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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주인이 예쁜 곳이 좋은가? 예쁘지 않는 곳이 좋은가에 대한 논쟁

지구빵집 2018. 7. 1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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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주인이 예쁜 곳이 좋은가? 예쁘지 않는 곳이 좋은가에 대한 논쟁


"엇, 여기 새로 생긴 카페네. 커피 맜있어요?" 내가 물었다.


"커피가 맛은 무슨 맛이냐? 그냥 쓴 맛에 먹는 거지. 아! 이거 하나는 알겠다. 넘기고 나서 텁텁한가 깔끔한가. 이런 맛은 알겠어." 선배가 말했다.


"그쵸? 회를 무슨, 맛으로 먹나? 간장하고 와사비 맛으로 먹는거지. 킥킥" 내가 말했다.


"얼마전에 차 수리 맡기고 둘러보다 우연찮게 들른 곳이야. 사장님이 매혹적이고 예쁘잖냐?" 선배가 말했다.


'매혹은 얼어죽을...' 나는 말하지 않았다.


"정말, 사장님이 아주 예쁘시네. 어떻게 이런 곳엘 들르게 된거요?" 내가 물었다.


"우연이지." 선배는 대답했다.


'선배는 카페 사장님이 예쁜 곳에서 커피 마시는 걸 좋아하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천정은 콘크리트 벽에 흰색 페인트칠을 하고 약간 높은 정도다. 지구빵집보다는 많이 낮았다. 손으로 직접 만든 쿠키와 빵이 흰색테이블, 흰색  테이블 보, 흰색 천으로 장식한 선반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천정과 벽이 모두 흰색으로 칠해졌고, 흰색 천이 군데 군데 위에서 아래로 펼쳐저 마치 구름속에 들어온 듯 했다. 실내에는 오후 2시 정도인데도 사람이 많았다. 반 정도는 중년의 남자 손님이다.


"평일에 나이 좀 든 남자 손님들이 많은 카페 풍경이 참 생소하네." 선배가 말했다.


"사장님이 예뻐서 온 거겠죠?" 당연한듯 나는 말했다.


"안그런 사람도 있냐? 40 중 후반 넘으면 모두 그렇지 않냐? 이쁜 얼굴 보면서 커피 마시는 분위기 좋잖아?" 선배가 말했다.


"와~ 그게 좋아요? 아니 카페 사장은 당신이 누군지 콧방귀도 안뀔텐데 머가 좋냐고요?" 나는 말했다.

"설령 자주 온다 해도, 자주 오는 손님인지 신경도 안써요. 와서 인사 해봤자 사무적으로 인사 할테고, 한 두 놈도 아니고 기억도 안 할테고, 속으로는 '이쁜 건 알아가지고' 이러면서 커피 팔텐데 그게 머가 좋아요?" 나는 또 말했다.


"아니, 무슨 상관이야. 예쁜 사장 얼굴 보러 오는 건데. 커피 마시러 오는 김에. 그리고 꼭 손님에게 관심 갖으란 법 있냐? 우리 같은 손님은 그냥 예쁘니까 오는거야. 앞으로도 주~욱 예쁜 아줌마 있는 카페로 다닐 거라고! 안 그런 니가 이상하지, 임마." 선배는 말했다.


"아니, 형님! 좀 안 예뻐도 커피 마시러 가면 기억해주고, '오랜만이네요.' 이런말도 좀 듣고. 형님이 나갈 때는 '출장이라 다음주에나 뵙겠네요.' 이런 말도 하고 그러면 훨씬 좋잖아요. 잘하면 밥도 같이 먹을 수도 있고, 혹시 알아요? 친해지면 같이 살도 부비저억~...." 나는 말했다.


"앜, 나~ 이런 미친놈." 선배가 말했다.


그러면서 자기가 사는 아파트 단지 상가 구석에 있는 카페 이야길 했다. 커피 한 잔 사가지고 차 몰고 나가기가 편하다는둥, 사장님이 친절하고 조금 예쁘다는둥, 알고보니 같은 동이더라, 자주 인사하면서 지낸다. 하고 선배가 말했다. 


"운전이나 잘해요. 아직 안 끝난 거니까 다음에 또 해요."


관계의 문제다. 선배는 사람과 적당히 무심한 관계를 맺는 것이 무언지 아는 나이고, 난 아직도 모르는 나이라는 것, 단지 그 차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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