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도 받지 못한 아쿠타가와상을 받았다고 해서 읽었다. 아쿠타가와상은 신인 작가의 순수문학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권위 있는 문학상이다. 스즈키 유이(鈴木涼音)는 첫 장편소설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로 제172회 아쿠타가와상을 받았다.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줄거리는 한마디로 괴테 연구자인 히로바 도이치의 괴테 명언 출처 찾기 여정을 그렸다. 가족 모임에서 우연히 홍차 티백 꼬리표에 '사랑은 모든 것을 혼란스럽게 하지만, 혼연일체로 만든다.-Goethe'라고 적혀 있었다.
명언의 출처를 확인하기 위해 괴테 연구자는 모든 전집을 다시 읽고, 동료와 제자, 딸의 힘을 빌려 찾지만, 소득이 없다. 결국 아내가 즐겨보는 유튜브 운영자 베버를 만나게 된다. 베버는 할아버지의 할머니가 괴테의 연인이었을 때 받았다는 편지를 보여준다. 모든 경구, 속담, 명언이 그렇듯이 잘리고, 대체되고, 다시 말해지는 과정을 거친다.
사람은 어딘가에서 날아온 나뭇잎 한 장으로 자신의 숲을 만들고, 누군가의 뒷모습을 보고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건지를 결정한다. 괴테의 명언 찾기 여정은 단순하지만, 학교나 학자들이 하는 것처럼 내용이나 인용 명언들이 많아 괜히 어렵게 만든다. 작가가 재주가 많은 사람이라 그런가 보다. 특별한 사건이나, 결론 없이 동료 교수의 기상천외한 학계 비판, 자신의 뒤를 이을 딸의 연구, 동료에게서 물려받은 반짝이는 제자와 딸의 연인 관계, 은퇴를 앞둔 교수 부부의 일상이 잔잔하게 펼쳐진다.
사람이 하는 일은 복잡해 보이지만 모두가 누군가 하던 일을 다시 하는 일이다. 다시 만들고, 다시 쓰고, 다시 말한다. 명언과 경구, 속담, 규칙 같은 것들을 조심한다. 이미 지나갔고 낡은 것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인용만 하지 말고 자신의 언어로 다시 말해보는 게 훨씬 좋은 일이다.
괴테가 말했다. "햇빛이 비치면 먼지도 빛난다. 그대, 아름다운 시선을 유지하라." 항상 그럴 수는 없지만 늘 화사하고 근사한 시선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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