중요한 씨앗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가볍게 건드려 주기만 해도 커다란 에너지가 되어 우리의 마음에 나타나줄 것입니다.

 

우리가 만약 수행하지 않는다면, 주의깊음의 씨앗은 매우 작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만약 주의 깊은 호흡과 걷기 명상을 매일 수행한다면, 이 씨앗은 계속해서 자랄 것입니다. 그래서 필요할때 불러서 사용할수 있는 매우 강력한 에너지의 원천이 되어서 마음 의식에 생기는 그 어떠한 현상들도 다룰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그럴때 수행자는 주의깊은 호흡이나 걷기 명상을 시작하고, 그러면 새로운 마음 현상이 마음의식에 나타나게 되는데 이렇게 나타난 마음현상이 바로 주의 깊음의 마음현상입니다. 이 주의깊음의 에너지가 화의 에너지를 돌보게 됩니다. 서로 싸우는 것이 아닙니다.

 

주의깊음의 여러 기능 중 가장 첫째는, "알아채는" 것이지요. 고통을 우선 알아채는 것입니다. 이것이 7번 연습입니다. "숨을 들이쉬며, 내 안의 화를 알아챈다." 또는 내 안의 절망, 질투의 감정 등을요. 일단 알아채기만 하는 것입니다. 그 감정들과 싸우는 것이 아니고요. 주의 깊음이 두 번째로 하는 일은 "감싸주기"입니다. 이것이 8번 연습입니다. 고통을 안정시키는 것이지요.

 

[8. 고통 안정시키기]

 

마치 아기를 안고 있는 엄마처럼요. 아기를 안은 엄마는 아직 아기가 우는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다정하게 안아주는 것만으로도 아기에게는 벌써 위안이 될 것입니다. 수행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직 무엇이 화나 두려움의 근본 원인인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감정들을 알아채고 감싸주는 것만으로도 고통은 금방 줄어들 수 있습니다. 1~2분만 지나도요. 이것이 바로 "고통의 기법"입니다. [7,8번 연습] 앞의 5,6번은 "행복의 기법"이었지요. 기쁨과 행복의 느낌을 만들어내는 기술이고, [7,8번은] 고통의 느낌과 감정을 돌보는 기술입니다. 고통을 안정시키고 안도감을 얻는 수련입니다.

 

그리고 후반부의 연습들은 보다 깊이 들어가서 고통과 슬픔과 두려움을 보다 긍정적인 것으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마치 연꽃을 만들기 위해 진흙을 이용하듯이요. 그렇기 때문에 훌륭한 수행자는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고통으로부터 도피하려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고통과 함께 있으려 노력합니다. 진정한 수행자는 고통의 느낌을 다룰 줄 알고 강한 감정도 다룰줄 알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이러한 "진흙"을 잘 이용하여서 거기서 이해와 자비의 마음을 만들어 내고, 이해와 자비는 진정한 행복의 요소들입니다.  

 

참고 동영상 링크

 

 

틱낫한 스님은 2022년 1월 22일 새벽 1시 30분 베트남 후에의 뜨히우 사원에서 향년 95세로 입적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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