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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 양재천 마라톤 정기모임 - 양재천에 평화로운 바람이 분다.

지구빵집 2018. 7. 1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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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7일 토요정모 - 하늘은 아름답고 지상엔 평화로운 바람


나팔꽃이 피는 시기가 와서 흰색, 분홍색, 보라색 나팔꽃이 보입니다. 주변에 샛노란 꽃들이 메리골드 플라워고 양귀비도 간간이 보이는데 좀 지나면 양귀비 꽃이 많이 피겠네요. 피부에 닿는 바람이 시원합니다. 가을 날씨라고 불러도 손색없는 날입니다. 하늘이 푸르고 높고 구름은 선명합니다. 양재천 양쪽 길을 산책하는 사람들의 얼굴은 밝고 걸음은 경쾌합니다. 함께 산책 나온 강아지들도 많이 보입니다. 푸들같은데 아주 큰 큰 강아지와 멋진 개들이 둠바둠바 주인을 따라 걷습니다. 에스보드를 타는 아이들은 흔들흔들 나아가는 보드를 타고 젠척하며 주변을 맴돕니다. 청둥오리들이 무리지어 헤엄치고 중간 중간 부화하여 어느 정도 자란 오리 새끼들이 떼지어 헤엄치고 있습니다. 비가 많이 와서 물은 제법 흐릅니다. 돌다리를 지나쳐 내려가는 앞 선 오리가 조심스럽게 사람이 건너지 않는 틈을 타 뒤에 오는 오리에게 무어라 하며 지나가고 뒤에 따라오는 오리가 무사히 징검다리 사이를 빨리 지나갑니다. 아무렇치도 않은 척 유유히 헤엄쳐가는 모습이 미소짓게 합니다. 잉어에게 밥 주는 사람과 구경하는 사람들이 소란스럽구요.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시원한 바람과 함께 산책하는 애기엄마들도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양재천을 걸으며 마음의 안식을 찾고 건강을 유지합니다. 삶에서 지친 마음을 위로받으며 재충전을 하여 의욕을 회복하기도 하겠죠. 양재천은 많은 사람들이 크게 숨 쉴 수 있는 바람이 지나가는 길목입니다. 빠르게 지나가는 바람의 소리를 들어봅니다. 메세지를 싣고 다니지만 아무에게나 들려주지는 않습니다. 듣고 싶지만 들을 수는 없는 소리입니다. 그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일은 정말 멋진 일입니다. 달리는 속도를 높일 수록 귓가엔 쉭쉭 바람소리가 들리고 옆으로 좌악 갈라지는 바람이 기분을 더욱 좋게 합니다.


오늘도 많은 회원분들이 나오셨습니다. 매월 첫 주 정모날은 토요일 아침 시간이 나지 않는 회원분들을 위해 오후 5시에 열립니다. 물론 동절기엔 3시나 4시에 모이기도 합니다. 속속 시간 맞춰 도착하는 회원들이 밝은 얼굴로 인사를 나눕니다. 준비운동으로 인라인 트랙을 천천히 뛰기 시작합니다. 총무님은 매 번 간이탁자와 X배너를 나릅니다. 오늘 자봉이신 회원은 바나나와 수박 음료수를 이고 왔습니다. 늦게 나오신 주방장 형님은 회원들을 위해서 간재미 무침과 막걸리를 무한정 가져오셨습니다. 남호님은 궂은 일 도맡아 무거운 수박도 가져오고 짐도 나르시고 정말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우리 산본 선배님이 나오셨습니다. 자봉을 위해 사전 답사 나오셨다는데 너무 반갑습니다. 오늘은 고생하는 임원진 모두가 정모에 나온 날이라며 총무님이 박수를 받았습니다. ^^   


오늘도 코스는 관문체육공원까지 왕복입니다. 회원분들 각자 몸상태에 맞게 달리기로 하고 줄을 맞춰 달려나갑니다. 모두 조깅으로 달립니다. 선두그룹이 앞서고 뒤에 천천히 뛰는 그룹이 따라옵니다. 오늘 처음으로 관문체육공원까지 달리는 회원분이 있네요. 탄탄한 몸으로 잘 달립니다. 관문 운동장에 가까이 갈 수록 힘이 빠지는지 기합도 넣고 힘을 내보지만 숨소리가 큽니다. 처음 달릴 때 헉헉 거리던 제 큰 숨소리가 들리는 듯하여 조금은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이 살짝 들기도 합니다.^^  


관문체육공원까지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물을 마시고 잠깐 쉬고 다시 돌아옵니다. 전 주에는 기라성 같은 박선배가 함께 5분 10초 정도 달려주어서 힘들게 잘 달렸는데 오늘은 신모 선배님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1km를 5분 안쪽으로 달리자고 했지만 겁이 나서 천천히 달리자고 했습니다. 결국 약 4분 55초 정도로 달려왔는데 굉장했습니다. 너무 잘 이끌어주시고 잘 뛸 수 있게 배려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바람을 가르며 미끄러지듯 달리는 기분이 좋았고, 사실 달릴 때는 아무생각이 안납니다. 그냥 하늘, 바람, 구름, 주로, 개울, 풀, 나무들만 보입니다. 달리기는 모든 요소들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속도, 기록, 즐거움, 동료에 대한 우정과 실력 향상 등 소홀히 할 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가끔씩 스스로가 정한 한계를 넘어설 때의 기쁨은 크게 옵니다. 오늘도 그런 날이었구요. 숨은 빠르게 헐떡이고 걷고 싶지만 처음 듣는 충고나 교훈, 응원은 소중하기만 합니다. 


땀을 흠뻑 흘리고 나서 먹는 수박맛은 일품이지요. 시원하고 올리고당보다 단 수박과 바나나 물과 음료로 배를 채웁니다. 좀 느지막히 오신 주방장 형님이 막걸리와 간재미 무침을 가져오셔서 정모는 시끌벅적 소란스럽고 서로 나누는 대화에 너무나 즐거운 자리가 되었네요. 달고 짜고 맵고 시고 거기다가 감칠 맛이 나는 간재미 무침 정말 막걸리와 잘 어울렸습니다. 막걸리를 한 잔씩 하고 많은 이야기 나누고 정리했습니다. 최고의 주방장이신 형님 늘 감사합니다. 자주 나오셔서 막걸리에 더해 많은 지도 부탁드립니다. ^^     


여유있고 느긋하게 삶을 즐기는 자세도 중요합니다. 사실 그렇게 살아가는 중이라고 위안도 합니다. 갑자기 인간은 언젠가는 죽는다는 말에 정신이 번쩍 듭니다. 누구도 언젠가는 늙고 꺽인다는 사실, 그리고 그런 날이 금방 온다는 피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은 생각이 들게 합니다. 즐거운 일 많이 만드시고 가족들과행복한 시간 많이 누리십시요. 장마가 끊나지 않아 공기가 시원합니다. 장마가 끝나면 무더위와 습한 공기가 오겠지요. 건강에 각별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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