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후생신보 http://www.whosaeng.com/
당뇨병 치료에서 최신 인슐린 요법 - 인슐린요법 저항성
당뇨병은 고혈당 자체보다 고혈당에 의한 만성합병증으로 환자에게 많은 고통을 주는 대사질환이다.
특히 미세혈관합병증인 당뇨병성 신경병증, 신경병증, 망막증 예방과 진행 억제를 위해서는 혈당조절이 필수적이다. 최근 이러한 당뇨병 환자에 대한 조기 인슐린 사용에 대한 장점이 보고되면서 인슐린 치료에 대한 의사나 환자의 인식이 변하고 있다.
후생신보는 이러한 당뇨병 치료에 있어서 인슐린 요법과 관련 국내 당뇨병 치료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당뇨병 치료에서 최신 인슐린 요법’을 주제로 특집을 마련 연재한다.
1. 인슐린요법 저항성.............................................김신곤 교수(고려의대)
2. 인슐린 Injection recommendation.....................권혁상 교수(가톨릭의대)
3. 조기인슐린요법..................................................송기호 교수(건국의대)
4. 다요소인슐린요법...............................................오승준 교수(경희의대)
5. 인슐린+경구혈당강하제 병용................................김혜진 교수(아주의대)
인슐린요법 저항성
당뇨병 환자의 치료제 중 가장 오래 역사를 가진 약물은 1920년대 개발된 인슐린이다. 그 다음에 두 번째로 개발된 약제가 1950년대 등장한 설폰요소제이고, 대부분의 당뇨약제가 90년대에 등장한 당뇨병 치료제 개발의 역사에 비추어 보면, 인슐린은 최장수 약제이다.
오랜 역사를 가졌다는 것은 그 약물의 장단점 역시 잘 알려져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개발된 모든 신약의 공통적인 약점은 장기적 안정성 데이터가 없고, 따라서 rosiglitazone이나 rimonabant의 사례에서 보듯 이후에라도 시장에서 퇴출될 안정성 관련 이슈가 제기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오랜 역사와 풍부한 임상경험을 가진 인슐린은 확실히 장점이 있다.
또한 현존하는 어느 약제도 인슐린 만한 혈당 강하효과를 가지지 못했으며, 용량 제한이 없어 어떤 고혈당도 인슐린으로 낮출 수 있다. 게다가 이상지혈증의 호전에도 도움이 되고, 환자의 자기 주도적 조절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에 저혈당의 위험성이 있는 약제인데다, 체중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한동안 인슐린이 제2형 당뇨병 치료의 뒷전에 밀려있던 때가 있었다. 제2형 당뇨병의 병인에 인슐린 저항성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주창되면서 인슐린을 공급하는 방식의 치료제는 다양한 경구약제를 시도한 후에도 조절되지 않는 경우나, 심각한 고혈당으로 신속한 혈당 강하가 필요한 경우에 국한된 치료제로 인식된 까닭이다.
더구나 주사제라는 문제 때문에 환자들뿐만 아니라 의사들 역시 처방을 꺼린 경향이 있다. 그러나 2006년 발표된 미국과 유럽 당뇨병학회의 권고안을 필두로 최근 들어 인슐린 치료의 중요성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최근의 권고안들은 초기 혈당조절이 실패할 경우 다음 치료로의 신속한 이행 및 조기 인슐린 요법을 강조하고 있다. 이제 인슐린을 마지막 단계의 치료가 아닌 초기 치료 방법 중 하나로 고려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현실에서 환자에게 인슐린을 처방하기가 싶지 않다. 인슐린 치료에 대한 환자들의 거부감과 오해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렇듯 환자가 인슐린 치료에 대해 갖는 부정적 태도와 저항감을 심리적 인슐린 저항성(psychological insulin resistance)이라 부르며, 이로 인해 인슐린 치료를 거부하는 환자가 24~73%로 높게 보고되고 있다.
필자 역시 처음부터 선선히 인슐린을 맞겠다는 환자를 거의 만나보지 못했다. 심리적 인슐린 저항성의 이유로는 인슐린 주사와 관련된 신체적인 측면(불편함, 통증, 주사바늘에 대한 공포(needle phobia), 저혈당과 체중 증가 등)과 주위 사람들을 통해 얻어지는 심리적인 측면이 있다.
