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생각 바른 글

참 비루하게도 산다. 맘대로 하지도 못하고 휘둘리고 있다.

지구빵집 2018. 7. 17.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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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맘대로 한다는 게 먼가 싶다. 누군들 맘대로 하고 싶지 않겠는가? 근데 참 비루하고 기분이 더럽다. 아들 학교를 다녀오고 나서 얼마나 욕찌거리를 혼자 내뱉었는지 입에 걸레를 물고 있는 느낌이다. 아이는 남자 아이인지라 속은 모르겠지만 덤덤하게 잘 참고 버티고 있다. 어남자는 나이 먹은 아이인지라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보인다. 비루한 느낌이다. 모임에 나가서 친구들과 술을 거나하게 하고 난 다음 일어나는 일들은 참 비루하다. 당장이라도 지구가 망할 것처럼 놀기는 잘 논다. 조금 정신이 들어 서서히 밝아오는 아침 거리를 바라보며 돌아오는 길은 참 비루하다. 


비루하다 : 행동이나 성질이 너절하고 더럽다.

휘둘리다 : 사람이나 일을 제 마음대로 마구 다루다.


봄부터 시작된 일들에 휘둘리는 일이 잦다. 딱히 휘둘릴만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는 상황속에 존재하는 일 자체는 내 책임이다. 물론. 더욱 참을 수 없는 일은 휘둘리게 하는 인간들의 천박하고 비열한 속물들임을 여실히 봄으로 그게 더 짜증이 난다. 선생이란 그냥 직업의 하나다. 대부분의 고등학생도 그걸 잘 알고있다. 선생이란 직업에서 나오는 선행이라든가 교육의 특이함은 대부분 선행과 특이함에 속하지 않은 0.1%에서 나온다. 직업에 대해 고귀한 대우가 0.1%의 선행에서 나오는 이유다. 소방관, 간호사, 선생, 청소부 등 모든 직업들은 동일하다. 괜한 환상을 가질 필요가 없다.


직업이 자기를 나타낸다는 욕망으로 살거나, 자기의 존재 이유가 직업인 사람들의 말로는 비참하다. 팔꿈치에서 어깨에 이르는 팔뚝에서 완장이 떨어지는 순간 그들은 이미 존재하지 않게 된다. 사실 자기는 돈벌이의 하나인 직업으로 나타내어 지는 게 아니다. 독서와 악기 연주라는 취미가 굉장히 고상한 것처럼 보이지만 취미일 뿐이듯, 가르치고 연주하고 춤추는 일이 직업으로 돈벌이인 사람에게는 밥을 위한 단순한 일일 뿐이다. 모든 직업엔 허튼일도 없고 귀천도 없고 사실 대단한 의미도 없다. 


정말 싫어하는 일들이 연달아 뻥뻥 터진다. 견딜만은 하다. 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그럼에도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균열이 일어나는 것은 못 봐주겠다. 아내나 아들하고 틈새가 벌어지는 게 물론 내 책임이겠지만 그건 참기 힘들다. 참아야지 하고 생각한다. 도전하고, 반항하고, 주체로 똘똘 뭉치고, 독립성이 강하고, 자기 주장 확실하고, 논리적인 아들 둔 죄다 하고 생각한다. 진짜 존경할 만한데 그런 존경심을 사람에 대한 애정이 없다는 이유로 전부 까먹는 아내 둔 죄다 하고 참아야 한다. 젠장, 언제 끝나는지 알 수도 없는 게 속상하다.


선천적으로 양처럼 순하고 온순한 사람이다. 어디서든 적의가 없다. 해코지 하려고 달려드는 인간들에게도 미소짓고 웃는 얼굴을 하는 사람이 어느 누군들 온순하게 대하지 않을까 싶다. 선한 사람이 악에 물들거나 나쁜 사람이 되어 가는 과정은 의외로 단순하다. 악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주는 방법이 있고, 참기 어려운 고통을 지속적으로 가하면 된다. 교도소의 간수 역할을 충실히 실행하도록 권력을 부여하거나, 견디기는 견디되 분노를 느낄 만한 스트레스를 주기적으로 주어 힘들게 하면 된다. 온순한 사람에게 잔인하게 굴거나 스트레스를 주어 악한 사람이 되어 가는 일은 슬픈 일이다.  


잘 살피라고 한다. 살펴 보는 일을 내가 마치 잘 아는 것처럼 말한다. 그저 온순한 줄 알았던, 아니 애초에 온순한 사람들이 악하게 변하는 과정을 곰곰히 바라보고 있다. 언제까지 갈 지 모른다. 가 보겠다. 우린 괜찮다. 운이 조금 없었을 뿐이야. 재수가 없던거니까.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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