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국과 제국을 청소한다. 24년 6월에 이곳에 들어온 이후로 단 한 주도 청소를 빼먹은 적이 없다. 유혹과 중독에 약한 사람이지만 무엇인가 이정표가 분명하고, 해야 한다면 절대 빠뜨리지 않는 사람이다. 욕망은 얼마든지 포기할 수 있지만 불쌍해 보이거나,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는 모습은 참을 수 없다. 어떻게 정 반대의 성향을 하나의 머리에, 하나의 몸에 모두 가지고 있을까?
2010년 2월 블로그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쓴 글은 주소에서 1번이고, 글 제목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여자 이름은 무엇'이란 글이다. 오늘 보니 블로그 글이 11,007을 보여준다. 15년 동안 쓴 글이다. 공개하지 않는 비공개 글과 암호를 넣어 특정한 사람만 보게 만든 보호글, 한 달치 발행 예정인 글을 모두 합한 숫자다.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이 카테고리 메뉴를 클릭하여 볼 때는 7,943개가 보인다. 만 개를 넘었을 때 기념할까 생각했지만 비공개 글이 많아 실제 보는 글 개수가 적어 그만두었다. 1만 개를 쓴 게 큰 자랑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모든 글이 즐겁고 재미있어서 쓴 글은 당연히 아니다. 가끔은 재미있었다. 더러는 짜증이 났고, 대부분 개발 공부를 하거나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수집하고, 일기처럼 느낌을 썼다.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달리기에 글이 현저하게 많아졌다. 돌아보면 먼바다에서 파도가 밀려오는데, 뒤로 물러서며 노는 일이 너무 재미있었다. 발끝을 간지럽히는 바닷물이 시원해서 넋을 놓고 있었다. 어느새 밀려온 바닷물이 안경, 스마트폰, 옷가지와 신발을 모두 삼켜버렸다. 뭍으로 걸어 나와서도 그 시간이 길었으면 더 좋았을 거라고 키득거렸다. 파도에 관해서는 '파도가 지나간 자리'가 있다.
어차피 우리는 언제고 후회를 한다. 결국 이 행성을 떠난다. 절대 포기하지 않고, 매일 나타나고, 열심히 노력하고, 항상 겸손하고, 다른 사람에게 친절해야 한다. 냉소적인 것은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누구에게도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실 비웃거나 과소평가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삶이 그렇다.
내가 다 한 것이 아닌데 내 능력으로 착각하며 살 때가 종종 있습니다.
세상 어떤 일도 오로지 나의 능력만인 경우는 없습니다.
글을 쓰는 일도 방송을 하는 일도 공연을 하는 일도
밥을 먹고 커피를 한잔 마시는 일도 그러합니다.
편집자가 있고 스탭들이 있습니다.
농사짓고 원두 재배한 농부들 수고가 없었다면
나는 한 모금의 커피도 마시지 못했을 것입니다.
고작 에스프레소 머신에 넣고 버튼을 한번 눌렀다는 이유로
나는 내가 마시는 커피에 담긴 모든 수고를 내 것으로 착각합니다.
이 치명적인 생각이야말로 나를 오만하게 만들고 방자하게 만듭니다.
내 성정을 더욱 못나게 합니다.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그 어떤 것도 오로지 내 능력으로 해낸 것이 아니다. - 탁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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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좋은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