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의 공기는 늘 질투심을 불러낸다. 언젠가는 돌아가고 싶은.
멀리 갔다. 분명히 다시 돌아오겠지만 그만큼 시간은 오래 걸리는 거리다. 아침부터 비가 쏟아진다. 광명역으로 마산행 KTX를 타러 간다. 고속열차는 자주 있지 않다. 진해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수중무기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자주 왔다. 그러나 그건 한참 된 이야기다. 한여름 오란비처럼 내리던 비는 잠시 그쳤다. 학교는 축제기간이라 시끌벅적했다. 텐트를 길게 치고, 노래자랑 준비도 하고 학생들은 발걸음이 분주했다. 특별히 이번에는 술이 없는 축제를 만들어 보자며 현수막에도 강조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걸어 다니는 게 아니라 땅에서 약간 떠서 날아다닌다는 표현이 적당할 정도로 둥실둥실 다니고 있었다. 남학생들은 남학생들 대로 분주했고, 여학생들은 여학생들대로 소란했다. 학교는 활기차고 건강한 공기로 충만하다. 만약 학교에 있었다면 적당한 벤치에 앉아서 하루 종일 보고 있어도 지루하지 않을 모습이다.
스마트 IoT 장비에 대해 실습교육을 교수님 상대로 해야한다. 특히 이거 저거 몇 가지를 분명하게 알고 싶다며 부탁했다. 제1공학관으로 갔다. 목소리로 통화할 때도 여자 교수님이었는데 만나고 보니 정말 여자 교수님이다. 곱게 나이 들어가는 모습이 영락없이 교육자 스타일이다. 이야기하다 보니 학번도 나와 같으니 아마 나이도 나와 같겠다. 기품이 있고 단아하고, 친절하다. 아름답다거나 예쁘다는 말은 너무 상투적이어서 감흥이 별로 없는 말이 되었다.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든다. 다시 돌아갈 길이 멀어 잠깐 인사하고 교육을 시작한다.
교육할 때 어렵다거나 쉽다는 의미가 무엇일까? 그러니까 배우기가, 이해하기가, 따라하기가, 똑같이 하기가 어렵다는 말을 하고, 쉽다는 말을 하는 중요한 차이가 무엇인지 고민하려 한다. 인식에 가까운 문제겠다. 설명할 때 예를 풍부하게 준비하고, 비유가 아주 구체적이고 살아 있어야 한다. 쉬운 것을 어렵게 비비 꼬는 게 아니라, 어려운 것을 쉽게 표현하는 게 진짜 재능이다. 멀쩡하게 잘 살아있는 것들이 말라죽도록 가르치고 있는 게 지금까지 우리가 한 교육인가 싶기도 하다. 모든 나무들은 나름대로의 성장 주기와 광합성, 대사, 나뭇잎들을 가지고 있다. 모든 나무들을 일정한 장소에서 자로 재어가며 일정한 속도로 키울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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