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생각 바른 글

가을이 시작되고 무한정 맑음이 이어진다. 어쩌자고.

지구빵집 2018. 10. 1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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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날'이란 '살아 있어서 기쁘다'는 말을 줄여서 표현한 말이다. 숨을 참으면 죽는다. 숨을 쉬고 살아 있다면 모든 날이 좋은 날이다. 존재의 무거움이 아닌 깃털처럼 가벼움이다. 무엇보다 '그냥'이란 말이 좋다. 그냥 사는 일이 좋다. 가을이 시작되고 나서 무한정 맑음이 이어진다. 어쩌자고. 다 좋다 하더라도 맑은 날이 있으면 당연히 흐린 날도 있는 법이다. 다른 방법이 없다면 그냥 키보드에서 손을 떼고 하늘을 보러 나가거나 잠시 쉬는 게 좋겠다. 단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날들이 많다면 날씨가 흐려서가 아니고 네 마음이 흐리멍덩해서 그렇다. 그냥 날만 세는 일이 잦아진다. 그 이유를 알면서도 남자는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해결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그냥 문제를 끌어안고 살겠다는 패기인지, 단호함이 사라진 나약한 마음이라서 그런지 모르겠다. 

 

남자는 여자를 만나고 나서야, 겨우 다른 사람들과 여럿이 같이 모일 뿐인데도, 그렇게라도 보고 나서야 다시 살아간다. 어쩌면 잊은 지 오래되었지만 남자가 가지고 있는 습관일지도 모른다. 어릴 때라고 불러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여자를 오랜만에 다시 만나고 나서 생긴 습관일 수 있다. 채우기는 쉽지만 덜기는 더 어려운 일이다. 특히 사람을 덜어내기는 어려운 일임을 남자는 실감하고 있다. 근거가 되고, 바닥을 딛고 설 발판처럼 생각할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에 의지해 살아가는 힘은 오래가지 않는다. 스스로 추슬러 나가는 버릇을 아직 만들지 못해서 일수도 있다. 아니 남자가 못하는 일이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크기를 짐작할 수 없는 새를 알고 있다. 남자는 알고 있는 동물이 새든 토끼든, 호랑이든, 캥거루든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지내온 시간이 특별히 힘들다거나 많은 아픔을 겪었다고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힘든 일이 없었던 건 아니다. 부단히 날개 힘을 키우는 새, 잠 못 드는 새, 어디에도 심지어 마음에도 가두어 놓을 수 없는 새를 본다. 여자는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지적인 동시에 겸손하며, 사려 깊은 동시에 냉철하고, 자기 일도 잘하지만, 옷도 잘 입는 사람이고 싶어 한다. 실제로도 여자는 냉철하고, 지적이면서도 항상 거절을 두려워하며 다른 사람의 오해를 싫어한다. 여자는 단 하나뿐인 무기라고 생각하는 단호함을 감추려고 말하는 중에도 줄임표를 남발한다. 

 

여자는 만나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부드러운 말을 잘하는 사람이다. 여자가 베푸는 세심한 배려는 특별하다고 생각했다. 가끔은 강요라고 생각되어도 언제나 마음이 놓이고 편안한 마음 씀씀이였다. 여자의 배려는 어느 곳이든 어떤 때라도 예외라고 생각되지 않았다. 몸에 밴 버리지 못하는 습성이기도 하다. 듣기에만 좋거나 읽기에만 좋은 말과 글은 잘하지 않고 쓰지 않는다.

 

잘 들을 줄 알면, 말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에게서도 얻는 것이 있다(플루타르코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관심이 있는 만큼 들린다’라는 말과 의미가 같다. 말의 의미와 감동은 주제나 말하는 방법의 정교함에 있다기보다 듣는 사람 내면에 있는 태도나 자세, 성숙함의 정도에 달렸다는 말이다. 사과나 세심한 배려도 마찬가지다. 주는 사람이 주가 아니라 받는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린 일이다. 사과로 받아들이고, 상대방의 세심한 배려로 이해할 때만이 진정성이 있다. 뜻밖에 살아가는데 받아들이는 사람이 결정권을 갖는 일이 많다. 주는 일보다 받는 사람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見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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