홍순화 등의 국내연구에서는 주사와 관련된 신체적인 측면의 거부감보다 ‘인슐린 치료 시작은 당뇨병이 심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인슐린 주사를 맞기 싫다’, ‘인슐린 치료의 시작은 기존치료의 실패를 의미한다’ 등의 심리적 측면의저항감이 높았다. 인슐린 치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의료진이나 가족, 인슐린 주사를 맞는 다른 당뇨병 환자, 언론매체를 통해 형성된다. 특히, 식사와 운동요법, 경구혈당강하제로 혈당 조절에 실패하면 마지막으로 인슐린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는 의료진의 언급은 환자들에게 인슐린은 최후의 치료방법이며, 당뇨병이 말기까지 진행되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실제로 어떻게 환자들의 거부감을 극복할 것인가? 아래 내용은 진료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인슐린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라는 설명문이다. 통상 한 번의 설득을 통해 인슐린 치료를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필자의 경우, 당뇨병으로 인한 증상이 심하거나 당화혈색소 10% 이상의 심각한 고혈당이 아니라면, 인슐린 치료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자료를 제공한 후환자에게 숙고할 시간을 주고 다음 번 진료 때 다시 설득하는 방법을 통상 사용한다.
1. 인슐린 치료는 중증 당뇨병 환자에게만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 예전에는 식사요법과 운동으로 혈당조절을 시작해 경구용 혈당강하제를 사용하고, 그래도 여의치 않으면 인슐린 치료를 시작하는 단계적인 방법을 주로 사용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당뇨병 초기부터 인슐린을 통해 적극적으로 혈당을 관리해 합병증을 예방하는 치료 방법이 소개되고 있다.
2.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는 인슐린이 필요 없다?
그렇지 않다. 제2형 당뇨병 환자의 40% 정도는 인슐린 주사가 필요하다. 당뇨병 초기에 이미 인슐린 분비에 이상이 있는 경우가 적지 않고, 당뇨병의 유병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췌장 기능이 손상돼 인슐린을 생산하기 어려운 경우가 오게 된다. 이처럼 인슐린 분비 기능이 저하된 환자들에게는 인슐린 치료법이 가장 효과적인 혈당 조절법으로 이용될 수 있다.
3. 인슐린 주사는 일단 시작하면 평생 맞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 췌장 기능이 많이 나빠지기 전에 인슐린 치료를 시작하면 췌장을 보호할 수 있고 인슐린 분비능을 회복시켜 인슐린을 중단할 수 있다. 최근에는 당뇨병 초기에 인슐린 치료를 통해 혈당을정상화 한 후 인슐린 투여를 중단하고 식사, 운동, 먹는 약으로 전환하는 사례도 많다. 실제로 당뇨병 진단 초기에 인슐린 치료 후 1년동안 인슐린은 물론 어떤 투약도 없이 정상 혈당을 유지한 예가 50%에 달했다는 보고도 있다.
4. 인슐린 치료는 저혈당 쇼크와 체중 증가를 유발한다.
그렇지 않다. 과거 인슐린 치료를 하던 환자들에서 갑자기 치솟는 인슐린 농도 때문에 저혈당 쇼크가 오는 사례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슐린 농도의 급격한 변화 없이 하루 한번 투여로 일정한 농도를 유지하는 지속형 인슐린이 개발돼 저혈당에 대한 위험을 크게 줄였다. 이러한 지속형 인슐린은 저혈당의 위험을 막기 위한 간식 섭취를 줄여 체중 증가의 부담도 줄였다.
5. 인슐린 주사는 불편하고 아프다.
그렇지 않다. 과거에는 주사 형태의 인슐린만 있었지만 최근에는 펜 타입의 인슐린이 나와 주사의 방식이 간편해졌을 뿐만 아니라 바늘의 굵기 역시 가늘어져 통증이 거의 없다. 실제로 해보면 자가혈당검사보다 인슐린 주사가 아프지 않고 간단하다.
6. 인슐린 주사는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그렇지 않다. 혈당 조절로 삶의 질(기력, 수면, 건강)이 개선되고, 복잡한 약물 치료보다 일상생활의 제약이 오히려 적을 수 있다. 실제로 인슐린 치료 처음엔 누구나 싫어하지만 나중엔 대부분 만족한다.
필자가 보기에 인슐린 치료에 대한 환자의 거부감을 없애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의료인 자신이 생각을 바꾸는 것이다. 소위 의료인 자신의 장벽을 극복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인슐린 치료를 시도해보고, 이를 통해 소박한 성공의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 한번 성공하면 그 다음 번 시도는 그만큼 부담이 줄어들 것이다. 또한 의료인 개개인의 다양한 노하우가 필요하다.
한 예를 들자면, 환자들의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처음 1주일 동안 매일 아침 의원에 와서 인슐린 주사를 맞게 한다는 개원의 선생님을 만난 적이 있다. 이를 통해 주사에 대한 심리적 부담(통증, 어렵다 등)을 해소시키고, 또 매일 인슐린 용량 조정을 통해 혈당이 잘 조절되는 것을 확인시킨 후 환자의 오해가 불식되면 그 때 자가주사를 교육한다는 것이다.
인슐린이 당뇨인의 건강과 행복을 지켜주는 고마운 일꾼이라는 인식이 확대되어, 당뇨인들이 남들 앞에서 눈치보지 않고 당당히 인슐린 주사를 맞는 그 날이 올 때까지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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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좋은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